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통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고자 한다는 다소 이색적인 주장이 나왔다.
조엘 위트 전 미국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15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세종연구소-브루킹스연구소 주최 '2007년 서울-워싱턴 포럼'에서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필요에 따른 우방"이라며 "북한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관계개선을 원한다"고 말했다.
위트 전 담당관은 지난 1월 30일부터 5일 간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과 함께 방북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나고 돌아왔다.
그는 이날 "방북 당시 북한의 고위 관리들이 미국과 전략적 관계 구축을 갈망하고 있었다"면서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중국과 같은 거대한 국가 곁에 있으니 걱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우려를 "국제정치에서 전통적인 힘의 균형의 관점"이라고 평했다.
위트 전 담당관은 그러나 "미국은 아직까지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 별 관심이 없다"며 "양국은 당장 북한이 원하는 만큼 긴밀한 관계는 되지 못하고 (관계정상화를 위한) 중간단계의 합의에 도달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북핵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위트 전 담당관은 1986년부터 2002년까지 미 국무부 북미관계 분야에서 근무했으며 1994년 제네바 합의 당시 실무 역할을 맡기도 했다.
위트 전 담당관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남-북-미-중 4개국이 당사자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평화체제 구축 논의는 6자회담과 상호 보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까지 미국의 대북 협상은 제대로 이뤄진 것 같지 않다"며 "북한 관계를 다루는 담당자에게 충분한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발제자로 나선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는 "북미 관계정상화는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와 동시교환 조건이 될 수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조약 타결의 가장 합리적인 시점은 미국이 북한을 인정하고,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기 시작하는 때"라고 지적했다.
또한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토론에서 한반도 비핵화, 북미관계 정상화, 평화체제 구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단계별 프로세스'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북미 간 점진적 신뢰구축이 핵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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