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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독도를 33바퀴 돌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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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내년엔 독도를 33바퀴 돌랍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8/20]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선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아시아의 물개'란 별명으로 70년대 우리 수영계를 대표했던 조오련 선수! 이번에는 그가 한국 바다수영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전라남도가 올해 처음 주최한 '흑산. 홍도 바다수영대회'를 내년부터 국제대회로 확대해 개최하기로 했는데요.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에서 처음공식종목으로 채택된 10㎞ 바다수영 경기가 우리나라 사상 처음으로 열려 가능성을 보여 줬습니다.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선수를 초대해 앞으로 바다수영 국제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바다수영을 비롯한 한국 수영계의 미래는 어떤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선수입니다. 조오련 선수는 1952년 전남 해남 출생으로 76년 고려대 경영학과, 81년에는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70년 6회 아시안게임과 74년 7회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연거푸 1위를 차지해 수영 2관왕 2연패를 이룩했습니다. 지금까지 수영부문 한국신기록을 50회 수립했고, 대한해협과 도버해협 횡단, 한강 600리 종주와 울릉도에서 독도까지의 횡단에도 성공했습니다. 대한수영연맹 이사를 역임했고 국민훈장 목련장과 체육훈장 거성장, 대한민국체육장 등을 수상했습니다.

박인규 : 연세가 56세신데 아직도 제가 선수라고 호칭해서 죄송스럽기도 하고요

조오련 : 좋습니다. 선수 호칭 받으면요, 할머니 보고 아가씨라고 하면 좋죠.

박인규 :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최근에 듣기로는 고향에 내려가셨다던데

조오련 : 작년 8월에 고향인 해남으로 귀농했습니다. 집을 짓고 올라오기 전에 바로 마무리 됐습니다. 예정했던 대로라면 작년에 집 짓는 게 3개월이면 끝날 줄 알았어요. 그런데 황토로 짓다 보니까, 멋을 좀 내다 보니 양생을 해놔야만 그 다음 단계 공정이 들어가니까 기간이 오래 걸려 버렸어요. 그래서 겨울철 훈련 연습량을 까먹어 버렸어요. 그래서 지금 내년으로 미루고 있습니다.

박인규 : 황토집이 건강에 아주 좋다던데, 아직 완공은 안 된 모양이죠?

조오련 : 완공됐습니다.

박인규 : 보통 낙향, 귀향... 하는데 고향을 찾으신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프레시안

조오련 :
내 자신을 한 번 뒤돌아보고 싶고, 거기서 마지막 수영이 될 독도 33바퀴. 33바퀴의 의미는, 을사늑약으로 1905년도에 독도가 일본 영토로 영입됐다고 일본이 주장하고 있죠. 그런데 아직도 무경우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조그만 한 몸이지만 독도를..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사람 숫자만큼 33바퀴를 돌아서 독도에 한국인 냄새를 좀 풍겨 놓고 오고 싶어서 그걸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대한해협 횡단도 하시고 한강 600리 종주, 울릉도, 독도까지 갔다 오셨는데 이제는 독도를 33바퀴 도는 걸 준비하시겠다. 그것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최근에 전라남도에서 '흑산.홍도 바다수영대회'가 열렸다는데 바다수영대회라는 게 우리나라에선 처음인가요?

조오련 : 아니오. 해수욕장 같은 데서 소규모로 여는데 저희 같이 10km라든가, 흑산도에서 홍도 가는 장거리, 롱코스는 해본 적이 없습니다. 시설 운영하기가 너무 어렵죠. 선수 1위와 후미하고 간격이 너무 벌어져 버리면 안전상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감히 덤벼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흑산도에서 홍도까지 얼마나 되기에...

조오련 : 23km입니다.

박인규 : 50리가 넘는데

조오련 : 가운데 조류가 센 게 두 개 있어서 좀 난코스입니다. 바다수영은 거리로 계산하는 게 아니고 파도라든가 조류의 방향에 따라 시간이 정해지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습니다.

박인규 : 이번에 열린 바다수영대회는 종목이 몇 가지였습니까?

조오련 : 흑산도에서 홍도 들어가는 건 일기가 불순해서 취소됐고요. 10km짜리, 3.2km, 500m는 초등학생 위주로 하고 10km 같은 경우는 2km 고무로 표시해 놓은 레버를 다섯 바퀴 도는 걸 했습니다.

박인규 : 트랙 경기 비슷하군요.
이번에 1등 한 분 이름을 보니 '조성모'던데 혹시 아드님이십니까?

