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통합 협상의 결렬을 선언했다.
민주당 측 협상단장을 맡고 있는 최인기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신당 측 협상단장을 맡고 있는 문희상 의원이 당초 5:5로 합의한 의결기구 구성 비율을 7:3으로 변경하지 않는 한 협상을 더 진행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해왔다"며 "이는 협상 결렬 통보를 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이 이날 오전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내년 6월 이전으로 앞당길 수 있다"며 신당 측의 주장을 일부 수용한 수정안을 제시한 만큼 협상 결렬의 원인은 역시 '지분' 문제로 보인다.
최 대표는 "신당이 오는 12월 19일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내년 4월 총선에서 유리한 지분을 챙기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협상 결렬을 시킨 책임은 자기 이익 실현에만 매달린 신당 내부의 각 계파에 있으며 국민으로부터 큰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최 대표는 "어느 일방의 전횡을 막고 양 측의 균형을 맞추는 소수자 보호의 원칙에서 우리는 5:5 원칙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브리핑에 배석한 유종필 대변인도 "7:3 구성과 같은 굴욕적인 제안을 던지며 협상을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결렬 통보"라고 했다.
그러나 양측이 추가협상의 문을 완전히 닫아둔 것은 아니다. 최 대표는 '신당이 새로운 조건을 제시할 경우 협상을 재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 때 상황을 보고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오늘 협상 결렬 선언을 추가 협상을 위한 최후통첩이라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도 "그렇게 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협상 결렬'을 전하는 최 대표의 표정에서도 '격앙'이 아닌 여유가 엿보였다. 기자들의 질의에 응답하며 간간이 웃음 띤 표정도 지었다.
민주당은 또한 통합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후보 단일화는 진행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최인기 대표는 "내일 이인제 후보가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대선 대응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후보 단일화 협상도 통합 협상 결렬과 함께 무산시킬지, 별도로 진행할지는 이때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 "기다려 보자"
대통합민주신당도 여유 있는 표정이다. 지분 비율의 변경 없이는 "협상을 더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 신당이 민주당에 전한 공식 입장. '결렬'이라는 표현은 없다.
협상단 간사인 임종석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당장 발표할 것은 없다"면서 "멀었다.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데 무얼 발표하느냐"고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임 의원의 태도에서도 긴박감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그는 "서로 속 깊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참인데 밖에다 이야기할 게 뭐가 있겠느냐"며 '결렬'을 강조한 민주당의 입장 표명을 언론을 통한 협상 압박 전술로 보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임 의원은 "오늘 (타결이) 안 되면 내일도 (협상을) 하는 것"이라며 "지켜보자. 결정이 나면 연락해줄 테니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그러나 양당의 협상 진통이 장기화될 경우 20일로 예정됐던 정동영-이인제 후보 간의 TV토론이 불발위기에 처하는 등 전반적인 통합 일정에도 재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