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키움증권 홍춘욱 리서치팀장입니다! 홍춘욱 팀장은 1969년 대구 출생으로 93년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했고 96년 고려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93년부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을 비롯해 굿모닝 증권 수석연구원과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을 역임했고 2006년부터 키움증권 리서치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최근에 중국을 다녀오셨어요.
홍춘욱 : 네. 지난주에 다녀왔습니다.
박인규 : 혹시 중국증시가 과열인가, 버블인가 아닌가를 현지시찰하신 겁니까?
홍춘욱 : 네. 저희들 제휴증권사에 들러서 객장도 가보고 그쪽 투자전략가 분들과 세미나도 했습니다만 굉장히 열기가 뜨거웠던 게, 일단 그 큰 객장을 가득 메우고 서있는 사람들의 인파에 놀랐구요, 두 번째는 단말기 앞에 줄을 열 명, 스무 명씩 서서 매매를 하려고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투자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예전 우리 주식시장의 객장 모습과 비슷하고 또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몸으로 체감하고 왔습니다.
박인규 : 베이징하고
홍춘욱 : 그리고 홍콩을 다녀왔습니다.
박인규 : 실제로 중국증시가 버블 아니냐라는 보도가 많았는데 실제 가보시니까 말하자면 더 뜨겁더라.
홍춘욱 : 뭐 활활 타오르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은데요 하루 한 30만 개 정도의 새로운 계좌들이 터지고 있다는 뉴스들이 들리고 있었고 실제로 가보니 줄을 세 줄 정도 서있는데요, 한 줄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새로 계좌를 트려는 신규고객들 줄이었고 한 줄은 중국이 A시장과 B시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A시장에 투자하려는 사람들 줄 하나 B시장에 투자하려는 줄 하나가 똬리를 틀고 길게 문 밖으로 나와 있는 걸 보면서 그 더위에 이 좁은 객장 안에서 사람들이 들끓고 있는 모습 보니까 무섭다고 할까, 데어버릴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박인규 : 신규계좌가 하루 30만 명이면 올해 들어서만 얼마나 늘어난 겁니까?
홍춘욱 : 대략 작년 기준으로 해서 활동계좌 수를 찾아보니 한 7천만 계좌가 전부였는데, 지금 1억 계좌를 돌파했으니까, 3천만 계좌가 올해 새로 터졌습니다. 중국 인구 12억 7천만이라고 얘기하지만 그래도 가장들이 주식투자를 한다고 보면 실제 가계는 3억 5천만 가구 정도 될 텐데 결국 3분의 1의 가구들이 주식투자를 했고 특히 그 중에서 한 3천만 가구, 전체 가구의 10% 정도는 올해 당장 계좌를 열었다고 하면 그 열기란 얼마나 대단한지 아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가히 폭발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게 계속 갈 수 있습니까?
홍춘욱 : 끝이 없는 잔치는 없죠. 저희들이 2000년 정보통신붐 타고 주가 올라갈 때도 끝도 없이 올라갈 것처럼 느껴졌지만 정부가 화를 내고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면서부터 주식시장이 얼어붙었던 것 기억나실 겁니다. 중국 정부도 서서히 중국주식시장의 과열징후에 대처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주가가 계속 올라가진 못하지 않겠나 생각됩니다만, 중국 경제, 특히 중국정책당국이 중국주식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는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전형적으로 보면 80년대 우리 주식시장 여건과 굉장히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때 우리 주식시장이 89년 주가가 고점을 치고 떨어진 가장 큰 이유가 정부가 보유하고 있던 국유주, 바로 포스코와 한국전력을 상장시키면서 주식시장이 상승랠리가 끝났습니다. 한국전력의 주식수가 전체 우리나라 시가총액의 19% 되는 물량이 한해에 쏟아지면서 주식시장이 무너지고 말았는데요.
박인규 : 주식공급을 늘리면서 떨어뜨렸군요.
홍춘욱 : 그렇습니다. 그래서 중국 같은 경우는 전체 상장주식의 70%가 국유기업 주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마음만 먹는다면 사실 이 활황장세를 얼마든지 꺾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상하이 종합지수 4천 포인트 근처까지 끌고 온 것은 일단 중국정부도 80년대 우리 정부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쉽게 잡지 말고 키우자는 생각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보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아직까지는 위험하지 않다고 보는 거군요?
