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5일 밤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한국인 23명 중 1명이 살해되고 8명이 석방됐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타전돼 들어왔지만, 어느 사실에 대해서도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며 극도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8명 석방' 뉴스가 먼저 전달됐을 때만 해도 "최종적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사실이었으면 좋겠다"며 반기는 분위기였으나, 인질 중 1명을 살해했다는 외신이 탈레반 입장을 인용해 타전돼 오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천호선 대변인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는 입장을 반복하며 석방이든, 피살이든 어느 쪽에 대해서도 공식 확인을 하지 않았다. 천 대변인은 "어느 쪽 상황이든 확인이 되면 사실 여부를 밝히겠다"고 말했지만 자정이 넘어서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안보실을 중심으로 한 청와대 비상대책반도 이날 밤 아프간 상황이 급박하게 움직이면서 외교부, 국방부 등 관계부처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국인 인질 피살 보도가 외신을 통해 보다 구체화되고, 피살자의 이름까지 거론되면서 청와대는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관계자들도 극도로 말을 아꼈다. 한 관계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 뭐라고 말하기 힘들다"면서도 "전원 무사귀환을 위해 그렇게 애쓰고 노력하고 있는데..."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관련 상황에 대해 시시각각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 대통령은 26일 새벽 0시5분부터 20여 분 동안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한국인 피랍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천호선 대변인은 이날 양 정상의 전화통화 사실을 전하며 "두 정상은 피랍자의 안전과 조기석방을 위해 최대한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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