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8일 부산·경남·울산 지역 선대위 발족식 참석차 부산을 방문해 "민주성지 부산에서 수구 부패, 냉전, 반공주의의 틀에 갇혀 있는 보수 진영의 두 후보를 꺾어달라"고 호소했다. 이회창 전 총재가 출마한 다음날 보수 성향이 강한 영남 지역을 찾아 대항행보에 나선 것.
그는 "가족 행복을 결정적으로 좀먹고 해치는 것은 나라가 썩는 것이고 지도자가 부패하는 것"이라며 "국가투명성 지수가 1점 올라가면 국민소득 5000달러 올라간다는 통계가 있다. 투명성 지수를 현 5.1점에서 8.0점으로 올려 국민소득을 1만5000 달러 이상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구보수 노선을 표방하는 두 사람은 머리는 둘이지만 몸은 하나"라고 비판한 뒤 "이제 일주일 뒤면 거짓말 포장으로 국민을 속여 왔던 이명박 후보의 허상이 국민 앞에 드러날 것이며 수구부패 보수 진영은 일대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씨의 귀국과 동시에 전개될 'BBK 정국'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회창 후보가 출마선언에서 진정 하고 싶었던 말은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는 이명박 후보를 자신으로 교체해달라는 '후보교체론'이었을 것"이라며 "수구보수진영 두 후보와 중도개혁진영 간 삼각구도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중도개혁노선으로 국민통합을 지향한다"며 "중도개혁주의 노선 승리를 위해 내부 단합의 힘을 토대로 더 큰 통합을 만들어내 수구부패세력의 두 사람을 물리치고 반드시 역사를 전진 시키겠다"며 후보 단일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차기 정부는 통합의 정부로 편 가르지 않고 야당에서도 원하면 인재를 기용해 함께 좋은 정부를 만들겠다"며 "국민의 말씀 잘 듣겠다. 아무리 노선과 정책이 옳아도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면 속도를 조절하겠다.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해 노무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철도동영'이 '운하명박' 이긴다"
이날 정동영 후보는 부산 신항만을 방문해 '부산에서 파리까지, 목포에서 베를린까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한반도 5대 철도망 건설' 공약을 내놨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 공약에 대응하기 위한 공약으로 남북축 대륙철도, 수도권 급행철도, 영호남 화합철도, 강원도 성장철도, 지역별 연계철도 등 5개 철도망을 건설하고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와의 대륙 연결 철도망을 추진해 물류산업 강국으로 부상하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
정 후보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차기 정부에서 철도로 북한, 중국, 러시아를 여행하는 날이 도래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내 철도망을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철도 사업이 이뤄지면 남북한 경제교류가 증진되고 물류비 절감으로 경쟁력이 향상되며 수도권의 만성적인 교통 체증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총 1175km의 철도망이 건설되려면 10년간 38조 7000억원이 소요된다"며 "재원 문제는 현재 교통세 가운데 16%인 철도 재원을 35%로 늘리면 매년 2조 4000억 원의 추가 재원이 생겨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의 경부 운하 공약과 비교하며 "비용 면에서도 1175km의 한반도 철도 건설에 38조원이 소요되는 반면 경부운하 550km 건설에는 16조원에서 최대 53조원까지 비용이 든다"며 비교 우위를 강조했다.
또 그는 "경부운하는 국토를 둘로 나눠 통합성이 떨어지고 환경재앙을 일으키고 경제성 분석결과 타당성이 없다"면서 "한반도 철도로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8시간이면 물류 이동이 가능하지만 대운하는 최대 100시간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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