홍춘욱 : 제가 생각할 때는 과열을 억제하려는 통제 중이지 현재 상황이 버블이다 아니다 판단하면서 주식시장의 상승랠리를 꺾어야겠다는 생각은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박인규 : 일단 위험하지 않을 정도로 살살 키워가자.
홍춘욱 : 예. 어떻게 말하면 잘 달래 보자는 분위기랄까요? 불이 너무 활활 타서 집을 태우기 전에 재도 치우고 거기다가 흙도 끼얹는 분위기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런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일각에서는 내년 여름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이 지나면 증시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 자체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얘기를 많이 하는데 홍 팀장은 어떻게 보세요?
홍춘욱 : 사실 위험성이 있습니다. 중국 경제가 최근 5년 연속 10% 성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희들이 추정해본 바로는 이번 2/4분기 성장률이 11%를 넘어서 12%까지 갈 것 같습니다. 이 말은 뭘 뜻하냐 하면 중국 경제가 5년 마다 규모가 배가 된다는 겁니다. 지금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200불 정돈데 5년 뒤인 2012년경에는 2천 달러는 넘는다는 거구요, 또 이 속도로 가면 4천 달러도 곧 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문제는 우리도 예전에 경험했지만 고속성장을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따르는 부작용 두 개가 생기는데 첫 번째는 경제규모가 5년 마다 배로 커진다면 경제를 지탱하는 여러 가지... 부축하고 보완해 주는 각종 제도들이나 서비스 부문이 과연 그만큼 성장해 주느냐, 성장에 따른 성장통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고 이건 대부분 자산가격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습니까? 정부가 통제를 못하는 거죠. 결국 지금은 중국정부가 주식시장에 대해서 자신감을 보이지만 과연 계속 정부가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이 있느냐. 이런 문제가 있을 거구요. 두 번째는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젠데요, 중국 전체 GDP의 50% 정도가 설비투자로 이뤄져 있습니다. 완전히 이건 자전거 경제라고...
박인규 : 계속 공장을 짓는군요.
홍춘욱 : 예. 수요가 갖춰지고 세계 경제가 성장하는 한은 중국경제의 성장이 계속되겠죠. 그런데, GDP의 50%가 투자를 한다면 소비는 얼마냐 살펴봤더니 불과 40% 밖에 안 되더라는 거죠. 결국 내수시장이 너무 작은데 공장을 저렇게 많이 지어대면 결국 수출로 먹고 살아야 되는데 잘 될 때는 경제를 굉장히 부양시켜 주지만 잘 안 되고 혹시 경제가 나쁜 방향으로 가면 큰 위기를 가져오는 요인이기도 했습니다. 무역마찰은 커지고 있고 또 지어진 공장설비가 너무 과다하다 보니 잘못하면 공급과잉에 빠질 수 있다는, 이 두 가지. 안팎의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구요.
따라서 중국 정부가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경기를 안정시키려고 노력합니다만 아시다시피 정부의 마음은 경기를 지금 안정시키겠다는 생각보다는 살려 놓은 경제가 꺼지면 어떡하나 겁이 더 많고. 그리고 또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속을 너무나 잘 알지 않습니까? 원래 정부 머리 위에 있는 게 투자자들이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중국 정부가 긴축하고 나면 그 날은 빠질지 모르지만 그 다음날은 주식에 다시 돈을 싸들고 오는, 정부 알기를 점점 우습게 아는,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을 최근에 보이고 있다. 이렇게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인규 : 베이징 올림피기 이후 경제가 어려울 거라는, 베이징 올림픽을 기준으로 삼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홍춘욱 : 일단 두 가지 징크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일단 첫 번째 징크스는 중국 경제가 매 10년의 후반부에 불황을 겪었다는 징크스가 있었습니다. 1958년부터 이 불황의 징크스가 생겼는데요 1958년 대약진운동이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국으로 말하면 새마을운동에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합쳐 놓은 것 같은.. 큰 실패를 해서 그 해 겨울에 천만 명 이상이 굶어 죽었습니다. 농촌 지역을 거의 황폐화 시킨,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고 그때 중국 인구의 감소를 경험했죠. 그리고 1960년대 후반에 그 유명한 문화대혁명으로 또 중국 경제가 큰 충격을 받았고 76년에서 78년 사이에 주은래에 이어 모택동까지 죽으면서 경제가 거의 4인방... 화곡봉이라는 후임자까지 나타나고 그가 또 등소평에 의해서 제거당하는, 정치혼란 속에서 불화. 또 아시다시피 1989년 그 유명한 천안문 사태, 또 1997년 아시아를 덮친 외환위기로 중국의 수출이 얼어붙었던 불황까지... 매 10년 주기로 보면 10년의 초반은 설비투자를 확장하고 경기가 좋아지지만 후반에 가면서 공급과잉으로 어려워지는 징크스가 있었다는게 첫 번째구요.
