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의원은 14일 "참여정부는 성공한 정부이며 다만 성공했다는 평가를 못 받고 있는 정부"라고 말했다.
오는 18일 대선출마 선언을 앞둔 유 의원은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정책 중 몇 가지 시행착오를 겪은 분야가 있고 국민의 평가와 관련한 소통을 원활히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참여정부에 내가 가장 수혜자"
그는 다만 "노 대통령이 국정수행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며 "집권초기부터 우려를 해 많은 건의를 드렸고 대통령도 나름 노력해왔다고 생각하나 국민들이 보기에 정서적으로 섭섭할 소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을 참여정부의 수혜자로 보느냐'는 질문에 "저만한 참여정부의 수혜자가 또 있나 싶다"며 "누구는 (노무현 대통령과) 의리가 있다고 하나 저 정도 수혜 받은 사람이 그 정도 의리도 없으면 사람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노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두 번이나 당선된 유일한 의원이고 40대라는 젊은 나이에 보건복지부 장관이라는 큰 역할을 두 번이나 맡았다"며 "'정치적 경호실장'이라는 말은 과장된 것이지만 참여정부에서 가장 수혜를 얻은 사람이 다른 마음을 품는다면 그 또한 어느 국민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다만 "노 대통령은 6개월 후에 퇴임할 분이고 저는 친노 후보로 서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업으로 치면 독립해 내 회사를 창업하는 것인 만큼 제 목소리를 내고 저의 비전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도 섭섭해 하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는 우승 야망을 가진 페이스메이커"
유 의원은 이어 "나를 우승의 야망을 품은 페이스메이커로 불러달라"며 "제 목표는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이며 달리다보면 일등하는 운명이 열리는 것 아닌가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사한 비전을 가진 후보 간의 단일화를 거부하거나 닫아놓을 수만은 없지만 마라톤 경기를 하다보면 페이스메이커도 우승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며 "다른 후보들도 긴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일각에서는 지지율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나 제가 다듬어온 '행복한 대한민국 전략을 말씀드리고 대화를 시작하면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안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이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받을 '약속'으로 △당내 경선에서는 정책, 비전 경쟁 외에 무제한 네거티브는 가능한 제한할 것 △후보단일화를 위한 대권도전 포기 시 자신의 결정을 따라 줄 것 △당 후보로 당선된 이후 여타 예비후보의 공약을 받아들인 정책 수정에 대해 문제제기 하지 말 것 등을 제시했다.
그는 이와 관련 "대선은 정책과 비전 사이의 경쟁이기 때문에 제휴와 연합도 미래 비전 사이에 이뤄지는 것이 옳다"며 "그런 기준에서 제휴와 연합이 필요할 때 열성 지지자가 자기의 뜻을 접어야 할 상황이 있을 수 있고 그 경우 상의는 하겠지만 결정 권한을 내게 맡겨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있을 당내 경선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 및 중도하차 가능성을 폭넓게 열어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해찬 전 총리를 돕기 위해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세상에 남을 돕기 위해 후보로 나서는 게 어디 있느냐"면서 "저의 목표는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이고 가다보면 국민의 뜻이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할 때 차선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 통해 선출한 후보를 당 최고 지도자로"
한편 이날 유 전 장관은 범여권 제3지대 신당인 대통합 민주신당에 합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는 '열린우리당을 지키는 것이 옳지 않느냐'고도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이미 철거대상으로 확정된, 실패한 정당이고 열린우리당이 실패한 것을 신당에서 시도해 신당을 독자적인 영혼을 가진 정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주신당에 대해 "열린우리당의 실패는 정책 담론의 부재에서 온 것"이라며 "신당도 비슷한 문제가 과제로 있고 이를 잘 해결하면 살아남을 것이고 그러지 못하면 열린우리당과 비슷한 운명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은 한나라당 출신 세력이 들어오고 시민단체가 들어와 열린우리당보다 구성이 더 복잡하고 스펙트럼이 더 넓어졌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이미 과거의 잘못이 있기 때문에 후보경선 절차를 통해 잘만 하면 단기간에 신당에 영혼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래서 '원샷 대통합'을 주장했다"면서 "경선을 통해 선출되는 후보를 당의 사실상 최고 지도자로 하고 그 후보의 정강정책, 전략, 비전을 당의 전략과 비전으로 선택하고, 집행력을 담보하기 위해 재정권이나 공천권 등을 모두 후보에게 주면 총선과 대선의 파고를 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독기' 버린 유시민?
한편 유 의원은 자신의 공격적인 이미지를 누그러뜨리려는 노력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기자간담회 시종일관 미소 띤 얼굴을 유지했으며 자신에 대한 범여권 내의 비판에 대해서도 "인격적 비난에 대해서는 무대응이 대응방침"이라며 피해갔다.
그는 "인격적 비난은 사실적 근거보다 주관적 인상과 개별인상을 근거로 한 것이라 반박할 방법도 없다"며 "지난 전당대회 이후 저의 인격에 대한 공격에 대해 공공의 영역에서 대응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그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소유 의혹이나 민주당의 독자경선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제 집안일 못해서 망하는 판에 다른 당에 대해 논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피해가는 한편 "한나라당은 덜 살벌하게, 달콤 살벌하게 했으면 하고 민주당은 국민에게 도움 되는 멋진 경선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격려사'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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