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1일 당 대 당 통합과 후보 단일화를 동시에 추진하자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신당 정동영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서울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동영 후보가 통합과 후보 단일화의 동시 추진, 정책에 있어서 중도개혁정책으로의 복귀, 일대일 당대당 통합을 명시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후보가 통합을 공식적으로 제안하고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갖춤에 따라 그간 양당 간 수면 아래에서 진행되어 오던 통합 논의가 이르면 12일 당 대표와 후보 간 4자회동 등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노선-정체성 달라도 뭉치고 보자?
민주당은 다만 박상천 당 대표가 직접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 후보의 기자회견에 환영 의사를 밝히려던 당초 계획과 달리 유종필 대변인의 브리핑으로 화답 메시지를 대체했다. 정 후보 측의 보다 선명한 입장 표명이 아쉽다는 게 이유. 통합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 마련된 이후 벌어지는 국지적 신경전으로 보인다.
유 대변인은 "정 후보의 기자회견은 (통합) 논의를 할 것을 제안했을 뿐 원칙적인 문제에 대한 선명한 입장 표명이 아니고 TV 토론 등 공정한 단일화 절차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유 대변인은 "민주당이 말하는 원칙은 △통합과 단일화의 동시 추진 △중도개혁정책으로의 복귀 △일대일 당대당 통합 △공정한 단일화 절차 등 네 가지"라며 "원칙적인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이뤄진 후 통합과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고 그 뒤 구체적인 마무리 작업을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정 후보가 기존의 비공식 논의에서 합의된 점을 밝히며 통합 선언을 제안하고 우리가 받는 형식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정 후보가 통합 논의만을 제안해 수위에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신당과 민주당은 당 대 당 통합과 후보단일화 절차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점에는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
그러나 그간 '국정실패세력과의 통합은 없다'며 신당과 각을 세워온 민주당이 대선을 코앞에 두고 당대당 통합으로 선회하면서 지분협상 등 '부정적 단일화'의 과정이 불가피해졌다.
게다가 정 후보와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이라크 파병 연장안, 금산 분리 논란, 삼성 비자금 특검 문제 등의 현안을 통해 노선과 정체성에서 각을 세워온 터라 합당과 단일화의 명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유 대변인은 "국민들도 신당과 민주당간 공약 기조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며 "때문에 우리는 중도개혁 정책을 노선으로 채택하자는 입장이며 이런 부분은 향후 정책 조율을 통해 맞춰나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국현 측 "안이하고 위험한 발상"
당장 정 후보가 범여권 단일화의 다른 트랙으로 접촉 중인 문국현 후보 측은 신당-민주당 간 통합 추진에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곽노현 대변인은 이날 "정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과 무조건적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대선후보로서 국민적 요구가 무엇인지 헛짚은 안이하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무조건적 단일화는 정치공학적 단순셈법 단일화일 뿐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곽 대변인은 "지금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대선승리를 위한 원칙없는 몸부림과 지역주의에 입각한 원칙 없는 단일화가 아니다"며 문 후보가 제안한 반부패 후보의 3자회동에 정 후보의 적극적 참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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