두 번째는 개발도상국이 올림픽을 연 그 다음해는 항상 불황이었다는 징크스가 있습니다. 한국만 해도 1988년 올림픽을 잘 치른 다음 89년부터 그 유명한 부동산 가격 급등 속에서 경제가 무너졌지 않습니까. 또 멕시코는 말할 필요도 없구요. 이런 여러 가지 올림픽 주기설까지 가세한 데다가 아까 말씀드린 중국 정부의 정책도 긴축을 세게 해서 부동산도 잡고 주식도 잡고 경제를 안정시키는 게 주변 국가들의 희망이지만 중국 정부가 너무 주저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지 않습니까. 이번에도, 어제 결정됐지만 이자소득세를 폐지한다는 결정이 나왔습니다. 금리를 올리는 게 아니라 세금을 없앤다. 이게 과연 긴축일까 하는 생각 드시지 않습니까? 금리를 올려서 주식으로 가는 자금들을 좀 잡았으면 싶은데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이자소득세를 없애면서 금리인상 효과만 거두려는 태도를 보면 중국 정부가 해외에 있는 여러 석학들이나 경제분석가들의 걱정과는 달리 반대 방향으로 자꾸 경제를 쉬이 잡고. 좀 긴축을 했으면... 12% 성장은 너무 과하니까 9%, 8%로 낮추는 게 좋다고 조언하지만 아직은 마이동풍. 말 그대로 주인이 하자는 말을 전혀 안 따르는 말처럼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경제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말씀 듣고 보니 좀 걱정이 되네요. 일단은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지난 3월부터 6월 중순까지 계속 석 달 이상 올랐습니다. 중국증시의 과열의 영향을 받은 건가요?
홍춘욱 : 맞습니다. 사실 우리 경제에서 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애증관계가 됐습니다. 먼저 증오의 부분을 본다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너무 약화시키고 있는 정말 강력한 경쟁자라는 나쁜 점이 있다면, 좋은 점은 우리 경제의 최대의 교역파트너라는 점이죠. 중국이나 홍콩을 아울려 보통 중화권이라고 부르는데, 중화권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비중이 작년에 30%를 돌파했습니다. 우리 경제의 거의 3분의 1 이상 중국에 의존하고 수입을 봐도 20% 이상입니다. 이런 나라의 주식시장이 올라가면 한국 기업들도 덩달아 좋아질 수밖에 없고 중국에 대한 매출비중이 높은 산업들.. 대표적으로 철강, 화학, 조선, 그리고 기계까지 이어지는 이 네 가지 산업의 주가가 올해 거의 배 이상 올랐다. 아주 차이나 이펙트라는 게 이럴 때 쓰이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그런데 최근 한 2주 들어서는 약간 조정기에 들었어요. 이게 계속 조정기로 가는 건지 다시 반등할 것인지 여러 가지 예측들이 있던데 홍 팀장은 어떻게 보십니까?
홍춘욱 : 좀 조정이 이어지지 않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제 생각엔 7월 8월까지는 좀, 장마기간에는 주식시장도 좀 축 늘어지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드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주식시장이 거의 2년 만에 처음으로 조정국면을 맞았다는 겁니다. 중국의 주식시장이 얼마나 올랐는지 간단히 기록 하나면 설명드리고 싶은데요,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중국 주식시장이 올랐던 기록을 살펴봤더니 231% 올랐습니다.
그리고 올해만 50% 가까이 올랐다가 빠진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런 주가가 너무 급등하고 외국인 투자가들의 적극성도 떨어지고 중국 정부도 아직 가려운 수준이긴 하지만 일단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다 보니 중국 주식시장이 최근 사이 한 11% 정도 조정받았습니다. 250% 오른 다음 11% 조정이야 별 거 아닙니다. 그렇긴 하지만 원체 쉼 없이 달리던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다는 충격은 좀 일단 우리도 받을 수밖에 없는 여건이죠.
