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정동영-권영길 만나자…이인제는 빼고"

"이인제는 다른 언덕"…반부패 '3자회동' 제안

범여권의 '반부패 경쟁'이 달아올랐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6일 기자회견을 열어 "부패에 맞서는 국민적 저항운동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범국민대책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부패한 세력이 정권을 잡아 대한민국을 부패공화국으로 전락시키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3자회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전날 정 후보가 제안한 '반부패연석회의'를 수용하는 대신 '반재벌' 각을 좀 더 선명히 깎은 '다른 카드'를 내놓은 셈이다.
  
  "정동영, 구린 게 없으면 하루 빨리 응해야"
  
  문 후보는 "현 상황 하에서도 떡값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재벌일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분들이 집권한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 지 예상한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이명박·이회창에 맞서기 위한 '반부패연대'를 제안했다.
  
  문 후보는 "체계적인 반부패 국민 저항운동을 위해서라도 시민사회단체가 주도하는 국민운동본부가 결성돼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내일 당장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을 만날 것이니 그 전에 정치권에서 먼저 대화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문 후보가 제안한 '반부패연대'에는 이인제 민주당 후보가 빠졌다. 문 후보는 "이인제 후보는 금산분리 철폐를 주장하시는 분"이라며 "지금 금산분리 원칙이 서 있는 상황에서도 이렇게 국민적 범죄를 일삼고 있는 가운데 그 원칙마저 철폐하자는 이인제 후보는 반부패 연대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다른 언덕으로 본다"며 "이명박·이회창 연대에 가까운 분"이라고도 했다.
  
  문 후보가 굳이 '반부패연대'에서 이 후보를 뺀 것은 '삼성정국'으로 만들어진 범여권 내 공감대가 자연스레 정동영 중심의 단일화 논의로 흘러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여겨졌다.
  
  문 후보는 "단일화와 이 건은 전혀 무관한 것"이라며 단일화 논의와 연결되는 것에 부담을 피력했지만, 삼성 정국의 정치적 효과로 재점화되고 있는 범여권 단일화 논의에서 주도권 장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다만 "부패와 싸움을 하는데 힘을 합할 것은 합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자는 것이니 너무 앞서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대화 가능한 정치권의 범위를 신당과 민노당으로 좁힌 대신 삼성 비판의 수위는 높였다.
  
  전날만 해도 문 후보는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수사본부 설치'"를 주장했으나 이날은 "특검 발의"로 강도가 세졌다.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에 의하면 에버랜드 편법 증여 사건에 대한 증거와 증인이 모두 조작됐다고 한다"며 "사실이라면 전면 재수사돼야 한다"고도 했다.
  
  문 후보는 '3자회동' 관련해서는 "정 후보와 권 후보가 이미 비슷한 제안을 한 바 있으니 만나서 논의하자는 내 제안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두 후보 진영의 빠른 응답을 촉구했다.
  
  문 후보는 "이 문제가 처음 제기된 지 벌써 일주일이 넘었는데 정치권이 응답을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정치권 전체를 의심하게 된다"며 "구린 게 없으면 하루 빨리 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