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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지금은 집권세력의 후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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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지금은 집권세력의 후보 없어"

홍준표 "이명박, 애드립 안 했으면"

대통합민주신당 유시민 국민통합위원장은 "대선의 쟁점은 정권을 바꾸느냐 연장하느냐에 대한 판단 한 가지뿐이지만 지금은 확실한 집권세력의 후보가 없다"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를 노무현 정부의 계통을 잃는 '현 집권세력의 후보'로 여기는 통념과는 전혀 다른 주장인 것이다.

"우리가 틀렸다면 정권 잃는 게 국민에게 좋은 일"

유 위원장은 2일 저녁 방영된 <KBS 스페셜: 4인의 정객 시대를 토하다>에서 다른 대선 후보들의 선거 참모들과 방담 중 이 같은 얘기를 했다. 유 위원장은 정 후보 측 입장을 대변하는 '정객'으로 이 자리에 앉았지만 열렬하게 자신의 후보를 대변하는 다른 정객들과는 달리 정 후보에 대한 일정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유 위원장은 사회를 맡은 가수 조영남 씨가 "진보세력이 10년을 집권했으니 이제는 보수세력이 집권하라는 것이 서민들의 생각인 것 같다"고 말하자, 선뜻 "납득이 간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 위원장은 "우리가 옳았다면 다음 기회가 올 것이고 우리가 틀렸다면 우리가 정권을 잃는 것이 국민들에게 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지금 집권세력이 할 일은 '올바른 방향으로 온다고 왔지만 국민을 만족시켜드리기에 유능하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우리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데도 없다'고 말하고 국민의 선택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이 원하면 야당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굉장히 야단을 많이 맞았다."

유 위원장은 방담 막바지에는 "전체가 잘 되려면 윈윈하면서 절제해야 하는데 잘 되는 부분도 있고 잘 안 어울리는 대목도 있고 그렇다. 인생이 그렇다"고 말해 묘한 뉘앙스를 남기기도 했다.

"참여정부, 시간이 잘 안 맞는 시계같아"

여권 대표 논객인 유 위원장의 입으로 지난 5년 간의 소회를 듣는 재미도 쏠쏠했다.

유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을 "시간이 잘 안 맞는 시계"에 비유했다. "좀 늦게 가든지 좀 빨리 가든지 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유 위원장은 정권을 한나라당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하루에 두 번만 맞는 시계로 바꾸는 셈"이라고 일침을 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유 위원장은 "순간순간 해결할 능력이 없으면서도 일을 맡은 게 아니냐는 무력감과 자괴감이 깊게 생기기도 했었다"며 최고위원과 보건복지부 장관 등 중책을 맡으며 가졌던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내가 하루 움직이는데 돈이 백만 원씩 들어가는 셈인데 그 돈에 맞는 일을 하고 있느냐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도 했다.

유 위원장은 또 "정당제도가 소선거구제다보니 철학과 노선이 안 맞는 사람들도 받아들이고 합쳐야 하기도 했다"며 "정당과 선거제도라는 생산 라인이 잘못돼 있으니 민의가 제대로 나타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절차적 정의'를 강조하면서는 "국회에 들어와 가장 잘못한 일이 탄핵안을 몸으로 저지한 일"이라고 고백했다.

이 말에 한나라당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이 "다음 국회에서는 유 의원은 절대 몸으로 표결 안 막는다고 약속할 수 있냐"고 되묻자, 유 위원장은 "남들이 내 말을 들을 지는 모르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하겠다"며 "민주주의가 뭐냐는 질문에 최소한 합의할 수 있는 것은 절차적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노회찬 "권영길, 국민들 앞에 잘못된 점 말하자"

자리를 함께 한 네 명의 참모들에게 듣는 '후보에 대한 불만'도 흥미로운 대목이었다.

유 위원장은 정동영 후보를 향해 "지금 지지율이 낮고 주변에서 안 움직이고 여건이 어렵다 보니 너무 의기소침해 져서 본인이 갖고 있는 역량을 못 펼치는 것 같은 안타까움이 있다"며 "좀 더 과감하고 용감하고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의지, 과감성, 카리스마를 보여주기만 하면 확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위원장은 이명박 후보에게 "20일 만이라도 애드립을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를 했다. 홍 위원장은 "이 후보가 적어주는 것만 읽으면 되는데 애드립을 하다가 실수를 한다"며 "대통령은 무한책임을 지는 자리이고 어떤 실수를 하더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공동선대위원장은 "진심을 걸고 권영길 후보와 내가 술자리에서 하는 얘기를 국민들에게도 알려 드려야 한다"며 "민노당이 스스로 국민들 앞에 잘못된 점을 말하고 고쳐나가겠다고 말하는 자기 성찰적인 얘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민노당은 기성정당이고 이제는 신생정당이라는 말로 덮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창조한국당 정범구 공동선대본부장은 "옆에서 봐도 문국현 후보가 아마추어적인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너무 같은 메시지가 많이 나오는 데 대한 불만이 있다"며 "자갈치 시장에 가서도 500만 개 일자리 하겠다고 하고 노인정을 가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일관된 의지는 좋지만 답답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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