조오련 : 제 아들입니다. 너 바다수영 한 번 해봐라. 북경올림픽 때 10km도 있는데 네가 타당하고 또 수영연맹에서 타당하다고 받아들여지면 네가 북경올림픽 갈 수 있는 거 아니냐. 사실 박태환이 하는 종목이 성모 종목입니다. 400, 1500이... 지금 박태환이가 성모 기록을 깼거든요. 지금 아버지로서 만감이 교차합니다만, 허리를 다쳤어요 멕시코에서 훈련하다가. 그래서 강훈련은 못 들어가고. 체중도 적당히 불었고, 바다수영에서 제일 어려운 게 뭐냐면 파도나 조류도 문제지만 영자가 갖춰야 될 건 체온유지를 일단 우선해야 합니다. 장시간, 한두 시간 하다 보면 체온을 뺏기면 심부의 온도가 35도 이하로 떨어지면 심부를 싸고 있는 근육이 안 움직여 버린대요. 정신력과 관계없이 생리적인 문제로 스톱이 되니까 지방층을 두껍게 해서 보온벽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박인규 : 여름에도 저체온이 오는 모양이죠?

조오련 : 예. 장시간 하면 옵니다. 이번에 홍도에서 흑산도에서 10km 하는데 저체온증 걸려서 나온 사람이 5, 6 사람 됩니다.

박인규 : 여름에 바닷물 온도가 어느 정도 되기에...

조오련 : 제가 봐서는 그때 한 22, 23도인데도 한 시간 이상 넘어가면 저체온증이 오게 돼 있습니다.

박인규 : 저희는 22도, 그러면 꽤 따듯하다, 미지근하다, 그러는데 안 그런가보죠?

조오련 : 안 그렇죠.

박인규 : 10km 바다수영 경기가 내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공식종목이 된다는데 이번에 1위를 한 조성모 선수의 기록이 메달에 한 번 도전해 볼 만한가요?

조오련 : 기록상은 상당히 근접해 있는데 코스가 어떻게 되는지, 우리나라 흑산항에서 하는 조건하고 북경에서 하게 되면 강에서 하든가 역류를 탄다든가 물결에 휘말린다든가. 기록은 알 수가 없습니다,.

박인규 : 꼭 바다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조오련 : 민물, 강에서도 할 수 있는 거죠.

박인규 : 육상에서는 보통 마라톤... 41.195km가 인간의 극한을 시험하는 코스인데, 수영도 10km면 긴 것 같은데 기록이 얼마나 나옵니까?

조오련 : 한시간 55분대로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수영하고 육상을 비교할 때 간단하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육상 400m 세계 신기록이 43초대입니다. 그런데 수영 100m 기록이 47초대입니다. 한 4배 됩니다. 수영에서 10km 했다면 육상에서 40km한 것과 같습니다.

박인규 : 조성모 선수도 한 번 도전해 보겠지만, 바다수영, 이런 장거리 수영을 할 경우 세계적으로 강국이 있다면 어느 나란가요?

조오련 : 아무래도 선수 등록이 많이 돼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가 지금 발전이... 박태환이가 우뚝 섰습니다만 타종목이 못 일어서는 건 일단 수영연맹에 등록한 선수층이 얇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약 3000명 되는데 일본 같은 경우 한 5만 됩니다. 그리고 미국이나 호주 같은 데 코치들은 수영인구 물어보면 모른다고 해요. 알 수 없다는 식으로. 그런 정도가 돼 버립니다.

박인규 : 이번에 열린 '흑산.홍도 바다수영대회'에는 몇 분이나 참석하셨어요? 선수로...

조오련 : 처음 실시했고 또 목포에서 흑산도까지 들어가는 거리라든가, 좀 멀죠. 쾌속정을 타면 두 시간대에 들어가는데, 그래도 한 150분쯤 참여하셨습니다.

박인규 : 처음 한 대회 치고는 많이 온 거죠?
내년부터 국제대회를 하신다던데...

▲ ⓒ프레시안

조오련 :
국제대회는, 지금 이번에 한 게 전라남도 도청에서 했기 때문에 올해 한 걸 거울삼아서 내년도에 어떻게 예산을 투입할지 그게 문제죠. 자비로 전부 한다는 건 좀.. 흑산도 들어와서 자고 배편, 이게 상당히 다른 수영대회보다는 경비가 많이 소요되거든요. 그런 추가경비가 참가하는 선수들한테 선편제공을 무료로 해준다든가 숙식제공을 50% 할인해준다든가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 같아요.

