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 15분 버지니아 공과대학 기숙사 건물에서 학생 2명을 살해한 조승희 씨는 2시간 후 공학부 건물인 노리스홀 강의실로 들어가 학생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CNN>이 재구성한 바에 따르면 조 씨가 30명을 죽이고 28명을 다치게 한 2차 난사에 걸린 시간은 10~15분에 불과했다.
미국의 웹진 <슬레이트>는 17일 조 씨가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을 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된 범행이었기 때문"이란 답을 내놓았다.
조 씨가 손에 쥔 총은 9mm 반자동 글록과 22구경 권총 두 자루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가 총 두 자루를 모두 사용했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 자루 모두 그리 위력이 강한 총기는 아니다.
9mm 권총은 이른바 '9mm 브라우닝'으로 알려진 일반적인 권총 모델 가운데 하나이고, 22구경은 주말 범죄에 흔히 쓰인다고 해서 '토요일 밤의 특수작전(Saturday night special)'이란 별명이 붙은 소형 권총이다.
지난 1999년 미국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 학생 2명이 13명을 사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9mm 권총과 9mm 소총, 그리고 엽총 두 자루가 사용됐던 것과 비교했을 때, 사용된 총기 자체는 빈약한 것이었다.
결국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총알을 발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충분한 탄창을 준비했던 것이 주효했다.
9mm 권총에는 8발에서 24발까지 장전이 될 수 있는데 우발적인 범죄의 경우 탄창을 갈아 끼우는 데에는 다소 간의 시간이 걸릴 수 있고 그 틈에 반격을 당할 수 있으나 조 씨의 경우는 미리 총알을 채워 넣은 탄창을 소지해 장전 시간을 줄였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22구경이 리볼버였다면 탄창을 교체하는 데 10초에서 15초 이상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대용량 탄창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점을 고려하면 결국 조 씨가 여자 친구와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총을 들었다기보다는 치밀한 계획 아래 범행을 저질렀다는 추정 쪽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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