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희, 스토킹 혐의로 두 차례 경찰조사"

첫 희생자 힐셔와는 무관한 범행일 수도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조승희 씨는 2005년 스토킹 혐의로 두 차례 경찰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의 범행동기를 둘러싼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첫 희생자인 에밀리 제인 힐셔는 연인이 아닌 스토킹 대상이었을 수 있다는 추정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다.
  
  룸메이트들 "조 씨, 기숙사 여학생 스토킹 해"
  
  웰델 플린첨 버지니아공대 경찰서장은 18일 브리핑에서 지난 2005년 조 씨가 교내에서 여학생을 스토킹한 혐의로 두 차례 조사를 받았고 정신병원에 일시 구금되기도 했었다고 밝혔다.
  
  플린첨 서장은 지난 2005년 11월 27일 조 씨가 자꾸 전화를 거는가 하면 직접 만나 치근대는 등 이상 행동을 한다는 한 여학생의 신고를 받고 대학경찰이 조 씨를 구두조사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 씨를 조사한 뒤 학교징계위원회에 회부했으나 여학생이 조 씨의 처벌을 원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조 씨는 2005년 12월 12일에도 또 다른 여학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이 여학생이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또 다시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경찰 측은 조 씨의 스토킹의 정도가 신고 여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조 씨의 룸메이트들 역시 <CNN>과의 인터뷰에서 "조 씨가 기숙사 같은 층의 여학생 3명을 스토킹한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초 조 씨가 1차 범행 후 자신의 기숙사 방에 돌아가 "너 때문에 이 일을 저질렀다"는 메모를 남긴 것으로 보도되고, 경찰이 '치정'에 의한 범행 가능성을 거론함으로써 힐셔가 범행의 동기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조 씨의 스토킹 전력이 밝히면서 힐셔는 연인이 아닌 스토킹 대상이거나 혹은 사건의 동기와는 관련이 없는 단순 희생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도 고개를 들고 있다.
  
  조 씨가 <NBC>에 보낸 비디오에서 '분노와 원한', 그리고 '바로 잡고자 하는 열망' 등 추상적인 단어들을 사용한 것에서도 '치정'에 의한 범행이라는 추측은 엇나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한 수사관의 말을 인용해 "조 씨의 범행은 질투가 아니라 세상에 대한 분노 때문으로 보인다"며 "힐셔는 단지 운이 없어 첫 희생자가 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살 우려" 신고돼 정신병원 구금되기도
  
  한편, 작년에는 조 씨의 주변 인물로부터 조 씨가 자살을 할지도 모른다는 전화신고가 들어와 경찰 측이 생활 상담을 권고하기도 했으며 조 씨가 자발적으로 경찰을 방문해 상담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조 씨는 상담 후 일시적으로 정신병원에 구금됐으나 본인은 자살 징후를 부인했으며 사고 장애(thought disorder) 증상을 인정하지 않아 곧 귀가조치 됐다고 한다.
  
  일부 언론은 "당시 그의 정신 상태가 살인을 저지를 수도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나, 병원 측 관계자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사고 및 판단력은 정상이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