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여행가 장영복씹니다. 장영복씨는 해외여행자유화가 실시되기 전인 1988년 호주로 어학연수를 떠나.. 공장 청소와 과일따기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 호주와 동남아를 여행한 배낭여행 1세대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 4학년 때인 1991년 여름방학 때 신발끈 여행사를 설립했고 남아공-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트럭여행과 호주, 미국 워킹홀리데이 그리고 모로코 사막여행과 중국-티벳간 찡창열차 여행과 킬리만자로 등정 등 국내 최초의 여행루트를 개쳑했습니다. 지난 20년 간 세계 각국을 여행했고 올해 초 한국인 가운데 일반인으로는 처음으로 남극대륙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박인규 : 저희가 이번 여름기획의 큰 제목을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여행이야기'고 달았는데 장영복씨는 소개하다 보니 특별하신 분은 아닌 것 같아요. 여행 전문가신 것 같은데요?
장영복 : 전문가라는 게 어는 날 되는 게 아니고 여행하다 보면 나중에 되는 것 같아요. 어떤 스텝을 밟는 중이죠 저도.
박인규 : 청취자들이 들으시면 지금 굉장히 더울 땐데 남극을 갔다 왔다. 듣기만 해도 시원할 것 같은데 남극은 언제 갔다 오신 겁니까?
장영복 : 남극은 제가 작년 12월 31일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2월 2일에 돌아왔으니까 한 달 조금 넘게 걸렸습니다.
박인규 : 35일 걸린 거네요. 제일 추울 때 가신 이유가 뭐에요?
장영복 : 아시겠지만 남반구와 북반구로 나눠지니까 북반구가 겨울일 땐 남반구가 여름입니다. 그래서 남극이 워낙, 특히 해안가 같은 경우 덜 춥지만 남극점 같은 경우 추울 땐 70에서 80도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그때는 도저히 여행할 수 없고, 남극이 여름일 때, 영하 30도일 때 여행하게 됩니다.
박인규 : 딴에는 남극이 제일 더울 때 가신 거군요. 그런데 왜 남극을 가실 생각을 했습니까?
장영복 : 남극을 사람들이 왜 갔냐고 자꾸 물어보시는데 제가 원래 직업이 여행사를 하다 보니 통계를 접할 수가 있었습니다. 통계를 보다 보니 미국 사람들이 만여 명 남극을 두세 달 동안 가더라구요. 만 명 이상 가시는 것 같고, 영국이나 호주 분들도 한 4, 5천 분 정도 가시고 일본 분도 한 8백 분 가시고, 그런데 우리나라가 여행객의 숫자가 작은 숫자가 아거든요. 그런데 그 당시 보니까 두 분 가셨더라구요. 우리나라가 비율상으론 일본보다 더 많이 나가고 있고 대만 이런 데보다 훨씬 많이 나가는데도 대만이나 필리핀보다도 더 못 간 수치더라구요.
박인규 : 우리나라 분들이 많이 나가시지만 남극 가신 분들은 별로 없더라.
장영복 : 그러니까 양은 많은데 잘 선택을, 특별한 부분들을 선택을 잘 안 하시는 거 아닌가 해서 그런 부분을 홍보할 겸 해서 여행을 갔습니다.
박인규 : 한국 분이 두 분이라는 건 산악인 말씀하시는 겁니까?
장영복 : 저희가 그 프로그램 말고 산악인이 아닌 일반인들도 여행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제가 직접 신청했고, 거기서 이야기하기를 인원이 어느 정도되면 팀 리더는, 대장 같은 경우는 많이 할인이 되더라구요. 그런데 한 명이 돼서 한 분과 같이 갔어요.
박인규 : 장영복씨 가실 땐 두 분이 가신 거고 그 이전에 가신 분이 있다던데 산악인인가요?
장영복 : 남극점에 대해서, 남극여행 자체는 해안크루즈라든지 이런 데는 많이 갔지만 남극점에 대해서는 들어도 아시는 허영호씨나 박영석씨가 가셨고, 그리고 세 번째로 남극점을 스키로 여행을 한 건 제가 세 번째 아닌가 합니다.
박인규 : 남극여행 만 명이라고 하지만 그 분들은 크루즈라고 해서 배 타고 도는 거라면서요.
장영복 : 배를 타고 가서 내리기도 합니다. 생태관광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박인규 : 장영복씨는 그런 게 아니라 걸어서 남극점, 남위 90도까지 갔다 오신 거죠?
