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내주 초 북한을 방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비롯한 북한 고위 관리들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미 국무부가 27일 밝혔다.
한 국무부 관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힐 차관보가 내달 3-5일께 북한을 방문, "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과 평양에서 회담할 예정이며, 다른 북한 고위 관리들과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또 방북 기간에 영변을 방문, 핵시설 불능화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미국의 불능화 실무팀을 면담할 것이라고 이 관리는 전했다. 힐 차관보의 방북을 위한 세부 준비작업들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힐 차관보가 내주 초 평양을 방문, 김계관 부상과 회담하기로 함에 따라 다음달 말로 시한이 다가온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는 물론 핵 프로그램 전면 신고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 등이 집중 협의될 전망이다.
힐 차관보는 특히 북핵 협상 전반의 성패를 가름하는데 분수령이 될 것으로 꼽히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전면 신고 문제를 놓고 북한 측과 담판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 주목되는데 김 부상 이외에 그가 북한의 어떤 고위 관리를 만날 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힐 차관보가 북한에서 만날 "다른 고위 관리들"이 누구일지와 관련,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김 위원장을 만날 경우 북한의 확고한 핵폐기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 내 군부 등의 강경파 인사들을 만나 핵포기를 설득하겠다는 희망을 피력한 바 있어 북핵협상의 고비를 앞두고 북한 노동당이나 군부 고위 관리들을 만날 경우 북핵문제와 관련한 심도있는 의견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힐 차관보는 27일 일본으로 떠나기 전 워싱턴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며칠 내로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핵 프로그램 신고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다음달 6일 베이징 6자 수석대표회담이 열리면 북한의 신고 내용을 점검하는 한편 내년 이후 핵폐기 단계에 대한 비공식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10.3 합의에 따라 올 연말까지 모든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신고를 마치기로 돼 있으나 아직까지 초기 신고조차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다음달 초 베이징에서 6자 수석대표회담이 열릴 예정이어서 북미 간에 핵 프로그램 신고문제에 대한 사전 협의가 절실한 상황이다.
힐 차관보는 앞서 지난 6월 21일 영변 핵시설의 가동 중단 직후 성 김 과장과 함께 이틀간 북한을 전격 방문한 바 있으며, 두 번째인 이번 방문도 북한 측의 초청에 따라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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