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민주당 후보 통합 논의 급물살

이인제도 "당 대 당 통합 동시 진행될 수밖에"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도 후보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일단 신당은 세력통합에 목표를 두고 민주당과 물밑 논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동영 후보 측은 "단계적으로 1차적으로 민주당과의 통합을 하고 다음 후보 등록 직전까지 문국현 신당과 합당 혹은 단일화를 이뤄야겠다는 생각"이라며 민주당과의 통합 논의를 공식화했다.
  
  신당은 김한길, 이강래 의원 등을 통해 민주당과의 비공식 채널을 열어놓은 상태. 지난 7일엔 김한길 의원과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만나 원칙적인 공감대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에 이인제 후보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이 후보는 9일 대구방송(TBC), 대구 MBC 등과의 인터뷰에서 "개혁 정권을 세우려면 후보 단일화는 필연적"이라며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나가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든 개혁세력이 다시 뭉치고 대표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과 민주당은) 지지기반도 겹쳐있고 원래 하나였던 세력이기 때문에 하나로 다시 뭉치면서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면서 "당 대 당 통합과 후보 단일화가 동시에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당 대 당 통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밝혔다.
  
  당초 후보 단일화 및 세력연합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인제 후보의 태도가 바뀐 것은 당내 의원들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 신국환 의원은 "당과 이인제 후보의 대통합 의지가 약하다"며 지난 7일 탈당했고 이날 최인기 원내대표도 성명을 내 "후보 단일화 방법은 정당 통합과 후보 연합, 선거 연대 등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라며 신당과의 통합을 촉구했다.
  
  문제는 당 대 당 통합의 비율과 후보 단일화 방식이다. 다음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온 터라 당 대 당 통합에 공천권과 관련해 각 당의 의원들과 원외의 지역위원장 등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특히 여러 세력이 연합해 이뤄진 신당으로서는 내부 조율을 어떻게 이뤄내느냐도 관건이다.
  
  후보 단일화 방식으로는 이인제 후보 측이 주장하는 TV 토론과 여론조사로 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된다. TV 토론 횟수 등을 두고 양 측의 온도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나 두 후보의 지지율이 모두 답보상태인데다 적어도 후보 등록일 전에는 후보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상태다.
  
  정동영 재야원로 찾아 명분쌓기
  
  한편 정동영 후보는 9일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함세웅 신부와 김병상 국민경선추진협의회 상임대표 등 민주화 재야원로 20여 명과의 간담회를 갖고 단일화 명분 쌓기에 나섰다. 신당 창당 당시 재야 원로들이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이라는 명분을 제공했던 것과 같은 풍경이다.
  
  이들은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 민주평화세력의 단합이 필요하다면서 정 후보를 격려했다. 함세웅 신부는 "6.10 민주화 항쟁 20주년을 맞는 올해 정동영 후보가 민주세력의 뜻을 모으고, 다른 좋은 후보들의 뜻도 묶어 민주와 자유를 승계하는 길을 터달라"고 말했다.
  
  여타 참석자들도 "140명 의원들이 더 분발해달라", "범여권이 너무 BBK에 기대하고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는 수구세력의 공격에 대응이 미약하다"며 쓴소리를 했다.
  
  이에 정동영 후보는 "12월 선거는 단순히 개인 후보나 특정 정당의 실패를 넘어서서 역사의 후퇴냐 전진이냐를 결정하는 분수령이라고 생각한다 바위덩어리와 같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반드시 더 큰 통합 만들어내겠다"고 화답했다.
  
  함세웅 신부 등 이날 참석자들은 오는 15일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와도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함 신부는 "민주화와 통일 정신이 승계될 수 있는 일치의 정신, 국민이 원하는 후보를 위해 뜻을 모아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