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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朴, '주도권 다툼'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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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朴, '주도권 다툼' 시작되나

김무성 "당권-대권 분리해야"…원내 인선에 親朴 반발

한나라당 경선 이후 수면 아래에서 진행돼 왔던 이명박, 박근혜 양대 진영의 신경전이 표면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보름 간 이 후보 측에서 당내 화합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데 대해 불만을 표해온 박 전 대표 측에서 명시적으로 "당권-대권 분리"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로써 양대 진영이 당권과 지분 등을 겨냥한 본격 주도권 다툼에 들어간 것이란 풀이도 나오고 있다.
  
  '대권-당권 분리', 당권 투쟁의 신호탄?
  
  박 전 대표 캠프 총괄본부장을 지낸 김무성 의원은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되 후보가 당무 전반에 관여할 통로를 만들어놓은 것이 당헌의 취지이나 당이 대선후보에 의해 접수되는 것으로 확대 해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당을 화합하는 차원에서 끌고 가려면 법을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그렇지 않으니까 사당화하려는 오해를 받는 것"이라며 최근 후보 중심의 당 운영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기도 헸다.
  
  역시 박 전 대표를 도왔던 이해봉 의원은 전날 이 후보의 친형 이상득 국회부의장과의 오찬에서 "당헌·당규 상 대권과 당권이 분리돼야 하는데 최근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같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경선 이후 한나라당 구조 전반이 이 후보 중심으로 재편돼 가는 데 대한 박 전 대표 측의 불만이 '당권-대권 분리'를 규정한 당헌·당규를 고리로 표면화된 것이다. 대통령 후보 선출 이후 '승자의 독식'이 노골적으로 진행될 경우 패자 측에서는 지도부의 독립성을 문제 삼으며 당권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것은 경선 이후를 전망하는 유력한 시나리오 중의 하나였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지난 2일 대구를 찾아 "대구·경북 지지자들의 소중한 뜻을 받들어 앞으로 할 일이 있다"고 말한 것이 당권투쟁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박 전 대표 측의 불만을 달래고 양대 진영이 유기적으로 화합하기 위해서는 이 후보 측의 '실질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 당 안팎의 일관된 관측이지만, 이 후보 측은 오히려 "후보의 당무 우선권은 당헌에서 보장한 것"이라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하고 있어 양측의 갈등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親朴 인사, '이명박 돌격대'? "안 한다"
  
  자리와 관련한 양대진영의 갈등은 이날 아침 안상수 원내대표가 주재한 원내대책회의에서도 표출됐다.
  
  안 대표는 이날 "당 경선후보였던 홍준표 환경노동위원장이 자리하고 계신데 권력형비리조사위원장을 좀 부탁드려도 되겠냐"며 "여기서 결정되는 대로 따라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안 대표는 '권력형 비리 조사위원회' 산하 '정윤재 관련 게이트 진상조사단' 단장에 엄호성 의원을, '신정아 관련 게이트 진상조사단' 단장에는 김재원 의원을 지목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 측에 맹공을 퍼부었던 박 전 대표 캠프의 대변인이었고 엄 의원은 이 후보의 도곡동땅 관련 의혹을 파냈던 법률지원단 소속이었다.
  
  안 대표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엄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손을 내저었다. 안 대표가 "당 소속 부산 의원들이 정윤재 비서관 의혹을 굉장히 깊숙이 알고 있지 않느냐"며 거듭 요청했지만 엄 의원은 끝내 자리를 고사했다. 김 의원은 아예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인선 관련 전권을 넘겨받은 홍 의원은 엄 의원 대신 안경률 의원을, 김 의원 대신 이병석 의원을 단장에 앉히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 지었지만, 안 대표가 본인들과는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박 전 대표 측 인사를 '이명박 돌격대'로 임명하려 한 것은 경솔했다는 평가를 낳았다.
  
  대선 후보였다가 하루 아침에 '돌격대' 대장 역할을 맡은 홍 의원도 달갑지는 않은 기색이었다.
  
  홍 의원은 "내가 정치판 들어온 지 이제 12년이 됐고 지난 8년 동안 거의 대여 공격수 역할만 했는데 안 대표가 사전에 의논을 좀 해주셨으면 좋았을 뻔 했다"며 자리를 고사했으나, 안 대표 역시 "이미 결정되고 박수까지 다 받았다. 끝난 얘기이니 두 번하지 말라"고 맞섰다.
  
  이에 홍 의원은 회의가 끝난 후 "자리 갖고 길게 얘기하는 게 치사한 것 같아 자존심은 접기로 했다"면서도 "내가 저격수로 전면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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