장영복 : 그렇죠. 걸어선 못 가고요, 거기가 눈이 빠지기 때문에 스키 타고 썰매 끌고 여행하는 겁니다.
박인규 : 언론보도를 보니까 남위 89도에서 출발해서 스키 타고 남극점까지 가셨다는데 거리가 얼마나 됩니까?
장영복 : 그쪽을 가니까 마일을 많이 쓰던데요, 한 도가 60마일 정도, 110킬로 조금 넘는거리를 갔는데 워낙 또 영하 30도고 바람 불면 50도되더라구요. 그리고 썰매가 40킬로 끌다 보니 그렇게 속력을 많이 내지는 못하더라구요.
박인규 : 썰매를 끌면서 스키를 타고 가는 거군요.
장영복 : 스키를 타고 썰매를 끌면서
박인규 : 그 100킬로미터 정도는 얼마나 걸렸어요?
장영복 : 거의 열흘 걸렸어요. 하루는 너무 바람이 불어서 이동을 못 한 적도 있고, 일반인들이 가시는 한계가 있다 보니까 한 열흘 정도 걸렸습니다.
박인규 : 하루에 한 10킬로 정도 가신 거군요?
장영복 : 하루 10킬로는 아니고 어떤 날은 20킬로 가고 어떤 날은, 날씨 안 좋은 날은 10킬로 가고 이런 식으로..
박인규 : 잠은 텐트 치고 주무시고.
장영복 : 잠은 텐트에서 자는 거죠.
박인규 : 여름이면 북쪽도 하지 때는 백야라고 해서 밤이 없다잖아요. 남극도 그때면 밤이 없을 것 같은데요.
장영복 : 그렇죠. 해가 24시간 떠 있습니다. 그래서 텐트를 치면 햇빛이 텐트 안으로 조금 들어오기 때문에 바깥에선 그렇게 춥지만 텐트를 치면 따뜻한 건 아니지만 햇빛이 있어서 견딜 만합니다.
박인규 : 하루 종일 해가 있으면 이상할 것 같아요.
장영복 : 그렇게 피곤하게 하루 9시간씩 스키를 타는데도 불구하고, 밤에 잠이 안 와서 어떤 날은 한 두 시간 밖에 못 잔 적이 있습니다 . 불면증에 좀 고생하기도 합니다.
박인규 : 저희는 남극을 안 가봤고 TV로만 봐서, 남극대륙을 스키 타고 가신다는데 실제로 가보시니까 남극의 풍경은 어떻습니까? 동물도 있고 그런가요?
장영복 : 해안가의 크루즈여행 같은 경우는 생태관광으로 해서 펭귄, 고래, 알바트로스 이런 걸 구경을 많이 하게 되고요. 저 같은 경우 약간 탐험에 가까운 여행이었기 때문에 생명체는 없었습니다. 한 번은 제가 중간에 비행기를 타고 급유를 하는 데가 있어서 거기 내렸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추웠기 때문에 나머지 비행을 하는 동안 세계에서 가장 큰 사막이 남극이라고 합니다. 아주 편평한 설원이 펼쳐져 있는 데를 아무 것도 없다 보니 한 100미터 높이로 비행기가 날아갔거든요. 그 멋있는 광경이, 그때는 좀 공포분위기도 연출됐습니다.
박인규 : 걸어가시다 보면 생물체는 없고 같이 남극점을 가시는 분들은 자주 만날 수 있나요?
장영복 : 자주 만나는 건 아니고 남극점을 목표로 해서 스키를 타고 가시는 분들이 1년에 다 해야 한 50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겨울에만 가는 거기 때문에, 그런데 우리 같은 경우는 다국적으로 6명이 갔는데, 4명과 2명이 헤어졌습니다. 안개라든지 이런 것 때문에 헤어졌다가 나중에 만나는 때가 있었는데 멀리 한 10킬로 밖에 있는데 보이더라구요.
박인규 : 단 두 분이서, 아무 것도 없고 얼음과 눈만 있는 데를 열흘 동안 걸어가시면 무섭다는 생각이 안 드십니까?
