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후면 대통령 후보를 결정해야 할 한나라당이 아직도 '경선룰'을 확정하지 못해 진통을 겪고 있다.
전체 선거인단에서 20%를 차지하는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 문항을 두고 이명박, 박근혜 양대 진영이 쉽사리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당 선관위는 6일 전체회의를 열어 여론조사 문항을 확정한다는 입장이지만 양 캠프 모두를 만족시킬 결론을 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李캠프 "박근혜 막가파식 협박에 굴복 못해"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은 5일 "선관위가 중재안을 제시했고 이에 박근혜, 홍준표, 원희룡 등 경선후보 3명은 동의를 했으나 이명박 후보 측만 아직 연락이 없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이 말한 중재안이란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뽑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느냐'는 문항으로 지지도 문항('누구를 뽑겠느냐')과 선호도 문항('좋겠다고 생각하느냐')를 혼합한 것이다.
박 후보 측이 지지도 문항을, 이 후보 측은 선호도 문항을 고집하자 선관위에서 고심 끝에 낸 절충안이다. 박 위원장이 이에 대한 각 캠프의 입장을 공개한 것은 이 후보 측에 절충안 수용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후보 진영은 강하게 고개를 젓고 있다. 문항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크게는 5%포인트까지 차이가 난다는 이유도 있지만 양측 '기싸움'이 최고조에 달한 마당에 상대편에 밀리는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의지도 강해 보인다.
이에 이 후보 측은 지난 3일 여론조사 전문가 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선호도 문항을 채택했던 점을 들어 "전문가들의 결론을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6일 이 후보 측 진수희 대변인은 "선호도는 그동안 한나라당 공직자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과정에 쓰였던 관행"이라며 "당 선관위가 여론조사전문가위원회의 구성 취지에 부합하는 최종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대변인은 박 후보 측의 '중대결심' 발언 이후(☞관련기사: "박근혜측 '중대결심'…한나라 경선 최대 고비" ) 선관위가 중재안을 제시한 점을 들어 "선관위가 박 후보 측의 생떼쓰기와 중대결심 운운하는 협박에 굴복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후보 측 정두언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반영비율 문제를 두고 제 3의 기관에서 결정한 것까지 박 캠프가 응석을 부리고 '막가파식'으로 나오는 데에는 명분이 없다"며 "지금까지는 계속 양보해 왔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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