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은 현재 한국인 인질 19명을 모두 5개 조(組)로 분산해 억류하고 있으며 일부 한국인 인질은 '모두 한 곳에 있게 해달라'며 19일 아침부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고 정통한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한국 측과 탈레반의 대면협상에 깊숙이 관여한 이 소식통은 19일 오후(현지시각) 연합뉴스와 간접 통화에서 "탈레반은 4명씩 4개조, 3명씩 1개조 등 모두 5개 조로 인질을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각 조에는 남성이 1명씩 끼어 있는데 이는 어려움에 처한 여성이 있으면 남성 탈레반 대원에게 알리고 여성을 돕는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라며 "이는 전혀 상관없는 남자가 여성에 접근하지 못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살해(남성 2명)와 석방(여성 2명) 뒤 현재 탈레반 수중에 있는 한국인 인질은 여성 14명과 남성 5명 등 모두 19명으로 파악된다.
이 소식통은 "이들은 모두 가즈니주에 있다"며 "19일 아침부터 한 조의 남성 1명과 여성 인질 2명이 '우리 일행을 모두 한 곳으로 모아달라'고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단식 투쟁을 시작한 인질이 누구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이 소식통은 이들 중 남성 1명이 인질 19명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고 말한 것으로 미뤄 유경식(55) 씨로 추정된다.
5개 조는 현재 파키스탄의 영향을 받는 온건 세력(2개조)과 탈레반 지도부의 직접 통제를 받는 강경 세력(3개조) 등 2개 세력의 영향하에 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또 한국 측과 탈레반의 2차 대면협상(11일)에서 한국 측은 금액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진 않았지만 몸값을 제공할 수 있다고 탈레반에 제안했고 탈레반 대표 2명은 이 제안을 탈레반 지도부에 보고했다.
이 제안이 접수되자 인질의 신병을 관리하는 강ㆍ온 2개 세력이 이를 수용하는 문제를 놓고 충돌했으나 결국 강경 세력의 목소리가 우세해 3번째 대면접촉(16일)에서 몸값을 받지 않고 수감자 석방을 요구한다는 기존 입장을 한국 측에 밝혔다.
이 때문에 16일 이후 대면협상이 답보 상태로 접어들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또 한국 측은 2차 대면협상시 인질 21명을 일괄 석방하라고 요구했으나 탈레반은 단계적 석방을 고집, 이견을 나타냈다는 게 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하지만 먼저 석방된 김경자, 김지나 씨는 아무런 물질적 대가가 오가지 않았다고 이 소식통은 확인했다.
이 소식통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 3∼4명 만이라도 석방하겠다고 강경 입장을 틀면 협상은 급진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아프간 정부의 태도가 워낙 완고해 협상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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