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1일 이라크 문제는 베트남전보다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으며 이라크에서 군사적 승리는 더이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일본 와세다대학의 명예학위를 받기 위해 방일 중인 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AP 기자에게 "(이라크) 전체 영토와 인구에 대한 완전한 통제라는 의미에서 '군사적 승리'는 가능하지 않다"며 "도처에 산재하는 정체불명의 저항세력 특성이나 시아파와 수니파간 종교적 분열은 평화협상을 더 복잡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군의 베트남 철수를 기획한 키신저는 또 "베트남전이 여러 국가가 개입되고 특정지역을 통제하는 지도자들과 협상할 수 있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라크전쟁은 더 복잡한 문제"라며 "그러나 미군의 전격 철수나 영향력 상실은 혼란을 부추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키신저는 이어 유사한 경험을 해보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부시 대통령과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키신저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최선의 해법은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아 이라크 무장세력들간 분쟁을 조정하는 일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및 이란 등 이라크 이웃국가들과 함께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키신저는 이라크내에서 앞으로 수년간 전투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미국 국익을 위해서라도 전쟁 정책과 관련한 미국내 정파간 다툼은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신저는 리처드 닉슨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보좌관 및 국무장관을 지냈으며, 당시 미국내에서 점차 인기를 잃어가는 베트남 전쟁 문제에 대한 정책 수립이라는 도전에 직면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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