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여의도 모 호텔에서 진보성향 문화예술인들의 모임인 '2007년 창작인 포럼'이 개최한 <잃어버린 50년 되찾은 10년, 고마워요 DJ> 행사에서 특별 강연을 맡아 "자랑스러운 10년이 큰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여론의 조사를 보면 진보 세력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중도적인 입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7~8할을 점하고 있다"며 "우리의 기반은 아직 살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우리 자체가 위축되고 패배의식에 사로잡혀서 기력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범여권 전반의 패배주의를 질책하기도 했다. "자기 스스로 지고 났는데 어떻게 승리가 있겠냐"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여권의 분발을 촉구하기 위해 연설 중반의 대부분을 할애해 '2008년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명년에는 6자회담이 성공을 해서 북한이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하고 국제 사회에 나가게 될 것"이라며 "2008년은 우리 역사의 대전환점을 이루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명년부터는 엄청난 발전이 있을 것"이란 말을 몇 차례 거듭하기도 했다.
결론은 "이 기회를 그대로 넘어갈 수 없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이 교류하고 협력해서 대 발전으로 나가는 길에 합쳐서 같이 갈 수 있는 정권이 나오느냐 아니면 그 과정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면서 옛날 50년으로 되돌아가려는 정권이 나오느냐는 우리 민족의 미래를 가늠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잘못하면 심지어 전쟁으로 갈 수도 있다"며 "다시 한 번 일어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그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얘기는 최근에 <오마이뉴스>와 대담하면서 충분히 했지 않은가 싶다"며 말을 아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전 통합을 하면 당연히 어려워진다"며 '선(先)단일화-후(後)통합'을 주장한 바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는 국민이 바른 생각을 갖고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전직 대통령의 '훈수정치'에 대한 비판론을 방어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나이도 80이 넘었고 대통령도 했고 이제는 바라는 것이 없다"며 "그러나 내게 막중한 은혜를 베푼 국민이 세계가 미소를 보이는 상황을 거부하는 길로 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용히 있으면 전직 대통령으로서 대우를 받는 것을 알면서도 여러 억울한 얘기를 들어가며 말하는 것은 그것이 나를 지켜주고 대통령까지 만들어 준 국민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력이나마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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