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통합신당 추진모임이 '신설합당' 방식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이 5월 께 탈당해 통합신당모임과 징검다리 신당을 만들고 그 당과 민주당이 통합신당을 창당하는 2단계 수순을 거치게 된다.
양측은 18일 각자 내부회의를 열어 이러한 창당 방안을 추인하고 이날 오후부터 정강정책 분과와 당헌당규, 조직분과 등 세 개 분과회의를 열어 발기인, 당명, 지도체제 등 쟁점사항에 대한 후속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현역 의원들의 '선(先)탈당'을 용인함으로써 일정한 성의를 보인 게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민주당으로의 흡수합당'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예정된 귀결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새천년민주당 창당방식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새천년민주당식 창당 방식이란 당 밖에 신당추진기구를 구성한 뒤 기존 정당과 새로운 세력을 통합하는 방식이다.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든 새천년민주당은 전신인 국민회의 소속 인사들이 먼저 탈당해 시민사회 인사들과 신당을 창당한 뒤 여기에 국민회의의 주력부대가 대거 합류하는 방식을 택했다.
국민회의는 새천년민주당이 창당하던 당일 오전 해체를 결의함으로써 국민회의의 법통은 막을 내렸으나, 국민회의의 골간을 흡수함으로써 사실상의 정통성은 유지한 것이 이 방식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이번 합당을 '사실상 새천년민주당 방식'으로 규정한 것은 실질적인 민주당 중심의 흡수통합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직력의 뒷받침 없이 현역의원 23명의 교섭단체에 불과한 통합신당모임과 호남이라는 지역기반에 8500 명의 당원이 있는 민주당의 합당 협상은 애초부터 '도로민주당'이 불가피했던 셈이다.
그러나 통합신당모임 양형일 대변인은 "새천년민주당 창당 방식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양 대변인은 "민주당, 통합신당모임, 외부세력이 사실상 공동으로 창당하는 방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당초 통합신당모임은 기득권 포기 차원에서 민주당의 해체를 전제로 제3지대에서의 신당 창당을 주장해 왔으나 민주당이 당 해체에 난색을 표했고, 이에 통합신당모임도 독자신당 창당 카드를 던지면서 협상은 결렬 위기까지 가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17일 당의 승인을 전제로 창당준비위원회 구성 단계에서 일부 소속 의원들이 탈당할 수 있다는 양보안을 제시하면서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이에 따라 통합신당모임과 일부 민주당 탈당 인사들이 오는 20일 께 창당준비위를 구성해 내달 6일 징검다리 신당 창당대회를 연 뒤 민주당과 당대당 합당을 추진키로 했다.
한편 양측은 창준위 구성 단계에서 통합교섭단체를 띄우는 방안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양형일 대변인은 "통합교섭단체는 합의에 따라 즉시 출범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친 반면 유종필 대변인은 "합당하기로 한 이상 통합교섭단체 구성 여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한발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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