메인화면으로
남북열차 56년 만에 역사적 정기운행 시작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남북열차 56년 만에 역사적 정기운행 시작

개성공단 화물열차 하루 1회 왕복 운행 개시

경의선 화물열차가 11일 새벽 기적 소리를 울리며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북으로 향했다.

비록 개성공단에 공급할 원자재와 공단 생산품을 실어 나르기 위해 남측 문산역과 북측 판문역을 오가며 하루 1회 운행되지만 그간 말로만 되뇌어 왔던 '대륙철도의 꿈'을 위한 디딤돌이 마련됐다.

경의선 열차가 남북을 가로질러 상시 운행되는 것은 1951년 6월 12일 서울-개성 간 운행이 중단된 이후 56년여 만의 일이다. 지난 5월 17일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 때만해도 그저 먼 훗날의 일로 여겨지던 상시 운행이 7개월 만에 시작된 것이다.
▲ 남측 문산역에서 북측 판문역으로 출발하는 경의선 화물열차. 열차를 이용한 남북 경협의 새벽을 연다. ⓒ뉴시스

또한 화물열차의 개통은 앞으로 철도를 이용한 남북경협 시대가 본격 개막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개성공단 화물열차는 이날 오전 6시 20분 경 문산역을 출발, 도라산 남측 출입사무소(CIQ)에서 간단한 수속과 승무신고를 마친 뒤 8시 25분 도라산역을 떠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8시 40분께 북측 판문역에 도착했다.

도라산역 출발에 앞서 신장철 기관사 등 승무원 3명은 이철 코레일 사장에게 승무신고를 했고 주민 50여명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화물열차를 환송했다.

부친의 고향이 황해도 평산인 기관사 신 씨는 지난 5월 17일 경의선 시험운행 때도 열차 운행을 맡았었고 이번에도 개성공단 화물열차의 기관사로 선정되는 행운을 안았다.

화물열차는 오전 11시부터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북측 내각 책임참사 등 남북 인사 180여 명이 참석한 판문역 기념행사 뒤 열차에 컨테이너 화물을 싣는 화물상차식을 갖고 오전 11시 40분 쯤 판문역을 출발해 남측으로 떠났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축사에서 "남북 철도는 하루가 다르게 확대·발전하고 있는 남북경협을 뒷받침할 핵심 기반"이라며 "한반도 통합 물류체계 구축을 촉진해 남북경제공동체 형성과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는 "화물열차들이 오고가게 된 것은 통일민족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의의있는 사변"이라며 "개성공업지구사업에 활력을 부어주고 나아가 민족의 공리공영을 도모하고 민족의 화해와 협력, 통일을 이룩하는데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차 1량, 화차 10량, 차장차 1량 등 총 12량으로 구성된 화물열차는 첫 운행에서 개성공단 도로공사용 경계석과 신발 원부자재 등을 싣고 올라갔다. 내려올 때는 신발과 의류, 유압실린더 등 개성공단 생산품을 실어 온다.
▲ 도라산역을 출발한 남북화물열차가 11일 오전 개성공단 화물자재를 싣고 남측통문을 지나 북한 판문역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개성공단 화물열차는 주말을 제외한 매일 오전 9시 남측 도라산역을 출발해 판문역에 도착한다. 판문역에서는 오후 2시에 남쪽으로 출발하는 스케줄로 운행된다. 이날은 기념행사를 위해 일정이 다소 변경됐다.

당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문산~봉동간 화물열차 운행을 합의했으나 2~3개월 후 북측 봉동역에 화물터미널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판문역까지만 화물열차가 운행된다. 봉동역은 북쪽으로 판문역 다음에 있는 역이다.
<인터뷰1. 신장철 기관사>

"경의선은 황금노선, 부산-신의주 이어야"

(개성=공동취재단) 남측 문산역을 출발해 북측 판문역에 도착한 화물열차 'S7303'호 신장철 기관사는 "경의선은 황금노선"이라며 "부산과 서울, 평양, 신의주를 잇는 철도의 중심축이 56년 만에 개통됐다는 측면에서 감격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남측 관광객이 보다 쉽게 북측 관광지로 이동하도록 여객열차가 하루빨리 개통되는 것은 물론 남측이 필요한 북측의 광물자원을 보다 싸고 빠르게 운송함으로써 남북경협에 기여하게 되길 바란다"며 "장기적으로 유럽과 중국을 연결하는 철도 중심축이 복원되어야 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 신장철 기관사 ⓒ사진공동취재단

71년 입사 이후 꿈이었던 100만km 운행으로 홍조훈장을 받은 그는 지난 5월 17일 열차시험운행 당시에도 같은 구간을 운행한 문산-판문점 구간의 베테랑. 첫 정기운행 화물열차의 기관사로 선정된 이유도 이 구간을 가장 잘 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는 "5월 17일 시험운행 당시만 해도 정식개통은 아주 오래 걸릴 줄 알았지 올해 안에 이뤄질 줄은 몰랐다"며 "혹시 내가 기관사로 선정되지 않을까 생각은 했지만 큰 기대는 걸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주말을 제외한 평일 하루 1회 도라산-판문 구간을 운행하는 화물열차의 기관사는 신장철 기관사를 포함해 4명. 도라산역에서 출발하는 9시에 맞추려면 새벽 5~6시에 출근해야 하고 북측에서 실은 화물열차가 도라산역에 도착하는 오후 2시 이후에도 화물을 인계하는 등 노동량도 만만찮다.

"내년 베이징올림픽 남북공동응원단이 이용할 여객열차도 운행하고 싶다"는 신 기관사는 "통일을 위한 초석을 놓는다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2. - 김재균 지도과장>

"화물열차 운행이 남북경협 촉매되길"

(개성=공동취재단) "화물열차 정기운행이 남북경협의 촉매가 되길 바랍니다."

문산-판문역 구간 화물열차의 첫 운행을 맡은 김재균 지도과장(기관사 지도역)은 "5월 17일 시험운행을 한지 7개월 만에 화물열차 정기운행이 이뤄져 의미가 깊다"며 "여객열차 개통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5월 17일 철도시험운행에서도 경의선 운행열차의 지도과장으로 동행했던 그는 "두 번째로 문산-판문 구간 운행을 해보니 첫 번째에 비해 선로 상황이 좋아졌다"고 평가한 뒤 "행사 시간에 맞춰 운행하는 것이 오히려 힘들었다"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가 승차한 화물열차는 수색차량사업소 소속의 'S7303'호. 그는 "보통 화물열차에 남측(south)이라는 의미의 'S'를 붙여 정식 열차번호를 붙였다"고 소개한 뒤 "화물열차 운행이 통일의 초석을 놓는 일인 만큼 문제없이 정기운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