장영복 : 첫날 도착해서 같이 가신 분이 짐을 잘 못 끌었어요. 그런 짐들이 저한테 오고, 또 남극이 89도라는 데가 해발 3천 미터인데 추위 때문에 4천 미터로 느낀답니다. 갑자기 비행기가 거기다 내려주다 보니 호흡도 가쁘고 썰매도 무거워졌고, 그래서 첫날 구조요청을 했습니다. 못 가겠다. 그런데 거기서 대답이 뭐였냐면, 만약에 보험을 들었는데 너가 가다가 동상이 걸려서 손가락을 자르든지 하면 구조를 해주지만 그냥 구조를 하면 돈을 내야 된다. 그 구조비용이 한 8천 만원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열심히 갔습니다.
박인규 : 겁나서 구조요청은 안 된다.
장영복 : 돈이 겁나서
박인규 : 딱 남극점에 도착하니 기분이 어떠시던가요?
장영복 : 남극점이라는 데가... 제가 킬리만자로를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올라갈 때 오바이트를 한 13번 정도 했던 것 같아요. 고산증세가 많이 와서 올라가니까 눈물이 나고 막 그냥 부둥켜안고 울었는데, 남극점은 더 힘든데도 불구하고 가다 보면 보입니다. 한 3일 전부터 보입니다. 한 3일 동안을 보이는 데를 가고 있는 거니까 그 감흥은 이미 3일 전부터 느꼈기 때문에 아마 도착 자체는 그렇게 감흥은... 그냥 고생이 끝났구나 하는 감흥이 온 것 같아요.
박인규 : 남극점이라는 걸 어떻게 알아요? 거기 표지 같은 게 있습니까?
장영복 : 지오그래픽 사우스코리아라고 해서 옛날 고전적인 남극점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원구 같은 걸 하나 만들었고, 아문센과 스콧이 처음 오신 분들이니까 그 분들의 표지판을 만들어 놨고, 그리고 거기를 1960년대부터 미국에서 과학기지를 만들어서 그게 보입니다.
박인규 : 남극점에도 사람이 살고 있습니까?
장영복 :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미국 과학기지 연구원들... 상주하고 있습니다. 남극이 겨울일 땐 50명 정도, 여름일 땐 300명 정도 상주합니다.
박인규 : 거기 춥다면서요? 전력이라든가 이런 게 되나요?
장영복 : 제가 들은 말에 의하면 기름 1갤런이 두바이유가 70불 80불 이렇게 하는데 거기는 만 달러라고 합니다. 천만원. 운송하는 운송하는 비용이 드는 거죠. 그 기름을 보일러를 돌려서 살고 계시는거죠
박인규 : 그럼 그 기지 유지비용만 해도 엄청나겠네요.
장영복 : 엄청나죠. 그래서 저희 같은 경우도, 거기 음식도 있는데 저희가 이용할 순 없고 저희가 이용할 수 있는 건 화장실만 이용하게 해주고, 그분들도 샤워도 제디로 못 하고
박인규 : 미국 사람들은 거기다 기지를 왜 만들었대요?
장영복 : 아마 옛날에 구소련과 경쟁시대에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과학기지지만 옛날엔 정보수집, 여러 가지... 그리고 지금 현재 가봤을 땐 우주를 거기서 연구하더라구요. 왜 남극점에서 우주를 연구하나 했더니 우주에 있는 원자들이 옛날에 떨어져 있는 운석도 그렇고 저 빙하 밑에 있는 입자들을 추출해 보면 우주의 입자를 볼수 있답니다. 그럼 지구의 기원이나 우주의 기원도 볼 수 있는... 다양한 형태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 방송 들으시고 남극을 한 번 가보고 싶다 이런 분도 계실 것 같은데 경비가 만만치 않다면서요?
장영복 : 일단 해안에 크루즈를 10일정도 하는 걸 가면 400만원 정도, 제가 볼 땐 크루즈로서 가볼 만하다고 생각하고, 일반인들은 그쪽을 많이 가실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남극점이라는 데는 에베레스트 올라가듯이... 거기 올라가는 비용이 몇천 만원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남극점도 가는 건 4천만원 정도 비용이, 상상할 수 없는
박인규 : 비용이 왜 그렇게 많이 듭니까?
장영복 :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기름 한 통이 천만원인데, 사람을 거기까지 데려다 주려면 비용이 얼마나 많이 들겠습니까
박인규 : 그래도 혹시 나도 한 번 남극점에 도전해야겠다 그러면 어떻게 준비를 해야 됩니까?
