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선박편으로 아오모리(靑森)현 후카우라(深浦)항에 입항한 남녀 4명이 일본 경찰당국에 "5월 27일 북한 청진을 출발했다"며 "한국에 가고 싶다"고 진술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또 북한을 탈출한 동기에 대해 "생활이 힘들었다"고 말했으며, 배에는 물과 식품 이외에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독약이 든 병도 갖고 왔다"고 말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탈북자들은 50대 후반의 남성과 60대 전반의 여성 부부, 20대 후반과 30대의 아들 2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오모리현 경찰은 일단 불법 입국 혐의로 입국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입국관리국에 신병을 인도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들이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들의 한국행을 허용할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의 한국행을 허용할 경우 북한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이 분명해 곤혹스러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를 태운 북한 선박이 일본에 표류한 것은 1987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북한 의사 김만철 씨 등 11명을 태운 배가 후쿠이(福井)항에 입항했으며, 이들은 한국 망명을 요구했다. 북한은 이들을 북한으로 보낼 것을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는 대만으로 보냈다. 이후 이들은 한국으로 망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6시 30분~7시 사이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575km 떨어진 아오모리(靑森)현 후카우라초(深浦町) 후카우라항에 남녀 4명을 태운 선박이 들어와 있는 것을 주민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어민들에게 "니가타(新潟)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은 길이 7~8m의 목제로, 지붕은 없었으나 모터가 달려 있었다. 또 연료와 식량을 싣고 있었지만 무기 등은 없었다. 이들의 건강상태는 양호했다.
앞서 일본 참의원은 지난 1일 북한 선적 선박의 일본 입항 금지를 6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북한 선적 선박에 대한 일본의 입항 금지 조치는 2006년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만경봉 92호'에 한해 적용됐으나 북한의 핵실험 이후 전면적으로 확대됐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