박인규 : 내년에 하게 되면 역시 흑산도, 홍도 거기서 하게 되나요?

조오련 : 네. 거기서.. 얼핏 제가 방송 출연하기 전에 그 부분을 여쭙기에 도청 담당직원한테 전화해봤더니 내년에는 대대적으로 해외선수들까지. 인터넷에 올려서 일본이고 중국이고 각 나라에서 와서 참석할 수 있게끔 유도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박인규 : 조오련 선수께서는 80년인가요? 그때 대한해협부터 시작해서 도버해협, 그런 바다수영을 상당히 많이 하셨는데 바다수영이 실내수영장에서 하는 것과 다른 특별한 매력이 있다면 어떤 겁니까?

조오련 : 음악으로 치면 보통음악과 재즈랄까요? 그 차이. 수영장 수영은 인위적으로 만든 탱크 안에서 출렁거림도 없고 안정적으로 왔다갔다 하는데, 벌써 바다수영은 태양이 비치고 바람 불고 파도가 출렁거리고 조류가 있고. 밑에는 도 수영장 바닥은 일정하게 정해져 있는데 거기는 어디에 암반이 자리해 있는지 모르고. 조금 난이도는 있지만 뒤로 물러섰을 때 마음에 남는 건 바다수영이 훨씬 많이 남겠죠.

박인규 : 변화무쌍하지만 뭔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일단은 바다라는 게 워낙 넓잖아요. 좀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조오련 : 그런데요, 제가 수영 오래는 안 했습니다만. 그래도 보면 바다를 무서워하면 바다는 친구로 받아주지 않고, 바다를, 자연을 믿을 때 자연은 인간을 믿어줍니다. 저는 수영할 때 마음 편하게, 어떻게 하면 너와 내가 친구가 될 수 있는가, 그런 마음자세로 들어가서 물하고 같이 움직이는 겁니다. 거기서 힘으로 이기려고, 얼마 시간 내에 가야 되고 그런다면 다리에 경련이 나는, 쥐오른다고 하죠. 그런 위험한 요소가 발생될 수 있습니다. 바다에서는 욕심 내지 말고 바다가 하자는 대로 가면 됩니다.

박인규 : 바다에 몸을 맡겨라. 요즘 사실 피서철, 물놀이철인데 거의 매일 물놀이 하시다가 실종되시거나 안 좋은 일을 당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건 왜 그럴까요? 물놀이를 안전하게하기 위해서 지켜야 할 것이랄까...

조오련 : 보통 분들이 수영을 수영장에서 하다가 강이나 바다 같은 외부로 나가게 되면... 외부 환경조건이 다르고. 또 외부로 나가게 되면 사람이 자기 실력을 좀, 마음이 붕 떠서 과신하는 모양이에요. 그래서 예를 들어 강릉의 강둑에서, 수영장에서 50m 할 수 있다. 그러면 25m만 나가고 돌아올 생각을 해야 되는데 50m를 나가 버린단 말이죠. 그러니 돌아오려면 자기 힘이, 역량이 안 미쳐서 사고 나는 거죠. 그러니까 자연에 접할 때는 절대 과신해서는 안 됩니다. 자기 자신을 너무 믿으면 안 됩니다. 자연을 믿어야지 자기 자신을 믿고 자연에 뛰어들면 자연은 절대 친구로 받아주지 않습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 수영선수로 국제대회 나가서 금메달을 딴 건 조오련 선수가 처음이신 거죠?

조오련 : 저도 있고 지상준이도 있고요.

박인규 : 그렇지만 1970년에 처음 아니십니까...
그 당시 나이가 우리나이로 19살이었는데 그때 반드시 메달을 딸 것이다... 라는 확신이 있었나요?

조오련 : 아니오. 저도 생각지도 못 하고요. 일본은 수영을 잘 하는 나라, 1등 2등 하고. 필리핀하고 나하고 겨우 3등이나 하면 참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갔는데 도착해 보니까 내가 1등이더라구요. 그래서 재밌는 얘기로, 보도하시는 분들이, 조오련 예상기록 나오니까 아무도 안 오셨어요. 그래서 금메달을 따니까 사진이 없어요. 그래서 호텔 복도에서 수영복 입고 물 뿌리고 사진 찍었습니다.

박인규 : 첫 우승이 400m였습니까? 그 다음에 또 1500m 우승했을 때는 놀랐겠네요.