장영복 : 일단은 저도 경험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준비 리스트가 딱 왔는데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이 별로 없더라구요. 그래서 한 예를 든다면, 양말인데 고무 같은 양말이 있습니다. 방수면서 방한까지 될 수 있는 양말이 있는데 그런 것도 구하기 힘들었던 것 같고. 또 거기 전기가 없다 보니 카메라 같은 걸 충전하려면 솔라판넬이란 게 필요합니다. 태양충전기... 그런 것들. 그런 걸 좀, 저도 외국 나갈 기회가 많이 있어서 그런 걸 좀 사왔고 저희가 또 여행사를 하고 있으니까 빌려 드리겠습니다.
박인규 : 그 외에도 말하자면 추위를 이기기 위한 장비들이 많이 필요해서그런가보죠?
장영복 : 추위가, 제가 남극점을 스키를 타고 가다 보니까 제일 고통스러운 게 휴식시간입닙다. 휴식시간이 가장 편안한 시간이어야 할 텐데, 가만 있는 시간이 제일 힘들더라구요. 가만히 한 3분 정도 물 마시고 초콜릿 먹고 이동하다 보면 그때 손이 저리기 시작합니다. 장갑도 이미 한 네 개를 꼈는데도 불구하고, 그러면 폴대를 옆에 끼고 손을 텁니다. 그러면 심장에 있는 따듯한 피가 전달돼서 한 10분 정도 후면 따뜻해 지는. 그 정도 추위기 때문에 모자도 한 세 개 써야 되고. 또 제가 느낀 건 공기가 추위를 방어한다는 걸 이번에 배운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분들은 그물옷을 입습니다. 옷과 옷 사이에 공기층을 형성해서 추위를 방어하는 장비도 있습니다.
박인규 : 서울에서 떠나서 갔다 오시는 데 35일 걸리셨는데 정상적으로 그 정도 걸리는 건가요?
장영복 : 정상적으로 간다면 한 20일정도면 갈 수 있는데 남극이 워낙 전 세계에서 바람이 가장 많이 부는 곳이기 때문에, 또 비행기가 어디 착륙하냐면 얼음입니다. 블루아이스라고 하죠. 한 1000미터이상 두께의 아이스에 착륙하다 보니까. 특히 바람이 불면 꼬리날개에 바람을 받아서 뒤집힐 수 있거든요. 그래서 바람이 없을 때 가게 되고. 또 89도로 갈 때는 경비행기로 가는데 그건 프로펠러다 보니까 마찬가지로 바람이 없을 때 이동해야 됩니다. 그런데 바람이 워낙 많디 보니 그거 기다리는 시간이 아주 인내를 요하죠
박인규 :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 때문에 많이 걸렸군요. 장영복씨 같은 경우는... 남극에 처음 갈 땐 스키를 못 타면 못 간다던데요
장영복 : 크로스컨트리 경험이 있어야 된다. 그래서 저도 강원도에 가서 한 번 연습했는데요, 우리 경주하는 크로스컨트리와 여행하는 크로스컨트리는 다르고요. 스키 같은 경우도 저희가 용품 중에 스키스킨이라고 해서 스키 바닥에 뱀껍질 같은 게 있습니다. 뒤로는 안 밀리고 앞으로는 나갈 수 있는... 그런데 그게 또 없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그건 빌려서 스키를 탔습니다.
박인규 : 다시 한 번 더 가라면 가시겠어요?
장영복 : 다시 한 번 가라면, 사람이 참 고통스러운 걸 금방 잊어버리는것 같아요. 그때는 정말 내가 이걸로 끝이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지금 와서는 또 다시 가라면 갈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혹시 갔다 오신 다음에 운영하시는 여행사 쪽으로 나도 한 번 남극대륙에 가봅시다. 이렇게 요청하시는 분 있습니까?
장영복 : 일단 바닷가, 해안가로 가시는 분들은 문의가 있으시구요. 그런데 남극점을 간다는 건 심리적으로 좀 멀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한테는 물리적으로가 아니라 심리적으로 워낙 먼 데다 보니 못 가시는 것 같은데 아직은 문의가 거의 없습니다.
박인규 : 심리적으로 뿐만 아니라 비용적으로도 먼 것 같은데요
장영복 : 제가 볼 때 비용은 용기인 것 같습니다. 저랑 같이 가신 분도 돈이 많아서 가신 분이 절대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 강남 아파트값 비교한다면 충분히
박인규 : 그래도 서민들한테 4천만원이면...
장영복 : 서민용은...
박인규 : 남극을 갔다 오셨으니까 혹시 북극여행 같은 건 없습니까?
