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후보는 이날 당 예비경선을 통과한 대선후보 5명이 출연한 MBC <100분토론>에서 손학규, 정동영 후보에 대해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 신당 본경선에 진입하면서 여타 후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예비경선 때보다 '전투력'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에서 3위 한 후보가 이명박 이기나" vs "3위도 못하면서"
유 후보는 손학규 후보에 대해 "경기도 지사 시절의 실적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서울시장일 때의 실적을 비교해서 낫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에 있을 때는 왜 이명박 후보보다 더 지지를 받지 못했느냐"고 따져물었다. 또 그는 손학규 후보의 전임 경기도지사들의 실적과 비교하며 "경기도지사 세 명 중 손 후보의 실적이 꼴찌"라고도 했다.
유 후보는 "손학규 후보는 열린우리당이 만만하기 때문에 여기로 온 것 아니냐. 이곳에서 후보되기 어렵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과거 일을 따져서 어디서 왔냐고 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손 후보는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길 수 있다면 캠프에 가서 일하겠다"고 했다.
이해찬 후보도 "한나라당에 14년 있다가 여기로 온 것은 인정하나 적어도 민주평화개혁세력이 추구하는 정책 노선을 충분히 알아 맞는 후보가 되어야 하는데 '정상회담 노 땡큐', '광주를 털어버려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보면 한나라당 의식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손 후보는 "일자리 증가율은 경제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당시 경제상황에 비교해서 경기도가 나은가를 봐야 한다"며 "내가 4년동안 경기도에서 만든 일자리는 전국 일자리의 78%를 차지했다"고 항변했다.
또 손 후보는 "나는 한나라당을 바꾸어보려 했으나 당이 나의 개혁적 성향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3위를 한 것은 당연했다"며 "나더러 한나라당에서 3위를 했다고 하는데 거꾸로 물어보고 싶다. 다른 분들은 왜 3위마저 하지 못하나"라고 역공했다.
정동영 후보도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손학규 후보는 열린우리당에 온 것이 아니라 대통합신당에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했다"며 손 후보를 거들었다.
"정동영과 박스떼기는 관계없다"에 "캠프에 확인해보라" 날선 공방
유 후보는 정동영 후보에 대해서도 예각을 세웠다. 그는 정 후보에 대해 "참여정부는 정 후보에게 '곶감 항아리' 같다"며 "한번씩 와서 빼가기만 하고 의리는 지키지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유 후보는 정 후보가 "대통령 후보가 되면 10월 안에 민주당 박상천 대표를 만나 대통합을 완성하겠다"고 말하자 "대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출마하지 않는다고 했으면 출마를 하지 말았어야지 이제는 후보가 되서 하겠다는 것 아니냐, 국민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명숙 후보도 "참여정부의 황태자는 바로 정동영이며 가장 긴 기간 열린우리당을 이끌어온 사람도 바로 정동영"이라며 "이런 사람이 좀더 신의를 지켜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과 다른 후보들이 대통합에 반대하고 당을 지키자고 할 때 나는 엄청난 비난과 비판 속에서 대통합에 착수하겠다고 했고 지난 일년간 가장 몸부림친 사람이다"며 "열린우리당에 마지막까지 남아서 뭉개던 분들, 유시민 후보는 대통합에 무슨 기여를 했나"라고 반박했다.
또 유 후보는 손학규 후보의 본 경선에 여론조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여론조사로 후보를 정한다는 것은 원리상 넌센스"라면서도 "동원 경선이 실제로 진행 중이기 때문에 여론조사를 넣자는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동영 후보가 '동원 선거 논란'과 관련 "박스떼기와 정동영은 관계 없다"고 하자 "캠프에 점검해 보라. 어느 도는 유권자 구성비율이 4%인데 선거인단이 11%차지했다. 참여의사가 전혀 없는 사람을 긁어다가 표를 많이 얻는 경선이 진행 중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후보가 "유시민 후보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느냐"고 비꼬자 유 후보는 "선거인단 모으기가 어려워서 열심히 찾아봤다"고 신경질적으로 받아치기도 했다.
한편 유 후보는 이날 진행을 맡은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대선 출마 이후 '부드러운 남자'를 모토로 삼고 계신데 오늘 모습을 보니 그런 것 같지 않다. 어떤 것이 진짜 모습인가"라고 묻자 "모두가 저의 모습"이라고 받아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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