조오련 : 저도 얼떨떨해서, 촌놈 서울역에 처음 내린 기분이었죠.

박인규 : 그 다음, 4년 뒤에 또 우승을 두 번 하셨는데 그땐 기분이 어떠셨어요?

조오련 : 그때는 몇 년 하니까 이미 좀 노련해져서 금메달 딸 예상하고... 오늘 입고 나온 한복이 제가 74년도에 입었던 한복입니다.

박인규 : 그렇습니까? 하얀 모시...

조오련 : 예. 모시적삼. 이번에 방송국 올 때 입고 와야지... 하고 입고 왔습니다.

박인규 : 메달도 갖고 오셨으면 좋았을 텐데. 워낙 처음부터 수영선수를 꿈꾸신 겁니까?

▲ ⓒ프레시안

조오련 :
아니오. 제가 중학교 1학년에 제주도에 우연히 심부름을 갔다가 시합을 구경하게 됐어요. 그런데 1등 하는 사람이 저보다 못하는 것 같아요. 거기는 바다수영을 했겠지만, 해남이라면 바닷가에서 수영하는 줄 아시는데 그게 아니고, 해남 이쪽 끝 저쪽 끝이 100km입니다. 바닷가 나가려면 한 30, 40km 나가야 되고. 저 있는 데는 논에 물대기 해서 거기서 놀고 그런 수영인데, 냇가에서 하다 보니까 아 내가 수영을 잘 하는 모양이구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가 중학교 3학년이 되니까 집안에 여유 있는 애들은 서울로도 유학 가고 광주로도 하고 어디로 가는데 저만 해남에 남게 되니까 안 되겠다, 나 수영 오디션 봐서 되면... 장학생으로 다니면서 서울 생활을 서울을 동경하게 됐던 거죠. 그런데 제가 아시아 벽만 허물고 세계 벽에 도전을 못했던 건 벽돌장이 너무 부족했어요.

박인규 : 어떤 의미입니까?

조오련 : 큰 집을 지으려면 벽돌장이 많아야 할 거 아닙니까. 그런데 제가 수영을 너무 늦게 시작해서 기본연습량, 그러니까 세계적인 선수가 되려면... 지구가 4만 킬로인데 하루 10000m씩 13년을 해야 돼요. 그러니까 조기교육을 5, 6, 7살에 시작해서 19, 20살에 빛 보는 거죠. 그런데 저는 19살에 처음 YMCA 가서 풀장 보고요

박인규 : 말하자면 체계적인 수업을 받은 게 19살...

조오련 : 예. 19살에 처음 선수촌 들어가고요 처음 수영장에서 총소리 듣고 스타트 해봤습니다.

박인규 : 19살에 처음 배우셔서 19살에 금메달 딴 것도 대단한 거네요.

조오련 : 예. 그러니까 앞으로 먼 훗날, 먼 훗날 금메달을 과연 얼마만에 땄는가. 그건 아마 기록으로 남을 겁니다.
박인규 : 일부에서는 조오련 선수가 워낙 폐활량이라든가 신체적 조건이 좋아서 그렇다는 얘기도 하던데..

조오련 : 그런 얘기도 하고, 실제 폐활량을 제가 신인발굴로서 처음에 제가 데뷔할 때 해남고등학교 다니다가 자퇴를 하고 와서 소속장에 도장이 없어요. 시합출전서에.. 그래서 저는 소속이 없으니까 대학 일반부로 뛰었죠. 그래서 제가 400, 1500 우승을 했어요. 그때 민관식... 국회부의장 하시던 분이 대한체육회 회장님으로 계셨고 선수촌을 만드시고, 고인이 되셨는데 그분 눈에 들어서 선수촌을 들어가게 돼서 정식적으로 코치 지도를 받게 된 거죠 제가.

박인규 : 제가 재작년인가 독도 울릉도 아드님이랑 두 분이 하실 때 TV를 봤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러더라구요. 수영 선수, 그러면 박태환 선수는 역삼각형에 날씬한데 조오련 선수는 왜 이렇게 배가 나왔느냐.. 선수 같지 않다, 그런 얘길 하던데요..