장영복 : 북극여행도 있습니다. 남극의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빈슨이란 산이 있는데 이 산을 왜 올가가냐면 전 7개 대륙의 가장 높은 산을 올라가는 세븐서밋이라는 타이들을 얻기 위해서 올라가는데, 북극점과 남극점을 같이 가게 되면 그랜드슬램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북극점을 많이 가시는데 온난화로 북극점이 많이. 북극과 남극의 차이는 남극은 대륙이고 땅 위에 얼음이 있는 거고. 북극은 바다에 얼음이 떠 있는 거기때문에, 그런데 그 얼음이 7, 8월에는 녹아서 배가 쇄빙선이 북극점까지 갈 수 있는 정도라고 합니다.
박인규 : 혹시 장영복씨는 북극점에도 다녀오셨나요?
장영복 : 북극점은 조금 더 어려운 여행입니다. 왜냐면 녹기 시작하기 때문에 아직은 안 가 봤어요
박인규 : 혹시 가실 계획은 없으세요?
장영복 : 저랑 같이 갔던, 6명이 출발했는데 멕시코 친구와 인도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 두 명은 바로 그 여행 끝마치고 갔습니다. 저를 놀리는 이메일을 계속 보내고 있습니다. 두 분이 만나서 가는 것들을 커뮤니케이션하는 걸 안 되니까 나를 통해서 해달라, 이렇게 마음을 자꾸 자극시키더라구요.
박인규 : 한국 사나이의 명예를 걸고 북극점도 한 번 갔다 오시죠.
장영복씨가 처음 배낭여행 가신 게 88년도. 대학교 2학년 때인데, 제가 알기로 해외여행 자유화 된 게 89년인데 그 당시 어떻게 해외배낭여행 가실 생각을 했어요?
장영복 : 제가 88년도에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보니까, 저한테는 초청할 사람도 없고 비즈니스맨도 아니고 학생으로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어학연수더라구요. 어학연수 형태로 나갔는데 그 당시는 자기 돈 내고 가는데도 시험을봤습니다. 자비유학시험이라는 게 있어요. 영어과목을 보는데, 프랑스 가시는 분들은 불어를 봤고. 백 점 만점에 60점인가 넘으면 합격증을 주고 그 합격증이 같이 있어야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박인규 : 그런데 어학연수를 가셔서 어학연수는 조금만 하시고 여행을 다니셨다 이거죠.
장영복 : 호주를 간 게 거기가 아르바이트를 허용해 줍니다. 그래서 어학연수를 하고 아르바이트로 돈 벌고, 돌아올 때 아시아로 널널하게 여행해서 온 게 첫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그러다가 대학교 때 이미 여행사를 차리셨어요.
장영복 :그 다음에도 계속 여행을 했습니다. 어떻게 해서 학교 교환학생으로 가기도 했고. 그래서 그런 경험을 갖고 대학교 4학년 여름방학 때 현재의 와이프를 만나서 신발끈이라는 회사를 시작했습니다.
박인규 : 좋아하시는 여행도 하시고 여행사도 하시고 일석이조네요.
장영복 : 그렇죠. 제가 제일 행복한 사람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박인규 : 80년대까지만 해도 외국 나가는 게 엄청난 특혜였는데, 89년 이후로 해외여행 자유화가 돼서 최근에는 여행수지적자가 매년 몇십억 달러라고 걱정도 많이 하시고. 그 당시와 지금을 보면 해외여행 하시는 분들의 추세랄까, 많이 달라지지 않았어요?
장영복 : 아무래도 저희가 배낭여행 중에서 보면 가이드가 있는 단체배낭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 단체배낭은 거의 사라지는 추세 같습니다. 개별여행으로 많은 분들이. 저뿐만 아니라 많은 여행사들도 패키지보다는개별여행이 뜬다고 해서 전환하는 단계인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옛날에는 똑같은 걸 보는 여행에서 이제는 자기가 원하는 걸 따라가는 여행들이 많은 건가요?
장영복 : 뭐, 일단 제가 남극을 간 것도 아마 어쩌면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여행을 다니다 보니 좀 더 특별한 곳을 가게 되는 것 같고. 또 많은 분들이 트래킹도 많이 하시는 것 같고, 아니면 스킨스쿠버를 하러 간다든가, 이렇게 변화가 있습니다.
박인규 : 장영복씨 같은 경운은 20년 동안 여행에 푹 빠진 이유는 뭘까요? 여행이 주는 묘미랄까? 이래서 계속 여행한다. 어떤 겁니까?
