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의 미국 시민들이 15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이라크전 종식을 요구하는 반전 시위를 벌이다 16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반전 운동가와 일반 시민, 이라크전에서 희생된 군인 가족 등 참가자 4000~6000여 명은 이날 '미군 철수', '전쟁 종식', '부시 탄핵' 등의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백악관에서 국회의사당까지 거리 행진을 했고 일부는 의사당 앞에서 드러누운 채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 경찰은 시위 주동자 등 160여 명을 체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시민 일부가 진압용 스프레이에 맞는 등 격렬한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
시위에 참가한 한 이라크전 참전 병사는 "작년에 이라크에 처음 갔을 때는 이라크의 안정화가 목적이란 말을 들었지만 결국 이라크에서는 미국인에 의해 자행된 잔학행위만 보고 돌아왔다"고 비판했다.
2004년 25세된 아들을 이라크에서 잃은 한 어머니는 아들의 사진을 든 채 시위에 참가해 "의회가 이라크전에 들어가는 재정 비용 사용허가를 철회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조지 부시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현재 이라크에 배치된 20개 전투 여단 중 내년 7월까지 5개만 철수시키는 등 점진적 철군을 추진하겠다"며 미국 안팎에서 일고 있는 즉각적인 철군 요구를 거부했다.
이라크전에 대한 반대여론은 미국 내에서도 계속 높아져 CNN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가운데 61%가 부시 대통령이 미국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고 답변했고, 부시 대통령을 불신임한다는 의견도 61%나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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