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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들, 조승희 영문이름 표기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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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언론들, 조승희 영문이름 표기 바꿔

'Seung-Hui Cho'로...가족 요청과 인종편견 우려 반영

미국 주요 언론들이 버지니아공대 총격사건 범인의 이름을 한국계라는 인상을 강하게 주는 '조승희(Cho Seung-Hui)' 대신 미국식 표기방식인 '승희조(Seung-Hui Cho)'로 바꿔 부르고 있다.
  
  언론들은 또 범인에 대해 한국계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자제하는 모습이다.
  
  이는 조승희씨 유가족이 사과 성명서를 AP통신에 보내면서 조씨의 이름이 성을 나중에 쓰는 미국식 방법을 따르고 있다고 알린 데다, 미국식과 달리 성을 먼저 쓰는 이름 표기가 인종적 편견을 낳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WP)는 21일 조씨의 성장 및 가족사를 파헤친 '낯선 세계에 고립된 아이'라는 1면 머릿기사에서 조씨 이름을 종전과 달리 'Seung Hui Cho'로 표기하고 별도의 편집자주 기사를 통해 이처럼 표기 순서를 변경하게 된 경위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WP는 이름을 표기할 때 하이픈(-)을 넣지 않는다.
  
  WP는 조씨의 가족이 AP통신에 밝힌 이름표기 방식을 존중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많은 아시아계 이민자가 미국 사회에 대한 적응의 일환으로 이름의 순서를 바꾼다고 소개하고 초기의 이름 표현은 대학과 경찰의 발표를 따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조씨 가족이 이름표기를 미국식으로 해줄 것을 요청해 왔다면서 아시아아메리칸기자협회(AAJA)를 인용, 조씨 가족이 지난 1992년 조씨가 8살 때 미국으로 이민왔다는 사실과 함께 많은 한국계 미국인 가정에서 미국식 이름표기를 따르고 있다는 기사를 사과성명 발표 직후 내보낸 바 있다.
  
  CNN방송도 이날 조씨 가족의 사과 성명을 보도하면서부터 조씨의 이름을 미국식으로 바꿨다.
  
  이밖에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인 NPR도 20일 한인들이 많이 사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신문인 LA타임스 등이 조씨의 이름표기를 미국식으로 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름표기를 변경했고 뉴욕타임스도 지난 18일부터 성을 마지막에 붙여 표기하고 있다.
  
  이 같은 미국 언론의 이름표기 변경은 조씨가 국적은 한국이지만 어릴 때 미국에 건너와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미국교육을 받은 영주권을 가진 이민자인데다 이번 사건이 정신병력을 가진 개인이 저지른 범죄이고 총기문제 등 미국 사회 병리현상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AAJA는 미국 주요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현재까지 버지니아텍 총격사건의 범인인 조씨가 한국계라는 사실이 범행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없다며 범인의 인종을 강조하는 것이 사건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될 뿐만 아니라 특정 인종에 대한 편견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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