장영복 : 저도, 제가 아는 분이 아주 유명한 분이 있습니다. 토니 휠러라는 론리플래닛의 회장님이고. 세계여행의 가장 높은 영향력이 제일 높은 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박인규 : 그 책이 말하자면 여행 가이드입니까?
장영복 : 예. 그런데 그 분한테 어떤 분이 물어봤어요. 어디 여행지가 제일 좋았습니까? 그랬더니 대답이, 디파쳐 라운지(Depature Lounge)라고 대답했습니다.
박인규 : 떠난다는 것.
장영복 : 아마 저도 마찬가지 같아요 항상 외국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설렘이라든지 이런 것 때문에 떠나는 것 같고, 우리나라가 반도 아닙니까? 제가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 보면 영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사람들이 제일 많았더라구요. 섬나라, 갇혀 있는 분들이 외부에 대한 호기심은 제일 많은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제일 좋은 데가 디파쳐 라운지라고 하시니 우문이 될 수 있는데, 20년 동안 많이 다녀보신 중에서 개인적으로 참 이곳이 좋았다. 특별한 곳이 있습니까?
장영복 : 개인적으로 어디가 좋았다는 것보다는 다 형태가 다른 것 같아요. 은퇴하면 저기 가서 사는 게 좋을 것 같고 가족과 가면 저기가 좋을 것 같고, 이렇게 조금씩 다른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곳 중 하나는 아마 좋은 사람들을 만났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거기 가서 현지 사람들과 정말 재밌게 지냈다든지 이런 것들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요즘에는 유럽여행부터 시작해서 미국, 동남아, 웬만한 데는 다들 다녀오셨단 말이에요. 여행사 사장님이시니까 뭔가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분들한테 이런 여행지를 한 번 가보십시오. 추천을 한다면 혹시 어디가 있을까요?
장영복 : 최근에 제가 두 군데를 갔는데, 하나는 찡창열차라고 해발 5천 미터를 통과하는. 그게 중국의 씨닝, 거얼무, 라싸라는 데를. 씨닝, 거얼무는 84년도에 완공됐고, 작년 7월 1일에 거얼무라는 데서 티벳 수도인 라사까지 개통됐습니다.
박인규 : 그 당시 국내언론도 굉장히 보도를 많이 했는데 뭐가 좋은 겁니까 거기가.
장영복 : 일단은 킬리만자로를 오바이트를 몇 번씩 하고 올라가야 되는데 거기 같은 경우는 가만히 앉아서 비행기 같은 기차를 타고 해발 5천 미터를 데려다 주니까 5천 미터의 정경들을 기차 안에서 파노라마 같이...
박인규 : 해발 5천 미터의 정경들을 조금은 편하게 경유해 볼 수 있다.
장영복 : 그리고 거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장소라든지, 7천 미터 산, 한 여름에 눈 덮인 산을 본다든지... 그리고 또 중국 열차, 이런 개념이 있습니다.
박인규 : 이틀이면 좀 짧은 것 같네요.
장영복 : 어차피 도착지가 라사니까 라사도 구경하셔야 되구요. 또 출발지는 보면 대부분 청도, 상해, 베이징, 광저우 네 군데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언론보도를 보니까 장영복씨는 우주여행도 꿈꾸고 계신다던데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 같은 게 있으면 말씀해 주시죠.
장영복 : 제가 남극 여행을 가기 전에 스페이스 어드벤처라는 미국회사에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우주여행을 하는 상업여행사인데요, 그런데 발진은 러시아에서 하더라구요. 제가 이메일을 보낸 건 지금까지는 두 가지 상품이 있는데요, 하나는 대기권 밖에서 네 시간 정도 체류하다 내려오는 게 있고, 또 아예 우주정거장에서 한 10일 정도 머물다 오는 게 있습니다. 10일 정도 머물다 오는 건 아실지 모르겠지만 참가비용이 200억 정도. 2천만불이고요. 거기 대답은 너희는 팔지 말라고 하라더라구요. 너희 같은 배낭여행사는 200억 짜리는 못 판다. 그런 것 같아요.
박인규 : 그냥 갔다만 와라.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여름특별기획『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여행이야기』그 세 번째 시간으로 남극을 여행하고 돌아온 여행가 장영복씨와 함께했습니다. 내일은 그 네 번째 시간으로 '세상의 우물'이라고 하는 바이칼을 다녀온 신영길씨와 함께 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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