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총선과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러시아에서 청년단체 '나시(Nashi)'가 선거에 개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친위대로도 불리는 나시는 오는 12월 2일 총선을 앞두고 러시아 주요 도시 곳곳을 누비며 질서 유지를 위한 자경단(自警團) 활동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러시아어로 '우리들'이란 뜻의 나시는 단체 웹사이트를 통해 "러시아는 12월 총선까지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야 하며 나시의 프로정신과 훈련이 국민들의 안정과 질서를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나시 리더인 바실리 야케멘코는 "경찰이 대중 집회에서 어떻게 질서를 유지하는지를 나시 활동가들에게 잘 설명해 왔다"면서 "나시는 경찰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비판가들은 나시가 정부를 옹호하는 입장인데다 그들의 활동이 합법적인지 의문이라면서 크렘린의 선거 중립 의지를 훼손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2년 전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만들어진 나시는 15-30세 청년들로 구성된 러시아 최대 청년단체로 전국에 50여곳의 지부를 두고 있으며 회원 수만 20만명 정도에 이른다.
나시는 반정부 세력으로부터 푸틴 대통령을 지키고 소련 붕괴 이후 사상적 혼란에 빠진 청년들에게 애국주의를 고취하는 것을 활동 목표로 하고 있다.
비판가들은 2004년 우크라이나 대선 당시 '오렌지 혁명'처럼 옛 소련권 국가에서 잇따라 벌어진 이른바 '색깔 혁명'이 러시아로 밀려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이 만든 단체로 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나시의 자경단 활동도 선거 기간 크렘린에 대항한 대중 시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나시 회원들은 적어도 1년에 한번 푸틴 대통령을 면담하고 크렘린의 고위 관료들이 이들의 청년 캠프를 후원하고 있다. 물론 나시 측은 공식적으로는 크렘린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옛 소련 시절 청년조직 '콤소몰'이나 중국 문화혁명당시 '홍위병'을 연상케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나시가 이번 총선, 특히 3선 연임 제한 규정에 걸려 푸틴 대통령의 출마가 불가능한 내년 3월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 또 푸틴 대통령이 물러간 이후 크렘린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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