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실언과 '격의없는' 행동으로 유명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8일 교황청을 방문,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알현하는 도중 잇딴 의전상의 결례로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바티칸궁내 교황의 개인 서재로 교황을 예방, 환담하는 자리에서 베네딕토 16세에게 '성하(His Holiness)'라는 존칭 대신 주로 손윗사람이나 의회에서 의장에게 쓰는 경칭인 'Sir' 표현을 사용한 것.
풀 기자단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이탈리아의 인권단체로 가톨릭 평신도 조직인 '상트 에지디오 공동체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인가'라는 교황의 질문에 "네, 그렇습니다(Yes, sir)"라고 대답한 데 이어 교황 앞에서 '텍사스식'으로 다리를 꼬고 앉는 등 돌출된 언행으로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부시 대통령은 교황이 회동 장소인 서재 입구에서 자신을 영접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서재 쪽으로 이동하는 도중 안면이 있는 사람이 눈에 띄자 "어떻게 지내요(How ya doin'?)"라며 '격의없는' 인사를 건네기도.
공식 석상에서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실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5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미국 방문 당시 여왕에게 윙크를 던져 영국 언론으로부터 '결례의 천재'라는 조롱을 받았으며, 여왕이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에도 자신은 부시 가문의 말썽꾸러기였다며 "왕가의 말썽꾸러기는 누구냐"고 당혹스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또 작년 G8(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는 마이크가 켜진 것을 모르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사적인 대화를 나눠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바티칸궁에서 고향인 텍사스의 한 예술가가 만든 10계명이 새겨진 흰색 지팡이를 교황에게 선물했으며 아프리카의 빈곤과 에이즈 퇴치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베네딕토 교황은 답례로 성 베드로 성당 그림과 성패, 동전 등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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