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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독해진' 이해찬 "경선 후유증 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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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더 독해진' 이해찬 "경선 후유증 클 것"

8일만에 신당 후보 한 자리…분위기는 '냉랭'

정동영 후보는 민감한 사안마다 애써 목소리를 낮췄다. 아침 기자회견을 통해 선언한 '무한양보'의 정신을 하루라도 실천해 보이려는 듯 했다.
  
  그래도 이해찬 후보의 말 어귀에 박힌 가시는 연해지지 않았다. "무법 천지"란 말로 경선에 대한 불만을 고스란히 드러내는가 하면 "국민의 정성을 모으는데 실패했다"는 혹평을 날리기도 했다.
  
  손학규 후보의 '톤'은 모바일 투표 결과가 발표된 8시를 전후로 높낮이를 달리했다. 어렵게 얻은 '첫 승'의 감격은 정 후보를 향해 쳐들었던 공격의 날도 녹인 듯 했다.
  
  파행 직전까지 치달았던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이 가까스로 정상화된 9일 저녁, 세 명의 경선 후보들은 이렇게 KBS 라디오프로그램 <열린토론> 스튜디오에서 얼굴을 맞댔다. 지난 1일 대전.충남 합동 연설회에서 자리를 같이 한 것이 마지막이었으니 8일 만이었다.
  
  정동영 "조직·동원 선거 시비 말아야"
  
  그 동안 이 후보의 말은 더욱 '독해진' 듯 했다. 이 후보는 인사말에서부터 "경선이 불법, 탈법을 넘어 거의 무법천지가 됐다"며 "대리서명과 명의도용이 일어나는가 하면 사법기관의 수사를 받는 후보가 표를 달라고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명의도용 사건과 관련해 정 후보 지지자들이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 후보는 "무도한 경선을 치르다 보니 여기서 나온 후보도 대선 경쟁력이 없어졌고 당도 위기에 처했다"며 "우리나라 민주주의 자체가 일그러져 걱정이 많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번 경선을 통해 많은 국민들의 호응을 받으려고 노력했는데 과정이 무법천지로 되다 보니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데에는 실패한 것 같다"며 "과정이 옳아야 국민의 마음이 모이는 것인데 앞으로 후유증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 후보 역시 "국민경선으로 시작했지만 국민경선은 안 되고 당내 조직 경선이 됐다"며 "조직을 준비해 놓고 거기에 경선을 맞춘 꼴이 됐다"고 협공에 나섰다.
  
  이에 정 후보는 "선거 과정에 무리와 문제점이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경선을 파행시키고 경선을 무산시킬 본질적 사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그러나 스스로를 방어하는 와중에 정 후보가 "모든 선거는 조직과 동원"이라며 "문제는 관권을 동원하고 돈을 뿌렸나 하는 것이지 조직과 동원을 시비하는 것은 정당정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인 말은 오히려 다른 후보들의 맹비난을 샀다.
  
  이 후보는 당장 "선거가 조직과 동원이라고 하는 것은 구태 정치의 전형"이라고 쏘아붙였고, 손 후보 역시 "국민들은 구태선거 안 했으면 하는데 그런 게 나타나니 신당 선거가 외면 당하고 냉소 당하는 게 아니냐"며 비판했다.
  
  정동영·손학규 '참여정부 계승' 앞세워
  
  '참여정부 계승' 여부를 두고서도 후보들 간 신경전은 계속됐다.
  
  정 후보는 "나와 노 대통령은 협력자이자 동지이자 경쟁자였다"며 "우리는 딱 한 가지 점, 대통합에 대한 견해만 달랐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끝까지 열린우리당으로 대선에 임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이었고 나는 국민의 요구가 대통합민주신당에 있다는 입장에서만 차이가 있었지 그 외에 신의와 관련한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손 후보도 "공은 공대로 계승,발전 시키고 과는 극복한다는 원론적인 말을 단순 말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현 정권에 대한 평가도 후했다. "민주주의 발전과 권위주의 타파에 큰 역할을 했고 돈 안 드는 선거 정착에 많은 역할을 했다"며 "특히 노 대통령이 한미 FTA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까 회의적인 입장이었는데 굳은 의지로 추진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두 후보 모두 이전부터 하던 말이었지만 강조점이 옮겨진 듯 했다. 노 대통령과 '차별화'에 주안점을 뒀던 이전 발언과는 다른 뉘앙스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어 보였다.
  
  이에 '친노후보'인 이 후보가 잠자코 있을 리 만무했다. 이 후보는 당장 "저 분들이 평소에는 대통령과 큰 차이가 있는 것처럼 말하다가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대통령 지지율이 높아지니깐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얘기한다"고 비꼬았다. "요즘 친노, 반노를 가르는 언론도 우습지만 대통령 인기가 좋으면 바짝 그쪽으로 쫓아갔다가 인기가 없으면 거리를 두려 하는 정치 태도가 더 큰 문제"라고도 했다.
  
  이 후보는 30초 주어진 마무리 발언에서조차 "반칙 후보로는 반칙으로 성공한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없다. 연말 선거가 '반칙왕'을 뽑는 선거가 돼선 안 된다"며 정 후보를 향한 날을 거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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