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라디오 진행자인 돈 아이머스가 흑인비하 발언 파문으로 30년 방송인생을 야유 속에 마감케 됐다.
<CBS> 방송은 12일 성명을 통해 자회사인 뉴욕지역 스포츠 라디오 방송사 <WFAN-AM>에서 제작하는 아이머스 진행 프로그램을 폐지키로 결정했으며 이 방침은 즉각 시행된다고 밝혔다.
아이머스는 지난 4일 '아이머스 인 더 모닝'에서 러트거스 대학 여자 농구팀 선수들을 "곱슬머리의(흑인을 비하하는 표현) 창녀들"이라고 불러 흑인 사회와 여성계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아왔다.
흑인 민권지도자인 제시 잭슨 목사 등은 시카고 <NBC> 타워에서 항의시위를 열고 이 방송을 송출한 <MSNBC> 텔레비전 네트워크의 소유주인 <NBC> 방송과 <CBS>, 그리고 광고주들에게 아이머스 해고를 요구해 왔다.
민주당 흑인 대권주자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도 대선주자들 중 가장 먼저 아이머스 진행 프로그램을 보이콧 하겠다는 선언을 했었다.
이처럼 비난 여론이 들끓자 대형 광고주들은 아이머스 프로그램에 대한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했고 이에 2주 간 방송 중단 조치 선에서 사태를 종결하려고 했던 <CBS> 라디오도 결국 프로그램 중단 결정을 내렸다.
아이머스의 프로그램은 매년 수백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CBS>의 '캐시 카우'였을 뿐 아니라 딕 체니 부통령과 존 케리 상원의원 등 굵직한 정치인들도 출연하는 인기 토크 쇼였다.
동시에 이 프로그램은 신랄하고 공격적인 진행으로도 악명이 높았다.
텔레비전과 라디오로 동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의 실행 프로듀서이자 고정출연자인 버나드 맥거크는 2004년 고 김선일씨 피랍사건 당시에 "살고 싶다"고 절규하는 김 씨의 비디오 화면을 보며 "저 한국친구, '아메리칸 아이돌'의 덜 떨어진(retarded) 중국친구랑 똑 같아요"라고 말했고, 아이머스와 함께 한바탕 깔깔거리며 웃는 장면이 70여 개 이상의 방송을 통해 미 전역으로 송출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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