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경선의 대미는 불법선거 공방이 장식했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선출 경선을 하루 앞둔 18일, 이명박 후보 측은 '박근혜 후보 선거사무소 소속 성명 불상 선거 운동원'이 이 후보를 비방하는 유인물을 살포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박 후보 측 담양지역 특보를 금품살포혐의로 중앙선관위에 고발하기도 했다.
불법 선거전의 배후로 지목된 박 후보 측은 "이 후보 측이 자작극을 벌이고 있다"고 반발하는 한편으로는 이 후보 측의 불법선거 사례를 찾으려 혈안이 된 모습이다.
"판세가 안 바뀌니 난동 수준 선거운동"
고발을 한 이 후보 캠프 은진수 법률지원단장은 "누가 한 짓인지 아직 명확하진 않지만 유인물 내용이 이 후보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이고 심지어 박 후보 측 내부 문건으로 보이는 것이 포함돼 있다"며 "검찰이 배후를 밝혀달라"고 밝혔다. 전날 여의도역, 신촌 등지에서 수거했다는 12종류의 비방 유인물 수백 장이 증거물로 첨부됐다.
유인물은 '이명박씨 선거법 위반 재판 김유찬 위증교사 내가 했다'는 1996년 종로지구당 간부 권영옥 씨의 발언이 담긴 <경향신문> 8월15일자 1면, 10면 기사를 앞뒤로 복사한 A4용지를 비롯한 5종류다. 이 후보의 BBK 관련 의혹을 제기한 <한겨레> 기사를 복사한 유인물도 살포됐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완전히 유신 때나 있는 군사 독재 때나 있음직한 일이 벌어졌다"며 "판세가 도저히 바뀌지 않아 초조하니깐 쿠데타 수준, 난동 수준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건 경선 판을 깨겠다는 의도거나 아니면 경선을 안 하고 탈당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유인물을 유포자가 박 후보 측 인사라고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박 후보 측의 소행으로 몰아붙인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이 후보 측은 박 후보 측 담양지역 특보 2인을 금품살포 혐위로 중앙선관위에 고발하기도 했다. 박 후보 측으로부터 선거 1인을 확보하는 대가로 활동비 15만 원씩을 약속받은 이들이 지난 7일 선거인 5인에게 식사를 제공한 혐의를 포착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은 관련자의 실명, 연락처, 차량번호 등 혐의자의 구체적 신상까지 공개하며 이를 "박 후보 측의 조직적인 금품 살포 의혹의 일단"으로 몰아가는데 주력했다.
"대역전극 막으려 어처구니없는 자작극"
이같은 의혹 제기에 박 후보 측은 "우리는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오히려 박 후보 측 이정현 대변인은 "막판 대역전극이 벌어지고 있음을 확인한 이 후보 측의 어처구니없는 자작극"이라고 역공했다.
이 대변인은 또 "이 후보 측이 지금 문자메시지를 통해 불법으로 박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무차별적으로 살포하고 있다"며 "이 후보 측은 비열한 박 후보 비방 문자메시지 발송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후보 측에서 찍었다는 증거를 핸드폰으로 찍어서 보여 달라고 한다는 제보가 전국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헌정사상 이래 가장 해괴망측한 불법선거"라고 비난하기도 했지만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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