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금강산 관광객 신변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정부가 거부했다는 민주통합당 홍익표 의원의 주장에 대해 통일부는 홍 의원이 공개한 합의서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26일 민주통합당 홍익표 의원이 공개한 '금강산 관광 및 개성지구 관광재개를 위한 북남 실무접촉 합의서'와 관련해 이 문서가 신변안전을 보장해 줄 수 없는 주체 간의 협의였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수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 합의서는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와 남측 현대그룹 간 체결된 것이다.
또 통일부는 설사 이 합의서를 존중한다고 하더라도 합의서에 들어가 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특별조치'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금강산 관광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에 합의서에 포함된 '특별조치'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협의하자고 했으나 북측에서는 그 협의가 왜 필요하냐는 입장이었다"며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면담 때 신변안전보장 문제가 확고히 담보되었다는 것을 되풀이하며, 이미 끝난 사안이라는 이유로 구체적 협의를 하자는 우리의 제안에 호응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객 신변안전에 대한 당국 간 논의가 있으면 관광 재개가 가능한 것"이라며 "이는 북한 당국이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당국 간 보장이 있어야 하고 이에 따라 구체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통합당 홍익표 의원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합의서를 공개하며 남북이 아태-현대그룹 간 관광 관련 합의의 원만한 이행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과 관광객들의 신변안전, 체류 인원들의 법질서 준수, 개성지구 관광은 3월 1일, 금강산 관광은 4월 1일부터 재개한다는 합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브리핑에서 "2009년 10월 임태희 당시 노동부 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싱가포르 접촉 이후 형성된 남북 간 대화국면이 실무회담으로 연결됐다"며 "정부와 청와대 강경파들의 반발로 무산됐다"고 덧붙였다.
금강산 관광은 지난 1998년 11월 18일 금강호가 동해항을 출발하면서 시작됐다.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에 의해 살해된 이후 4년 넘게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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