박인규 : 중국 증시가 조정을 받은 게 언제부텁니까?
홍춘욱 : 불과 한 달도 안 됐습니다.
박인규 : 그 한 달... 우리가 2주라면 바로 그 여파가 오는 건가요?
홍춘욱 : 네. 한 주 정도 시차를 두고 왔다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상하이 종합주가지수가 올해 3천선을 깨뜨린 데 이어서 얼마 전에 4천선까지 깨뜨렸거든요. 그게 지금 다시 무너져서 3800, 3700선에서 움직이고 있으니까 그 점에 비하면 10% 하락했지만 작년에 비하면 250% 이상 오른
박인규 : 한 2, 3년 전만 해도 우리가 미국 증시가 동조된다고 우려된다고 했는데 지금은 중국 증시에 동조되고 있군요.
홍춘욱 : 반반이라고 설명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 증시 조정과 함께 미국 증시 조정도 우리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으니까요. 서브프라임모기지라는 것. 유행어가 됐죠.
박인규 : 불량주택채권이라고 하나요?
홍춘욱 : 불량이라고 말씀하시면 너무 억울하죠. 그보다는 후순위 채권 정도가 맞는데요, 미국 사람들이 신용에 굉장히 민감한데 그러다 보니 신용도 좋고, 특히 신용카드 연체 안 한 분들은 프라임모기지로 1순위로 돼서 미국에서 6~7% 정도의 대출금리로 돈을 빌리게 되는데, 연체를 좀 자주 하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집을 사고 싶을 때는 프라임 모기지는 안 되고 그 다음이 서브프라임인 거죠.
약간 신용도 떨어지는 분들의 대출을 서브프라임이라고 하는데 문제는 이게 최근 연체율 13%를 넘어섰답니다. 그래서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서브프라임모기지 비중이 30% 정돈데 이것의 10%니까 전체 모기지 금리에서 보면 3, 4% 정도가 연체되기 시작한 겁니다. 큰 문제가 되겠죠. 우리도 예전 10% 가까워지면서 결국 경제가 부도상황에 몰렸던 것처럼 미국은 이런 문제가 있어서 최근 우리 시장이 같이 조정을 받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박인규 : 지난주 금요일로 우리 증시 상반기를 마무리했는데요, 워낙 3월부터 6월 중순까지 계속 올랐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희색이 만연하다는 말도 있고, 전문가 입장에서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홍춘욱 : 세 가지 호재가 우리 시장을 덮쳤습니다. 첫 번째 호재는 중국이었구요. 중국은 너무나 강한 상승을 보이면서 한국 주식시장이 싸보이는 효과를 만들어줬다고 보시면 됩니다. 두 번째는 종합부동산셉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세금폭탄을 맞은 부동산 시장이 최근에 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 돈의 상당 부분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1억원 이상의 거액계좌라고 저희들이 말하는데요 이런 계좌가 저희 회사 하나만 봐도 5월에서 6월 초 사이에 하루에 300개 200개 정도 터지는 걸 보면서, 굉장한 자본들이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그렇게 보면 시장 전체로 보면 천 억 이상이 들어왔다고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런 자금유입이 진행되면서 주식시장의 유동성, 돈의 힘이 생겼다는 거구요. 세 번째는 최근에 우리 경제에 바닥징후가 보인다는 점들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박인규 : 바닥이라면 우리 경제가 말하자면 좋아질 수 있다.
홍춘욱 : 지금 좋아진 건 아니구요. 주식시장이 올라서 경제가 좋아진 걸 수도 있겠습니다. 오랫동안 침체돼 있던 소비심리가 지난 4월부터 좀 좋아지고 있다는 게 이 주식시장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수출 잘 되는 것만 아니라 내수경기도 살아나면 완전히 양날개를 단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중국 경제 좋다, 거기다가 내수 살아난다는 신호가 들리니까 투자자들이 자신감이 생겼다고 할까요. 이런 세 가지 호재가 우리 증시를 뒷받쳤다.
