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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바스 정부는 미ㆍ이스라엘의 꼭두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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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바스 정부는 미ㆍ이스라엘의 꼭두각시

[기고] 이들이 팔레스타인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

지난 1주일 동안 파타와 하마스의 교전으로 120여 명이 사망했다. 이 전투를 통해서 하마스는 가자 전역을 장악했다. 이제 파타와 하마스 간의 교전은 서안 지역으로 확대되었고, 이스라엘은 가자와 서안 지역에 대한 공격을 계속했다. 팔레스타인 인권단체(The Palestinian Center For Human Rights)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파타와 하마스의 교전 중에도 가자와 서안 지역을 공습하고, 미사일 공격을 가하며, 민간인들 납치 · 살해 · 주택 파괴 등을 계속하였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은 하마스와 파타를 비롯한 6개 정당과 무소속 인사 25명으로 구성되었던 통합 정부를 해체하고, 지난 17일, 13명으로 구성된 비상 정부를 출범시켰다. 3월 17일 출범했던 통합 정부는 만 3개월 만에 수명을 다했다. 이번 비상 정부 내각 구성원들 대부분의 소속 정당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알려진 바에 의하면, 비상정부 인사들 대부분은 파타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하마스 소속 인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신임 총리 살림 파야드가 파타 소속이 아닌 제3의 길(Third Way Bloc) 등으로 발표되었으나, 사실 제3의 길은 지난 1월 의회 선거 때 파타에서 갈라져 나온 기술관료 집단이다.

하마스 최고지도자 "가자와 서안을 나누려는 어떤 시도도 거부한다"

파타 소속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은 통합정부 해체를 선언한 14일 하마스 소속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를 살림 파야드로 대체했다. 해임된 하니야 총리는 이에 불복하면서 통합정부가 계속 기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시리아에 망명중인 하마스 최고 지도자 칼리드 마샬은 15일 "하마스는 무력으로 권력을 장악하지 않을 것이다.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은 하마스가 인정하는 선출된 수반이다. 하마스는 민족의 이익을 보존하기 위하여 그와 협력할 것이다. 팔레스타인 정부는 서안과 가자를 통합하는 정부이어야만 하며, 가자 정부와 서안 정부로 나누려는 어떤 시도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비록 부분적으로 무장 단체들 사이에서 산발적인 충돌은 당분간 계속된다 하더라도, 팔레스타인 전역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파타와 하마스 간의 전면적인 유혈 충돌이 발생할 것 같지는 않다.
▲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마무드 아바스수반(왼쪽)이 17일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열린 비상내각 출범식에 참석해 살람 파이야드 신임 총리에 축하의 악수를 건네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비상 내각이 구성된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은 파타 치하의 서안 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가자를 통제하는 하마스를 경제·외교·군사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정책을 실행할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스라엘과의 협상에서 팔레스타인 측 대표였던 사에브 에레카트는 18일 이스라엘 정부와 회담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 지역에 석유 공급을 재개하기로 약속하였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가자지역을 무력으로 장악한 직후 석유공급을 중단했다. 그는 압바스 수반이 가자 지역은 전기·식량·물이 부족하며,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몇몇 국가들과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것은 압바스가 가자 지역을 장악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다. 미·이스라엘 등 서방의 지원을 받는 파타만이 현재 팔레스타인이 직면하고 있는 물질적 고통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한 것이다. 결국 압바스는 통합 정부를 통한 하마스와의 불안한 동거를 청산하고, 이스라엘과 손을 잡고 하마스 압살 작전을 실행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에 유럽연합과 대부분의 아랍국가들도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파타와 하마스의 내전은 이스라엘의 프로그램"

