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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가 준 훈장이나 내놓고 삿대질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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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가 준 훈장이나 내놓고 삿대질 하라"

조지 테닛 회고록에 "뒷북"·"상술" 비난 봇물

이라크 침공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졸속 검토'를 꼬집은 조지 테닛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회고록이 그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테닛의 회고록이 발간되기 전부터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나서서 주요 내용들을 부인하더니 ('뒤통수 맞은' 라이스 "이라크 논의 할 만큼 해"), 이라크 침공 결정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인정하는 인사들도 이 결정에 음양으로 기여를 한 테닛이 이제 와서 정부에 돌을 던지는 것은 가당치 않다는 반응이다.

전직 CIA 동료들 "있을 때 잘하지…"
"훈장부터 내놔라" 이라크 정책 결정에 주요 역할을 했던 조지 테닛 전 CIA 국장이 전쟁 실패의 책임을 부시 행정부에 전가하고 나서자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훈장이나 내놓고 남 탓을 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로이터=뉴시스

레이 맥거번, 래리 존슨 등 전직 CIA 관료 6명은 30일 테닛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테닛이 이라크 정책의 실패를 자인하고 있는 마당에 이라크 전쟁에 대한 공로 때문에 받은 대통령 훈장을 갖고 있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며 2004년 부시 대통령이 수여한 '자유의 메달'을 반납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당신 책의 저작권 중 상당한 부분을 전장에서 죽거나 다친 미군 병사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바쳐야 한다"며 "당신의 침묵이 '전쟁론'을 세우는 데 일조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997년부터 2004년까지 CIA 국장 자리에 있으면서 9·11과 이라크 침공 등 주요 국면에서 정보전을 이끌었던 테닛은 회고록 '폭풍의 중심에서(At the Center of Storm)'를 통해 "이라크를 침공하기 전 부시 행정부 안에서는 이라크가 그렇게 위협적인 존재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고 딕 체니 부통령은 9·11 이전부터 이라크 공격을 검토해 왔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라크 실패는 체니 탓"…전 CIA국장 '뒤통수')

테닛은 자신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대량살상무기 소지설을 확인해 부시 대통령이 침공을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서도 오히려 "백악관이 왜곡된 정보를 흘려 나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반발했다.

이에 전직 CIA 관료들은 "훼손됐다고 주장하는 당신의 명예는 당신의 행동에 영향을 받는 이라크 주둔 미군 병사들의 목숨이나 미국의 안보에 비교하면 하찮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둘러댄 명분이 빈약하며 이라크에서 전쟁을 시작키로 한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를 표하면서도 "부시 행정부의 결정에 힘을 보탰던 테닛이 이제와 한탄을 하고 나오는 것은 너무나 이기적인 태도이자 CIA 국장 출신으로도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테닛을 향해 "당신 역시 불필요한 전쟁에 대한 허술한 검토에 참여했었고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죄를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과 함께 져야 한다"며 "당신은 희생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책 홍보가 아니라 사과를 해야 할 때"

진보성향의 잡지 <네이션>의 워싱턴 편집장인 데이비드 콘은 테닛의 회고록 내용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던 27일 <네이션> 온라인판에 쓴 글을 통해, 테닛이 돌연 부시 행정부를 공격하고 나온 것은 결국 자신의 회고록을 팔아먹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콘은 책의 발간을 앞두고 방송사 인터뷰에 나서거나 유수 언론들이 회고록의 일부를 경쟁적으로 보도하는 것을 두고 "판촉을 위한 일반적인 연출 기법"이라며, "9·11 공격을 방어하는 데 실패하고 이라크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흘려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게 만든 테닛을 부자로 만들어 주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콘은 또 "테닛은 이미 책을 쓰는 대가로 수백만 달러를 챙겼다"고 전했다.

콘은 "테닛이 정말로 이라크 정책이 잘못돼 가고 있다고 느꼈다면 그 당시에 이를 알릴 필요가 있었다"며 "테닛은 지금 대중 앞에 책 홍보를 할 게 아니라 자신의 책임 져버린 데 대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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