박인규 : 예전에는 개미투자가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정설처럼 돼 있었는데, 최근에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도 증시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는 말도 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상당히 예전과는 다르게 나름대로 현명하게 한다는 말씀도 하시던데, 개인투자가들의 행위를 봤을 때 어떻게 보십니까? 좀 현명해지신 건가요?
홍춘욱 : 현명해지는 중이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주식시장을 구성하고 계시는 투자자 분들은 많을 땐 천만 명 적을 땐 300만 계좌까지 왔다갔다 하는데요. 수많은 분들이 참여하시기 때문에 사실 주식시장이 현명해졌다고 말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올 한해만 22% 넘는 주가상승률을 기록했으니까 열광적인 분위기였죠. 그렇지만 이 가운데 독특했던 현상 두 가지 정도 설명드리면, 첫 번째는 우리 개인투자가들의 순매수종목 상위에 삼성전자나 삼성중공업 같은 우리 경제를 대표하는 아주 우량주들이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라있는 걸 보고 참 즐거웠습니다.
과거 같은 경우에는, 특정 종목을 이야기해서 죄송합니다만 엘지카드나 하이닉스 반도체 같은 덩치는 크지만 부실화된 기업들이 주가가 싸니까 싼맛에 들어가서 큰 손실을 봤던 게 2001, 2002, 2003년 시장의 특징이었습니다. 그에 비해서 올해 주식시장에서 보면 현대차나 삼성전자, 삼성 중공업 같은 조정은 받고 있지만 굉장히 건실한, 그리고 주가가 크게 안 빠지는 우량기업에 대해서 투자가들의 매매가 집중된다는 건 참 긍정적인 일이겠죠. 그렇지만 부정적인 면도 하나 설명드려야 될 게, 바로 우리나라 신용융자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박인규 : 빚내서 주식투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고 하더라구요.
홍춘욱 : 예. 그것이 문제가 되겠습니다. 올해 초 한 4, 5천억 정도의 신요융자. 다시 말해 증권사에 자기가 갖고 있는 주식이나 현금을 담보로 잡히고 최대 2.5배까지 돈을 빌리는 겁니다. 상당히 위험하죠. 이런 투자를 한 5천억, 6천억 정도 하고 계셨는데 지난 6월 중순경 드디어 1조원까지 늘어났습니다. 매달 1조원씩 늘어났다는 얘기죠. 이렇게 되니까 아무래도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혼재돼 있었다. 그래서 현명해지고 계시는 중이긴 하지만 일부 투자자 분들은 열광에 취한 측면도 있었다는 건 인정해야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개인투자자들이 묻지마투자보다는 나름대로 견실한 판단을 통해 투자하고 있지만 무리하게 돈을 빌리는 측면이 있다.
홍춘욱 : 예. 양면이 다 존재했던 야누스 같은 측면이 있었습니다.
박인규 : 일단 증시는 진화하고 있군요. 좀 전에 말씀하시면서 당분간 조정이 유지될 것 같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하반기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가. 일부에서는 2천 고지도 넘을 수 있다고 하는데. 크게 봐서 하반기 주식시장을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홍춘욱 : 전약후강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7, 8월 하반기가 시작될 때는 장마 타고 좀 처지다가, 8, 9월부터 주식시장이 살아나서 올해 한 10월이나 11월 경에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2천선 근처에 가지 않을까 하는 게 저희들 생각이구요,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 증시가 쉬이 꺾일 증시가 아니라는 게 첫 번째가 되겠습니다. 중국 정부가 긴축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 강도가 너무 약하다 보니 중국 주식시장의 조정은 제가 봐서는 200% 오르고 10% 조정이라면 제가 봤을 땐 아프지도 않고 가렵지도 않습니다. 그런 정도의 조정이라면 사실 하반기에 또 중국 경제가 더 팽창하고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 알다시피 한 개 밖에 없습니다. 정책금리를 인하해서 은행들의 마진을 늘려줘서 은행들이 돈 벌게 해서 그 돈으로 부실여신을 상각시키면, 우리 2002년 2003년 카드버블 때 했던 거랑 똑같습니다. 우리가 신용카드 버블이 생겼던 것처럼 미국은 부동산 버블이 소규모나마 생겼던 거거든요. 그리고 특히 돈을 빌릴 여력이 없는 서브프라임모기지를 빌렸던 분들이 전체 모기지, 주택담보대출의 30%가 넘었다는 건 열광이 거기도 있었다는 얘기죠. 결국 버블을 치료하는 것은 저금리 다른 대안이 없다면 하반기 중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지 않나.
