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의회 대변인은 "의회법은 동료 의원에 대한 모욕을 금하고 있다"며 "상원의 제명 요청에 따라 절대 다수의 하원의원들이 의회 임기가 끝나는 2010년까지 말랄라이 조야의 의원 자격을 박탈하는 것을 찬성했다"고 말했다.
조야가 최근 한 아프간 민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의회는 마구간만도 못하다. 최소한 마구간에는 우유를 주는 소와 짐을 나르는 당나귀가 있는데 그런 점에서 의원들은 소와 당나귀만도 못하다"고 비난한 것이 '괘씸죄'에 걸린 것이다.
조야는 이날 의회의 제명처분에 대해 "내가 인권운동을 시작했을 때부터 반대해 오던 자들이 꾸민 정치적 음모"라며 "의회에 남기 위해 계속 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 인권운동가로 2000년 아프가니스탄 제헌의회에서 '군벌타도'를 외치다가 추방된 조야는 2005년 아프간 서부 지역인 파라에서 다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월에는 군벌 출신 의원들이 과거에 자행한 인권침해 사건들에 대해 기소할 수 없도록 한 결의안을 통과시킬 때 강력하게 반대하며 군벌과 맞서기도 했다. (관련기사: <최연소 여성의원 조야의 증언> "유일한 탈출구는 자살 뿐")
그 과정에서 조야는 다른 의원이 던진 물병에 얻어맞는가 하면 다수의 남성들로부터 강간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이슬람 세력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당한 후 부터는 정기적으로 주소를 바꿔야만 했다.
연초 카불 시내에서 종종 열린 군벌 지지 집회에서는 조야를 "엄격하게 처벌돼야 할 매국노"로 몰아붙이는 연사들이 적잖았고 지지자들은 "조야에게 죽음을"이란 구호를 제창하며 이에 화답하기도 했다.
이처럼 갖은 방해공작과 테러의 위협에도 조야는 "여성의 권리를 말하는 것 자체가 농담"인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인권 실태를 해외에 알리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광주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되어서, 지난 4월에는 제9회 서울여성영화제에 초청되어서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올해 초에는 그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행복의 적들(Enemies of Happiness)'이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축제인 미국 선댄스 영화제에서 월드 다큐멘터리 대상을 받으면서 조야는 '아프간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을 넘어 '세계 유명인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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