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7대 난제 중 하나인 '푸앵카레의 추측(Poincare conjecture)'을 푸는 단서를 제공해 세계 수학계를 놀라게 한 뒤 사라졌던 러시아의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은 지난해 12월 실직한 후 한달 30루블의 연금으로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보잘 것 없는 아파트에서 노모와 함께 기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페렐만을 직접 인터뷰해 그의 현재 상황을 확인하고, 그가 자신은 주목을 받을 만한 대상이 아니라면서 (100만 달러를 주겠다는) 횡재에도 관심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클레이 수학연구소는 21세기 초 수학의 7대 난제 가운데 하나라도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100만 달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페렐만은 2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릴 국제수학연맹 총회에서 수학판 노벨상인 '필즈 메달(Fields Medal)의 유력한 수상후보자이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대회 참석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직장이었던 러시아의 수학 연구기관인 슈테크로프 연구소와 사이가 나빠져 연구원으로 재임용되지 못하면서 경제적인 곤경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16세 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출전, 만점을 받으며 재능을 인정받았던 페렐만은 미국에서 연구원으로 일할 당시 미국 유수 대학으로부터 교수직을 제의받고도 모두 뿌리치고 러시아로 돌아갔으며, 3년 전 우주의 성질에 관한 '푸앵카레의 추측'을 풀었다며 인터넷에 수 페이지의 짧은 글을 올려놓고 미국에서 잠깐 순회 강연을 한 뒤 2003년 봄 자취를 감췄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