팔레스타인 문필가인 무함마드 자카리야는 "파타와 하마스의 내전은 이스라엘의 프로그램(2003년 로드맵)이다. 우리는 이 프로그램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태를 막을 수 있을 만큼 똑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자카리야의 말에 따르면, 내전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피할 수 없는 사건이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인들은 1990년대 이후 협상에서 이스라엘을 이미 인정했다. 그러나 그 대가로 우리는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마흐무드 압바스는 1993년(오슬로 협상)부터 2003년(로드맵)까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상을 추진한 주역이다. 1990년대 협상들은 서안과 가자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 정책을 추인하는 것이었다. 1990년대 협상이후 현재까지, 압바스 수반은 변함없는 이스라엘의 동반자이며 미국을 비롯한 열강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2003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로드맵 협상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게 무장단체 해체를 요구했다. 이스라엘 의회는 2003년 로드맵을 통과시키면서 하마스를 해체되어야 할 대표적인 무장단체로 지목했다. 2004년 이후 아흐마드 야신과 압둘 아지즈 란티시를 비롯한 일련의 하마스 지도자들이 이스라엘의 표적 공격으로 살해됐다.

그러나 2006년 1월 팔레스타인인들은 의회선거를 통해서 하마스를 선택했고, 그 해 3월 하마스는 단독정부를 구성했다. 하마스 단독 정부 구성 이후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롯한 열강들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면서 하마스 정부를 인정하지 않았다. 나아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모든 재정지원을 중단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으로부터 거둬들인 세금조차 돌려주지 않았다.

이처럼 국제 사회가 하마스 정부를 완벽하게 거부하는 가운데, 2006년 팔레스타인인들은 국제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통합 정부를 구성하려고 심각하게 노력했으나 성공하지 못했고, 2007년에 3월에 들어와서 사우디의 중재로 비로소 통합정부가 구성됐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미국은 통합 정부가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통합 정부 역시 부정했다. 결국 통합 정부는 구성 이후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해체됐다.

팔레스타인의 권리는 불인정, 이스라엘 편만 드는 서방의 위선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 사건은 역사와 전통을 갖고 되풀이되고 있다.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이 국가 창설을 선포하자 미국을 비롯한 열강들은 곧 승인했다. 그러나 1948년 10월 1일, 1차 팔레스타인 민족의회가 국가 창설을 선포했을 때, 국제사회는 전혀 주목하지 않았고, 세계 미디어는 침묵함으로써 팔레스타인인들이 국가를 선포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조차 별로 없었다. 유엔이 인정한 팔레스타인 대표기구인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는 1988년 11월 15일, 19차 팔레스타인 민족의회에서 팔레스타인 독립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물론이고 세계 열강은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에게 팔레스타인 독립을 승인하라고 요구하는 국가도 없었다.

그 대신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롯한 열강들은 야만적인 군사 점령 하에 살아가고 있는 하마스를 비롯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라고 경제 봉쇄 정책을 통해 협박해 왔다. 이스라엘의 무엇을 인정하라는 말인가 ? 필자가 보기에, 그것은 다름 아닌 서안과 가자 지역을 계속해서 군사 점령할 이스라엘의 권리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결국 저항하지 말고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에 묵종할 것을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이제 경제 봉쇄 정책으로 헤어날 수 없는 곤경에 처한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서 내분이 발생하고, 강력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독립적이고 민주적인 정치적 실체의 출현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요구에 따라 구성된 비상 정부가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의 상징인 검문소, 점령촌, 분리 장벽을 제거하고 독립 국가로 가는 길을 닦을 수 있을까? 그렇지 않으면, 이스라엘과 손을 잡고 모든 팔레스타인 땅을 이스라엘로 완벽하게 통합시키는 데 동의하면서, 동시에 모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이스라엘 시민권을 부여하는 길을 열 수 있을까?

그러나 비상 정부는 이 중 어떤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서안에서 해 왔던 사업들, 검문소를 통해서 팔레스타인인들의 통행을 통제하고, 이스라엘 점령촌을 확대 강화하고, 분리 장벽을 연장하는 등 인종 차별적인 정책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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