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인질 19명의 석방합의를 이끌어낸 한국과 탈레반과의 마지막 협상은 어렵게 열렸지만 순조롭게 진행됐다.
'인질 전원 석방'이라는 무거운 의제가 테이블에 올랐지만 협상은 불과 1시간 30분만에 이에 합의하는 개가를 올렸다.
신속한 타결이 가능했던 이유는 양측이 물밑에서 미리 줄다리기를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양측은 전화통화를 통해 사전에 충분히 의견을 조율했고, 그래서 인질석방 조건도 상당 부분 미리 합의된 가운데 대면협상에 임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과 탈레반의 4차 대면협상은 지난 16일 3차 협상이 성과없이 끝난 후 양측의 이견으로 계속 미뤄지다 이날 12일만에 재개됐다.
이날 협상은 아프간 가즈니주(州) 주도인 가즈니시 적신월사 건물에서 오후 3시(한국시간.현지시간 오전 10시30분)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3시간이나 지연되는 막판 진통을 겪었다. 청와대는 협상이 이날 오후 5시48분부터 7시20분까지 열렸다고 밝혔다.
한국 대표가 협상장에 미리 도착해 탈레반 대표를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
AP통신도 한국 대표단이 협상장에 들어가는 장면이 목격됐으나, 탈레반 대표단이 미리 협상장에 와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탈레반 대표 2명은 출발 지역에서 군사작전이 있어 도착이 지연됐다는 후문이다.
협상은 결국 점심식사를 마친 뒤 한국과 탈레반 대표, 부족원로 등이 참여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어렵사리 재개된 대면협상이었지만 순항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협상에 깊게 관여한 현지 소식통은 이날 오전 "오늘 협상은 길게 끌지 않을 것이며 2∼3시간 안에 끝날 예정"이라며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고 협상 결과가 매우 긍정적으로 도출될 것"이라고 밝게 전망했다.
탈레반측은 대변인을 통해 "우리의 요구(탈레반 수감자 8명 선석방)는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도 현지 언론에는 "가즈니시에 와서 취재하는게 좋을 것"이라고 귀띔, 기대감을 높였다.
정부는 전날까지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민감한 시기는 지났다", "진전이 없다고 할수 없다"고 말해 탈레반과의 물밑협상이 타결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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