조오련 : 저도 선수 시절에 어느 구간을 놓고 있는 힘을 다해서 역행할 때는 저도 날씬했습니다. 옛날 사진 보면 저도 날씬해요. 그런데 제가 대한해협 하면서부터 체중을 불리고 도버해협 같은 경우에는 물이 15도 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까 쉽게, 우리나라가 북위 38도선입니다만 런던은 북위 55도입니다. 훨씬 더 추워야 될 건데 멕시코만 난류가 흐르기 때문에 영국에 안개가 끼는 거거든요. 그래서 15도에요. 그래서 대한해협 할 때는 85kg이었는데 도버해협 할 때는 97kg으로 늘렸어요. 지방질을 두껍게.

박인규 :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거군요. 1970년도에 처음 조오련 선수가 국제대회 나가서 금메달을 따셨고 그 뒤에 82년도인가요, 최윤희 선수가 아시안게임에서 땄고, 그 뒤에 올해 박태환 선수가

조오련 : 지상준 선수가 땄고, 방상훈 선수도 땄고.

박인규 : 아, 또 있었군요. 어쨌든 박태환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는데 그걸 보시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을 것 같아요.

조오련 : 예. 저도 참 고민이 많습니다. 제가 직접 박태환이가 성장하는 데 도움도 못 돼 준 게 첫째 미안하고. 그리고 제가 현장에서 많이 떨어져 있었으니까, 제 수영 하느라고 후배 양성이라든가 그걸 못했기 때문에 제가 주제넘게 박태환이를 평가하는 것도 그렇지만. 세계 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게 북경올림픽까지 이어져야 될 건데 박태환을 싸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수영계에서 썩 향기롭지 못한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서 염려돼요. 걱정스럽습니다.

박인규 : 상당히 중요한 얘긴데, 향기롭지 못하다는 건 어떤 의미입니까?

조오련 : 수영연맹이 비리로 인해서 재판받고 있고 얽히고 설키고 하는데 선수가 속 편할 리가 있겠어요?

▲ ⓒ프레시안

박인규 :
현재 일본에서 프레올림픽에 참가한다던데...

조오련 : 그러니까요. 그걸 이번에 보면, 연맹이 좀 복잡했거든요. 어린 선수한테 얼마까지 미쳤는가.. 이번 프레올림픽에 보면 아마 그게 나타날 거 아닙니까.

박인규 : 조오련 선수도 한 때 수영연맹 이사를 하신 걸로 아는데, 조오련 선수 보시기에 수영연맹의 문제점은 어떤 겁니까? 그렇다면...

조오련 : 조금 했습니다. 뭐랄까, 힘있는 회장이 나와서 시원하게 돈 풀 때는 풀고 해야 되는데 좀 짜가지고요. 안 써요, 통 안 쓰고 그냥 체육회나 체육진흥재단에서 나오는 돈만 갖고 대충 살림 꾸리려고 하니까 양성이 됩니까? 그 가운데서도 듣기로는 훈련비를 잘라먹어서 어쩌고 고발당하고 검찰 조사 받고 그래요. 그래서 어디 가서 좀 창피하고 그래요.

박인규 : 혹시 박태환 선수를 직접 만나보신 적은 있으세요?

조오련 : 어렸을 때만 보고, 제가 해남 내려가는 통에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따고 온 이후로는 못 봤습니다. 화면으로만 자세히 봤죠.

박인규 : 조오련 선수 같은 경우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국제수영대회 2연패 2관왕을 하신 분인데, 제가 봤을 땐... 물론 바다수영도 매력이 있겠지만, 수영을 해서 계속 지도자로 남으셔서 후진양성을 하셔도 괜찮았을 텐데 그 길을 택하시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나요...

조오련 : 예. 연맹 사정에 의해서, 제가 백의종군하겠다 해도 받아주지를 않았어요. 내가 느낌을... 내 장거리 할 때 느낀 믿음을 누구한테 전해 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부탁해도 연맹이... 그 당시 집행부에서 NO를 해서요.

박인규 : 조오련 선수께서는 지도자를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조오련 : 네. 그래서 코치아카데미도 수료했습니다.

박인규 : 그런데 수영연맹에서 별로 흔쾌하게 안 받아줬다. 왜 그럴까요? 좀 이해가 안 가는데...
어쨌든 올해 박태환 선수가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많은 분들은 우리나라 수영이 굉장히 발전했다고 생각하는데. 수영인의 한 분으로서 지금 우리나라 수영의 실력이랄까 수준이랄까...