한국 정부나 일본 정부 유럽 정부는 다 인상을 얘기합니다만 미국 경제는 서서히 부동산 시장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인하의 가능성을 저희는 더 높게 보고 있는 편이구요. 적어도 인상은 못 한다는 쪽입니다. 우리가 2003년을 돌이켜 보시면 그때 우리나라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그때 우리 경제가 살아나고 있었지만 콜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지 않았습니까. 그 이유가 바로 엘지카드를 비롯한 우리나라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부실화 되면서 그때 당시 400만 넘는 신용불량자가 생기면서 경제는 좋아질지 모르지만 가계의 생계는 파탄나는... 결국 경제양극화가 커질 때 정부는 약자들을 생각하는 정책을 쓸 수밖에 없구요. 지금 미국이 딱 그 모양입니다.
세게 경제가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미국 경제는 점점 소외감을 느낀다는 게 저희들 생각입니다. 미국 경제가 2000년 당시 정보통신버블이 붕괴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그런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미국정부가 썼던 게 저금리정책이었고 그 결과 2002년 이후 2006년까지 미국 부동산 가격이 56% 올랐습니다. 그 넓은 국토가 56% 올랐다는 건 일부 지역들은 2, 300% 올랐다는 거구요 그러면서 우리 한국인들조차도 뉴욕과 LA등지로 많은 원정매입을 하러 갔다는 건 유명하지 않습니까. 이랬던 미국 부동산 시장이 작년 초를 고비로 해서 1년 넘게 빠지는데 문제는 빠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거고 이 결과로 빌려간 분들의 신용도가 자산가치가 하락하니까 점점 떨어지는 거죠.
이런 사태가 생길 때 세계경제가 좋아지는 것과는 달리 미국의 소외감이 커질 때 금리를 올리는 쪽은 참 쉽지 않다. 특히 금융기관들이 부실화로 가는 건 무엇보다 큰 위험 아닙니까. 예금 맡긴 분들이 내 돈 돌려달라고 은행을 찾아가는 순간 은행은 파산하고 은행이 파산하면 은행에서 돈을 빌린 분들까지 연쇄 파산이 나는... 그런 위기는 막아야겠다는 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늘 파이낸셜타임즈 기사를 보니까 바로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문제가 금리인상을 억제하는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 이런 웃지 못할 기사를 보면서 참 자산버블은 일으키도록 놔두면 안 되는구나..
박인규 : 하반기 우리 증시를 전약후강... 말하자면 상당히 좋게 보신 건데요. 좀 전에 말씀하셨는데 개인투자가도 상당히 현명해졌지만 무모한.. 빌려서 하는 숫자. 주식투자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하반기에는 좀 어떻게 행동하시는 게 좋겠다. 그런 조언을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홍춘욱 : 내년을 설명 드리면서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가 과열을 식히는 과정에 있지 않느냐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하계올림픽은 8,9월에 열리는 거 아시죠? 그 말은 앞으로 1년 정도의 기간이 또 세계경제가 좋아지는 기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럴 때 주식시장에 대한 태도는 단기적인 매매는 삼가시는 게 좋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한참 주식 사서 수익을 올릴 시기에 딴 종목이 좋다고 움직이고 움직이다 보면 증권사만 좋은 일 시키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일단 단기매매보다는 말씀드린 것처럼 하반기 우리 경제가 내수와 수출 모두가 회복되고 지금 금리 급등했던 문제가 진정된다고 본다면 우리 경제의 주력을 이루는 산업들의 우량기업들은 좋아진다고 생각하시는 게 맞다고 보구요. 또 하나 생각해 보셔야 할 것은 올해 두 배 세 배 올랐던 급등주보다는, 이럴 때에는 못 올랐지만 굉장히 기업 자체의 실적이 좋은, 저평가된 종목들이 어딜까 이런 쪽을 한 번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상반기는 체력 좋은 우등생들이 독주했다면 하반기에는 뒤처졌던 열등생들이 우등생들을 따라가는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길게 보는, 한 1년 정도는 적어도 보시는 투자가 어떨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키움증권 홍춘욱 리서치 팀장을 초대해 최근 중국 증시와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의 경제전망, 하반기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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