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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시리아행, 이라크 문제 직접 해결?

부시 "정부 무시" 격노

이라크 정책을 둘러싼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민주당 주도 의회 간의 대결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미군의 이라크 철군 일정을 적시한 상하원의 전비법안에 대해 부시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의사를 밝히면서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3일에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방문을 강행한 것을 두고 양측 간 날카로운 공방이 오갔다.
  
  "시리아는 이라크 문제 해결의 중요한 열쇠"
  
  펠로시 의장이 이날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부시 대통령은 "미국 정책에 대한 무시"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펠로시 의장은 미리 알려진 시리아 방문 계획에 백악관이 "좋지 않은 계획"이라며 경고음을 내자 "시리아는 이라크와 레바논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라고 일축하며 일정을 강행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시리아에 특사를 보낸 것도 효과가 없었고, 그들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고위 공직자들이 시리아에 가는 것은 혼선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비난했다.
  
  부시 행정부가 대 시리아 정책의 골자를 '고립'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펠로시 의장과 알 사드르 대통령의 회담은 시리아로 하여금 스스로 국제사회 주류에 속해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은 2005년 2월 레바논의 라피크 알 하리리 전 총리 암살에 시리아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외교관계를 단절해 왔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은 자신이 방문하기 전인 1일 프랭크 울프, 로버트 아더홀트 두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이 알 아사드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들며 "백악관이 공화당 의원들의 시리아 방문을 두고 큰 소리를 내는 것을 듣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펠로시 의장은 도착 즉시 왈리드 무알림 시리아 외무장관을 만난데 이어 4일에는 "부시 대통령이 테러리스트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샤르 알 사드르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펠로시 의장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시리아와의 관계까지 어그러진 이후 시리아를 방문한 미국 인사로는 최고위급으로 꼽힌다.
  
  이라크 문제 해결에 민주당이 직접 나서나
  
  
펠로시 의장은 이라크 전비 법안을 두고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간의 신경전이 한창인 상황에서 시리아를 방문해 민주당 주도 의회가 이라크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이라크 주변국들과 협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시리아나 이란 등과의 협의를 통해 이라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해법은 지난 연말 '이라크연구그룹(ISG)' 보고서가 제안한 경로와 동일하다.
  
  지난 달 29일에는 민주당이 상하 양원에서 철군을 조건으로 한 전비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고 부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아예 내년 3월31일 이후에는 이라크전 지원 예산 전액을 삭감하는 새 법안을 내겠다고 공언하며 부시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의회의 가장 기초적인 의무는 미군이 적들과 싸우고, 나라를 지킬 수 있도록 장비를 지원하고 훈련시키는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미군 지원보다 워싱턴에서의 정쟁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부시 대통령은 전비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과 하원을 통과한 두 법안을 절충하는 작업이 남아 있어 백악관 송부 절차가 부활절 휴가 이후로 미뤄진 데 대해서도 "의회가 수주일내에 전비 예산을 승인하지 않으면 그에 따른 대가는 미군과 그 가족들이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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