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소유인 빌딩에 입주한 유흥업소가 여성 종업원을 고용해 성매매 영업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녀 위장취업문제로 촉발된 이 후보의 도덕성 시비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겨레>는 19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소유인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영일빌딩에서 여성 종업원을 고용한 유흥주점이 성업 중이라는 사실이 한나라당 경선 당시 알려지면서 공직 후보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일었으나 넉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업소가 그대로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더욱이 이 업소에서는 여성 종업원의 성매매까지 이뤄지고 있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 빌딩에 입주한 'ㅋ클럽'에서 일하고 있는 여종업원들과 업소 관계자들은 "여기서 일하는 여성들은 손님이 원하면 대부분 2차(성매매)에 응한다"며 성매매 사실을 인정했다.
신문은 또 "이 후보가 대표로 있는 건물 관리업체 '대명통상' 직원들은 여성 종업원들이 성매매를 하러 숙박업소로 나갈 때 제2의 출입문을 열어주는 등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업소 관계자는 "한밤에 제2의 장소로 이동할 때는 업소 출입구를 이용하지 않고 다른 출구를 이용한다"며 "그 쪽에 있는 빌딩 관리인이 닫힌 문을 열어주면 업소에서 미리 준비한 차를 이용해 숙박업소로 간다"고 말했다.
"대통령 후보가 성매매로 번 돈을 월세로 받아"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통합민주신당 측은 성매매 관련법이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도 '성매매 알선'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후보가 성매매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따져 물었다.
신당 김현미 대변인은 "최소한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건물에 성매매 의혹이 있을 때 약간의 임대료 손해가 있더라도 정리를 하는 것이 정상적"이라며 "이 후보는 이 부분에 사과를 하고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될 경우 우리 딸들이 성매매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자녀 유령 취업 때 느꼈던 좀스러움을 넘어서 뭐라 할 수 없는 분노와 참혹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종화 부대변인 역시 "보도가 사실이라면 성매매 여성들이 벌어다 준 돈을 월세로 거두어 가는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둔 우리 국민들은 한 없이 부끄러울 뿐"이라며 이 후보의 해명을 요구했다.
"유흥업소 주인도 서민, 강제로 내보낼 수는 없어"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이명박 후보 측은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은 업체와 임대계약을 맺은 것일 뿐"이라며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 측 박형준 대변인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어 여러 차례 내보내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나가지 않겠다는 것을 강제로 내 보낼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성매매 행위 여부와 무관하게 대선후보로서 자신의 건물에서 유흥주점이 영업하도록 한 것은 사회적인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모든 단란주점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당 법률지원단 소속의 오세경 변호사는 "이 후보에게 관련된 내용이 보고됐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후보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긋고 나섰다. 오 변호사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는 "이 후보에게 이 빌딩 지하의 업소에 대해 한 차례 보고를 했고 이 후보가 '적법한 범위에서 영업하도록 하게 하라'는 말을 했다"고 말했었다.
오 변호사는 "업체 주인도 서민이 아니냐"면서 "이런 식으로 보도를 해 버리면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며 오히려 유흥업소 주인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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