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김영춘 의원이 11일 탈당과 18대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또 범여권 장외 주자인 문국현 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문 후보 지지자들과 함께 자원봉사 조직을 만들겠다"고 말해 내달 초로 예정된 '문국현 신당' 창당 작업에 일력을 보탤 뜻을 밝혔다.
"누군가는 열린우리당 실패에 책임 져야 한다고 생각"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합민주신당이 창당됐지만 현재의 모습은 오히려 열린우리당보다도 더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며 "누구를 탓하기 보다는 '내 탓이오'라고 생각하고 싶었고 많은 고민 끝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누군가는 열린우리당의 실패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내년 4월의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불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대표적 386인사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16대 총선 때 한나라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당내 정풍운동을 주도하다 2003년 7월 한나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우리당으로 옮겼던 김부겸, 안영근 의원과 이부영, 이우제 전 의원 등과 함께 '독수리 5형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와의 관계 단절을 주장하며 최고위원에 출마했던 작년 2·18 전당대회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김 의원은 "당시 당이 이대로 가다가는 암울한 전망뿐이라 국정 쇄신을 요구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며 "그때부터 당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거울삼아서 제대로 된 정당 만들기 과정을 새로 시작하고 싶다"고도 했다.
"문국현, 팍팍한 국민의 삶의 한 줄기 빛"
김 의원은 문 후보 캠프에서 맡게 될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오늘부터 한 사람의 자원봉사자로서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치에 관심이 있고 좋은 정치 만들기를 염원하지만 정당에 대한 불신이 높아 정치 행위를 떠나서 그저 시민, 국민으로 문 후보를 지지하고 자원 봉사 하겠다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이라며 "그분들과 함께 자원봉사 조직을 만들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다른 '386 세대' 의원들이 문 후보 쪽으로 추가 합류해 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분들은 내 선택에 대해서도 만류하는 입장이었다"고 답했다. 실제로 김 의원은 문 후보와 가까운 몇몇 의원들에게 '동반 탈당'을 제안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자 독자적으로 탈당을 선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은 "문 후보는 정치에 문외한인 분이지만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서 경제적 양극화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다수 국민의 팍팍한 삶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는 분"이라며 "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아니면 최소한 그의 한국 경제 진단과 해법의 목소리가 이 나라 정치권에서 살아남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