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측 임진택 공동선대본부장이 23일 기자회견장에서 단일화 관련 질문을 던진 신문사 기자를 공개 비난해, 이후 캠프 대변인이 해당 기자에게 공식 사과를 하는 일이 벌어졌다.
캠프 인사 돌출행동에 후보-대변인 공식 사과
사건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장에서 열린 문 후보의 '100대 공약 발표회' 도중 일어났다.
문 후보와 정책위가 공약을 설명한 다음 기자들의 질의를 받는 시간.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한 신문사 기자가 "싱크탱크에 참여하는 교수진의 면면"과 함께 "정동영 후보 측과 TV토론 의제를 갖고 팽팽하게 다투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정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양보할 뜻이 없는가"를 물었다.
정책관련 질문을 기대했던 문 후보는 잠시 당황한 듯 머뭇거리며 "이 자리에서 답을 원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질문을 한 기자가 "그렇다"고 답하자, 문 후보는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기를 해 드리겠다"며 싱크탱크 설명에 들어갔다.
그때 갑자기 단상 아래에서 누군가가 "후보님 답변하지 마십시오"하고 끼어들었다. 이어 임 본부장이 자리에 일어나 "그렇게 질이 낮은 질문을 하면 안 된다"고 고함을 쳤다. 생중계 중인 카메라를 쳐다보며 "저런 언론사를 찍어서 촬영해 내보내 달라"고 하기도 했다.
문 후보가 "임 선생님, 그러시면 안 됩니다"라며 임 본부장을 진정시켜 자리에 앉혔지만 이미 기자석에는 냉기가 돌았다.
이에 두 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기자가 "조금 전 상황은 언론의 입장에서 깜짝 놀랐다"고 불만을 피력했고, 문 후보는 "일부 언론인에게 서비스를 못한 데 대해 대신 사과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오후에는 문 후보 측 장유식 대변인이 국회 정론관을 찾아 "오늘 우리 측에서 보인 언론 대응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죄송스럽다"며 재차 사과를 했고, 해당 기자를 찾아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장 대변인은 "임 본부장이 실수를 인정하고 기자에게 사과를 했으며 기자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날 해프닝은 '단일화 프레임'에 갇힐까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문 후보 측의 최근 분위기와 언론에 대한 묵은 불만이 맞물린 결과라는 것이 캠프 안팎의 풀이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임 본부장의 행동을 잘했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난 주 후보가 삼성 일가의 퇴진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했는데 기사는 온통 단일화로 나간 것을 보고 캠프 내에서 불만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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