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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이명박 당선된 뒤 문제 많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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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이명박 당선된 뒤 문제 많을 것"

"철학과 노선이 뒤죽박죽…우리 쪽도 마찬가지"

대통합민주신당 유시민 의원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에 대해 "지금 추세면 일종의 '구세주 신드롬'을 타고 이 후보가 당선되겠지만 그 뒤 사고 칠 소지가 많다"며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유 의원은 29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언론사 논설위원들과 만나 "이 후보의 말은 내용도 없고 품위도 없어 당선된 뒤 문제 될 게 많을 것"이라며 "집권 1년 반 정도가 지나면 어려움에 직면해 좌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 '구세주 신드롬'이라는 말을 들어 설명했다. 그는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 자기의 요구에만 집착하면서 비정규직, 양극화 등 사회적 타협이 필요한 문제는 누군가가 해결해주기만을 바라는 일종의 '구세주 신드롬'이 있다"며 이런 심리가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이명박 후보든, 정동영 후보든 누가 집권해도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며 "어느 정부, 정당, 정치인이 나서도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 후보의 정책은 한마디로 현실성이 없다. 이 후보가 내놓은 복지 공약은 복지를 강조한 이 정부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 후보는 한쪽으로는 감세를 말하면서 같은 날 다른 한 쪽으로는 예산이 12조가 들어가는 공약을 말한다. 철학과 노선이 뒤죽박죽되어 정책 컨셉이 없는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내가 복지부장관을 할 때 기초노령연금 등 신규 예산으로 3조 원을 마련하는 데도 죽을 맛이었는데 정책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정책을 못 내놓을 것"이라고 맹공했다.

이에 한 참석자가 '정동영 후보 측 공약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질문하자 유 의원은 "우리 쪽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현재 우리 정치에서 확실한 여당도 없고 정당 정치가 실종되어 버린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유 의원이 정 후보에 대해 각을 세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자 유 의원 측은 "정당정치의 실종이라는 큰 틀에서 이야기한 것일 뿐 정 후보 개인에 대한 비판은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정 후보 측에서 나를 선대위의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임명했는데 이는 경북 지역을 맡아달라는 뜻이지만 내가 고향만 경북이지 실제로는 별 기반이 없어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해 정동영 후보 캠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유 의원 측은 "국민통합위원장직을 맡은 것은 정동영 후보 측에서 제안하는 대로 받아들인 것일 뿐"이라며 "정 후보 측에서 유 의원과 상의하기 전에 언론에 먼저 알렸다"고 했다.

한편 유시민 의원은 오는 3일 충남 천안의 한 수련원에서 열리는 자신의 팬클럽 '시민광장'의 비상총회에 참석해 "2002~2007, 슬픔과 노여움"이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당 경선이 끝난 이후 갖는 첫 모임"이라며 "지난 5년간의 정치활동을 돌아보고 평가하는 성격의 강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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