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 금요일에 '첫 만남', 냉전의 분수령?

"허심탄회한 대화 기대"…"특별히 할 얘기 없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가 오는 7일 오후 3시 경선 후 처음으로 회동키로 했다. 강재섭 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 후보와 박 전 대표가 이번 주 금요일(7일)에 만나기로 했다"며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달 20일 전당대회 이후 보름이 지났지만 양 측은 경선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해소치 못하고 있는 만큼 이번 만남에서 오갈 대화의 내용에 당 안팎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 후보가 지지자 안심시키려 마련한 자리 아니냐"

▲ 경선 이후 물밑 신경전을 벌여 왔던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후보가 7일 회동에서 '허심탄회'한 대화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일단 당 지도부에서는 이 자리에서 대선 승리를 위한 협력 방안을 놓고 큰 틀의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희망에 찬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강 대표는 "후보를 뽑고 난 뒤 일심동체로 나가야 하는데 그간 우리가 머뭇머뭇 거렸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회동에서 당의 여러 가지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했고, 나경원 대변인도 "당의 화합 방안이 논의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후보 측에서도 박 전 대표가 경선 패배 후 "정권교체를 위한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만큼 회동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공조를 약속하고 박 전 대표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 일부가 당직과 선거대책위원회 직책을 맡을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경선 전후로 양 측에 패인 감정의 골이 깊은 만큼 두 사람이 첫 회동에서 속 깊은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높다.

박 전 대표 측 한 인사는 "대표의 특성상 그 자리에 나가서 무엇을 요구할 분도 아닐 뿐더러 그렇다고 대선 관련 코치를 할 입장도 아니지 않냐"며 "이 후보 측에서 확실한 경선 승복을 다짐받고 지지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로서는 만나서도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는 얘기였다.

특히 박 전 대표 측 김무성 의원이 "당권-대권 분리"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온 상황을 감안할 때 당직이나 내년 공천권 등에 대한 실질적인 협상 없이 박 전 대표 측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박 전 대표 진영의 일반적 기류다.

이에 이 후보가 박 전 대표에게 공동선대위원장 등 특정 직책을 제안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지만 박 전 대표가 이를 수용할 지 역시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의원은 이날 아침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박 전 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주는 게 마무리 의미로 아주 바람직하다"고 주장했지만, 김무성 의원은 "가능하지 않다"며 "전례에 비춰 강재섭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