조오련 : 박태환 선수는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지만, 북경올림픽에서 금메달도 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거고요. 그런데 수영은 박태환 선수 종목만이 아니거든요. 접영, 평영, 배영도 있고 이렇게 골고루 발달돼야지 어금니 두 개 가지고 음식이 씹어지겠습니까? 수영이 정말 발전해야 한다면 네 가지 종목이 고루 발전하고, 그 선수가 은퇴하더라도 바로 연결시킬 수 있는 후배들이 있어야 되는데, 우리나라는 저 끊어지고 10년 만에 방성훈이 나왔고, 최윤희 배영 관둬 버리니까 배영 나오는 사람이 없었죠. 그러니까 이게 자꾸 토막이 안 게... 원인은, 뭐랄까요 뱀새끼가 많으면 용이 끼고, 새가 많으면 봉이 낀다고, 선수 등록층이 좀 두꺼워야 거기서 우수한 자질을 가진 사람이 나올 건데 외국에 비하면 연맹등록선수들이 너무 적습니다.

박인규 : 아까 3000명 정도라고 하셨죠...
분명히 조오련이라든가, 최윤희, 지상준, 박태환 같은 특출한 선수들이 있는데 좀 더 많이 발굴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을 많이 만들어내는. 어떻게 보면 연맹의 역할이라고 봐야 될까요?

조오련 : 행정력이죠. 행정력하고 지도, 선수, 이게 삼위일체가 됐을 때 힘이 발휘되는 거지. 박태환이 사실 뭐 있습니까, 그릇 속에 물이죠. 물을 안 엎지르게끔 북경까지 잘 들고 가는 건... 접시는 행정력이고 들고 가는 사람은 코치일 거 아닙니까. 물을 안 엎지르게끔 잘 가지고 가서, 처음 담았던 목적 그대로 물을 쏟아 놔야 금메달이 될 건데, 사람이 흔들린다든가 그릇이 흔들린다든가 그러면 물이 다 쏟아져 버리죠.

박인규 : 아까 잠깐 말씀하셨는데 앞으로 계획 중 하나가 독도를 33바퀴 돈다. 그것 좀 말씀해 주시죠.

조오련 : 독도를 33바퀴 도는 이유는 을사늑약으로 인해서 일본이 자기 주장을 하는데 3.1운동 독립선언을 했으니까 무효화 된 거 아닙니까. 그때 서명한 사람들이 33인이어서, 33바퀴를 돌면 좀 우리 국민들도 독도의 크기도 알고 독도에 대해 관심을 더 가져 주시지 않을까

박인규 : 독도 크기가 진짜 얼마나 됩니까? 한 바퀴 돌면 몇 킬로미터 되나요?

조오련 : 한 4.5km나옵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알기를 독도를 섬 하나로 보는데요, 동도와 서도가 있고. 또 해양청에서 섬으로 호칭할 수 있는 건 물이 만수위가 됐을 때... 밀물과 썰물이 있지 않습니까. 만이 들어왔을 때 손톱만 나와도 섬이랍니다. 이어도는 수중 2m에 있어도 섬으로 쳐서 해양기지를 세우지 않았습니까? 그게 독도에 있는 섬은 93개 됩니다. 그리고 넓이는, 요즘 평수는 안 된다고 해서 계산이 잘 안되는데, 평수로 얘기해도 돼요? 축구장 넓이가 2200평입니다. 국제경기 할 수 있는. 105m에 75m하면 2200평이 국제축구경기 하는 축구장인데 독도가 그 축구장의 23개 넓이입니다. 작은 게 아닙니다. 그리고 일본 사람들이... 제 수영도 수영이지만 그 작은 돌섬을 일본 사람들이 왜 그렇게 탐내느냐. 그걸 제가 알았어요. 독도 앞에 가면 2000m 이상 수심급이거든요. 거기는 하이드레이드라는 메탄가스가 얼어져 있는 데 50조억 원어치가 묻혀 있답니다. 그걸 끄집어내 가공만 하면 우리나라가 수십년간 쓸 수 있는 연료가 된다고 해서, 일본 사람들이 하이드레이드를 탐내서, 조그만 독도 가지고 국제적으로 분쟁하면 사실 망신스럽죠. 그런데 그 사람들 저의는 그게 아니란 말이죠.

박인규 : 언제쯤 도전하실 계획입니까?

조오련 : 내년 7월 1일에 들어갑니다.

박인규 : 네. 독도 33바퀴... 완주 잘 하셔서 대한민국 남성의 기개를 널리 떨쳐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조오련 : 그리고 꼭 이 자리에 다시 한 번 나오고 싶네요.

박인규 : 그때 다시 한 번 모시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선수와 함께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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