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서 가칭 '창조한국'의 창당준비위원회 대표로 선출된 정범구 전 의원은 "사회를 잘못된 곳으로 몰고 가는 관군에 맞설 의병이 되자"며 지자들을 독려했고, 1번으로 중앙위원에 지명된 문 후보는 "창조적 전문가 집단과 시민사회 단체가 결합한 진정한 국민통합의 정당은 '사람의 가치'를 모든 분야의 중심에 두고 대한민국을 재창조하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며 기존 정당과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우리는 의병, 문국현은 의병대장"
이날 행사에는 정 전 의원 외에도 대통합민주신당 이계안 의원, 최열 환경연합 대표, 김영호 전 산자부 장관, 영화감독 이장호 씨, 소설가 송 영 씨, 주종환 민족화합운동연합 이사장, 박진도 충북대 교수, 가수 문주란 씨 등이 참석했다.
또 조연환 '생명의 숲 가꾸기' 공동대표,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 장유식 변호사, 김용택. 도종환 시인, 판화가 김봉준 씨, 황대권 생태공동체운동센터 대표, 곽노현 방송통신대 교수 등 3213명이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시민 참여형 정당'을 표방하는 만큼 발기인에도 정치색이 없는 개혁적 인사들과 문화예술인을 전면에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각계각층 인사들이 통로와 행사장 바깥까지 늘어서 있는 모습에 문 후보는 "지난 8월 출마 선언을 할 때에는 12척에 불과했던 배가 이제는 함대가 됐다"는 말로 감격을 표현했다. 문 후보는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세력은 이미 장강과도 같이 대세를 이뤘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5%의 특권층만 행복한, 비정상적인 국가시스템을 전면 혁신하는 것이 사람중심 '진짜 경제'로 나아가는 길"이라며 "우리가 꿈꾸는 정당은 '권력추구 형' 정당이 아니라 '가치창조 형' 정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후보는 '정부혁신'을 강조하며 "고시제도의 점진적 폐지"를 공약했다. 문 후보는 "고시제도는 세계에서 가장 후진적인 제도이고 고시의 종주국인 일본마저도 고이즈미 총리시절 이를 철폐한바 있다"며 "창조적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성과 창의성, 전문성을 갖춘 민간 전문가들에게 과감히 문호를 개방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신당 의원 4인 "문국현과의 단일화 반드시 이뤄야"
'창조한국'은 발기인 대회를 시작으로 시도당 창당을 거쳐 내달 4일께 중앙당 창당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날 행사는 신당의 닻을 올리는 자리라기 보다는 문 후보 지지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결속을 다지는 '대선 출정식' 분위기가 더욱 강하게 묻어났다.
정범구 전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내부적으로 갈라진 이 나라를 하나로 봉합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의병이 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우리의 의병대장 문국현을 선봉에 세우고 우리 나라를 구하는 길로 가자"고 목청을 돋궜다.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위촉된 이정자 한국 녹색 구매 네트워크 상임 대표 역시 환영사에서 "이제 시민운동은 좋은 정책을 받아달라고 운동을 하는데 그치지 않고 좋은 정책을 체화하고 있는 후보를 국민이 갖도록 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지선언에 나선 부산지역 지지자 하재훈 씨는 "문국현을 대안이라고들 하지만 틀렸다. 문국현은 대안이 아니라 정답"이라고 주장해 참석자들의 박수세례를 받기도 했다.
한편, 그간 수면 아래에 머물고 있던 기존 정치권 내 '문국현 그룹'도 본격적인 커밍아웃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대통합민주신당 원혜영, 이계안, 문병호, 이상민 의원은 이날 "우리는 이번 경선으로 평화민주개혁세력을 대표하는 후보가 확정되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특히 아직 장외에 머물러있지만 의미 있는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문국현 후보와의 후보단일화를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국현 신당' 발기인 대회에 맞춰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이제 신당의 대선후보와 문 후보는 경쟁관계가 아니라 큰 차원에서 단결하고 동지가 되어야 한다"며 "우리도 신당 후보와 문 후보가 힘을 합쳐 대선 승리를 이룰 수 있도록 성심성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문 후보는 대선 출마 50일 만에 대선정국의 주요 변수가 되는 데에는 성공을 거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문 후보가 '변수'를 넘어 '상수'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시간은 넉넉치 않다.
적어도 대선 한 달 전까지는 범여권 단일화 작업이 마무리 돼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남은 한 달여 동안 '문국현 신당'이 단 시일 내에 기존 정치권 내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고 문 후보 본인이 일반 국민들의 지지율을 어디까지 끌어올리느냐가 향후 문 후보의 행보를 가늠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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