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시내에서 차량 폭탄 2개가 발견된 지 하루 만에 불 타는 지프 차 한 대가 30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공항 청사로 돌진해 충돌한 사건이 발생해 영국에 '테러' 비상이 걸렸다.
영국 정부는 런던과 글래스고에서 이틀 연속 테러로 추정되는 사건들이 일어남에 따라 국가 보안경보 등급을 테러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최고 수준인 '긴급 상황(critical)'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결정은 고든 브라운 총리 주재 정부 비상대책위원회 코브라 회의가 열린 후 합동테러분석센터가 내린 것이다.
브라운 총리는 총리실로부터 TV로 중계된 성명을 통해 29일과 30일 사건을 "(테러) 공격"이라고 분명히 규정짓고 영국인의 안보와 안전을 위해 "공항과 붐비는 장소에서 보안 경보를 최고 위협 수준까지 상향조정하는 게 마땅하다"고 밝혔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공항에서는 체로키 지프가 30일 오후 3시 15분께 화염을 내뿜으며 전속력으로 공항 주 터미널 정면 유리문을 향해 돌진해 충돌했다.
글래스고 경찰 대변인은 이 사건 후 두 사람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아시아계 남성 2명이 체포됐고, 이 가운데 한 사람은 몸에 불이 붙어 심한 화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한 아시아계 남성이 차에서 나온 뒤 주변 사람들이 그를 붙잡아 땅에 쓰러뜨렸다며 "의도적인 테러 공격을 벌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글래스고 공항은 긴급 소개에 나선 후 모든 항공편을 중단시킨 상태다.
앞서 29일에는 관광객들과 시민들로 붐비는 런던 시내 뮤지컬 극장가 웨스트엔드에 주차돼 있는 차량 두 대에서 잇따라 폭탄이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나이트클럽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이 차량들에서는 폭발시 대량 참극을 빚을 수 있는 상당량의 휘발유와 가스 실린더, 다량의 못이 발견됐다.
일련의 사건들은 브라운 총리가 27일 새로 취임하고, 런던 7.7테러 2주년을 며칠 앞두고 일어났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 의미심장하다고 BBC는 논평했다.
정보소식통들은 나이트클럽이 테러 대상으로 지목된 것으로 볼 때 알-카에다와 연관된 이슬람 과격 세력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런던에서 폭탄이 발견되기 수 시간 전 이슬람 테러범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는 "오늘 나는 말한다: 알라의 이름으로 기뻐하라. 런던은 폭파될 것이다'라는 메시지가 올라 왔었다고 더 타임스 신문은 30일 전했다.
런던경찰청은 국회의사당 등 런던 시내 주요 장소에 평소보다 많은 경찰 병력을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으며, 런던 시내 폭탄이 발견된 장소 주변 CCTV(폐쇄회로 TV)를 모니터해 범인을 찾고 있다.
공항관리회사인 BAA는 화염 차량 사건이 발생한 글래스고 공항뿐만 아니라 런던 히드로, 개트윅, 스탠스테드 등 전국 모든 공항에 테러 대응 비상조치를 내렸으며, 각 공항들은 터미널 빌딩 진입로를 차단하고 경비 경관의 수를 증강했다.
한편 영국에서 잇따라 테러로 보이는 사건들이 발생함에 따라 미국 백악관은 30일 테러 공격에 대비해 미국 내 주요 공항에 대한 안전조치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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