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준 처장은 1954년 서울 출생으로 82년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했고, 94년 미국 마켓(Marquette)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98년부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국제협력부장, 출제연구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구관리처장을 맡고 있습니다. 교육부 규제완화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2007학년도 수능시험 치른 지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2008학년도 수능계획이 발표됐습니다. 우선 올해 시험의 일정 같은 걸 설명해 주시죠.
이명준 : 제일 궁금해 하는 게 시험일일 텐데요 11월 15일 목요일에 시험을 봅니다. 그전에 우리가 시험시행공고를 7월 6일 금요일에 하고 원서교부 및 접수는 8월 28일부터 9월 12일까지 하게 됩니다. 중앙일간지에 공고가 나타고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 제외하고 접수를 받구요. 원서처리 및 접수번호 부여를 우리가 전산화 시스템으로 해서 9월 19일에서 10월 11일까지 하게 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채점을 전부 거쳐서 성적을 통지하는 건 12월 12일 수요일이 되겠습니다.
박인규 : 지난번 수능시험이 끝난 지 한 4개월 만에 또 올해 수능시험계획이 나온 걸 보니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굉장히 바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 2008학년도 수능시험이 작년하고 달라지는 게 어떤 건가요?
이명준 : 작년과 달라지는 건 크게 세 가지 점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하나는 언어영역의 문항수가 올해 작년까지 60문항이었는데 50문항으로 축소됐습니다. 물론 그에 따라 시험시간도 90분에서 80분으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많이 언급되고 있지만 성적통지표에서 작년까지는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을 세 가지를 명기해서 제시했는데 올해부터는 앞의 두 가지...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빼고 등급만 제공하는 것이 큰 변화라고 볼 수 있구요. 마지막으로는 전년도까지, 2007학년도까지 교수, 교사 출제위원 비율이, 교사 비율이 43%였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교수 교사 비율을 50대 50으로 교사의 비율을 좀 증가시킨 것이 달라졌다면 달라진 부분입니다.
박인규 : 우선 언어영역의 문제수를 줄인 이유는 뭡니까?
이명준 : 그동안 언어영역의 문항수가 많다는 지적이 학생들, 관계된 전문가들한테서 많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우선 60문항이 많기 때문에 학생들한테 너무 부담을 준다. 좀 줄이는 게 어떻겠냐, 그리고 줄였을 때도 충분히 학생들의 실력을 측정할 수 있으면 되는 거 아니냐. 적정선이 대개 10문항 정도 줄여도 되겠다는 데까지 합의를 봐서 작년에 공청회 등을 거쳐서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그래서 결론이 줄여도 좋겠다고 해서 줄이게 된 게 하나 있구요. 수험생 부담을 줄인다. 그리고, 역시 같은 맥락인데, 두 번째는 수험생 부담을 줄이는 것이 꼭 언어영영 시험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첫 시간에 보기 때문에 그 이후에 보는 시험에도 영향을 미치거든요. 학생들이 긴장하고 시간을 많이 소비하게 되고. 그런 부분의 부담을 덜고, 이런 이유로 문항수를 10문항 줄이게 됐습니다.
박인규 : 하긴 60문제라면 많긴 많았네요.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중요한데, 예전에는 표준점수도 있고 백분위도 있어서 내가 몇 퍼센트에 드는지를 알았는데, 이번에는 9개 등급... 학생들이 9개 등급으로만 나눠진다는 거죠. 9개 등급을 어떻게 나눕니까?
이명준 : 9개 등급의 비율과 누적비율을 잠깐 말씀드리면, 1등급에서 9등급까지 차례로 말씀드리면, 1등급은 비율이 상위 4%입니다. 2등급은 7%, 3등급은 12%, 4등급은 17%, 5등급은 20%,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8, 9등급까지 내려갑니다. 그래서 4% 1등급이고 2등급이 7%기 때문에 1등급과 2등급을 더하면 11%가 되죠. 그런 식으로 누적비율이 가서 100%가 됩니다.
박인규 : 특정 과목에서 문제가 쉬워서 20%가 만점을 맞았다. 그럼 20%가 다 1등급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렇지 않게 내시겠지만...
이명준 : 우선 그 20%가 다 만점을 맞는다는 건 그런 말씀을 하시지만 실제적으로는 불가능하구요, 잘 아시겠지만 그렇게 점수가 몰려서 등급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2년 전에 있었고 3년 전에도 있었고. 작년에는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을 가정하고 말씀드리긴 좀 어렵고, 우리 쪽에서는 작년에 등급이 사라지는 경우가 없었고, 작년에는 전 과목에서 9등급이 다 나왔거든요. 그걸 면밀히 분석해서 정보를 갖고 있고, 그래서 올해는 아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그냥 얼핏 생각하면, 수험생 입장이나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 입장이나 백분위가 있으면 내가 정확하게 어디에 있다는 걸 알아서 좀 지원하기도 뽑기도 쉬울 것 같은데 그걸 9개의 큰 뭉텅이로 나누는 것.. 100분위와 표준점수를 없애는.. 나름대로 어떤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명준 : 시험에서 어떤 식으로 학생들의 시험결과를 분류하는가는 사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 같은 경우 독일의 아비투어나 이런 경우 대개 5등급으로 나눕니다. 우리는 9등급이고. 물론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비교를 할 수는 없구요.
박인규 : 거기도 백분위나 표준점수는 없구요
이명준 : 그런 건 일체 없습니다.
박인규 : 우리는 거기에 비하면 더 세분화됐다.
이명준 :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보면. 그렇기 때문에 꼭 점수와 백분위를 제공하는 것이 유일한 학생들의 분류방법이라고 생각하시지 않는 것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아무래도 수험생 입장에서는 높은 등급을 받고 싶은 게 인지상정일 테고.. 벌써 이런 시나리오도 나오더라구요. 특정 과목에 학생이 많을수록 등급 받기가 유리하다. 그래서 수리 가, 수리 나.. 수리 나가 문과죠? 그쪽으로 더 많이 몰리지 않겠느냐... 이런 식의 우려 아닌 우려도 있는 것 같은데요..
이명준 : 그런데 사실 어떤 시험을 보든지, 상대평가를 하게 되면 등급을 나눌 수밖에 없습니다. 점수로든 등급으로든. 그런 현상을 당연히 있게 마련이구요. 점수로 나눠도 마찬가집니다. 아주 좋은 대학은 점수를 높게 받은 학생을 데려가려고 할 거고. 합격시키려고 할 것이고. 수능에서 특히 수리가 가형, 나형으로 나눠져 있다 보니까 말씀하신 그런 현상이 일부 있는 건 사실 같습니다. 유리하니 불리하니 이런 얘기가 있는데, 실제로 대학에서 어떤 식으로 모집하는지 요강을 보면 자기가 가고자 하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능형이 있습니다. 가형을 요구한다든가,
박인규 : 예를 들어 이과라면 수리 가를 요구한다.
이명준 : 그렇죠. 가형을 요구하는 경우는 자기가 그걸 잘 알고 가형 시험을 봐야 되고, 또 어느 대학에서는 가형에 가중치를 두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럴 경우에는 그것도 유념을 해야 되구요. 또 가와 나를 교차해서 지원할 수 있다. 나형을 가지고 이공계를 지원할 수 있는 대학도 있습니다. 그런 건 자기가 활용하기 나름이고, 판단을 해서 결정할 문제지 꼭 그게 유불리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박인규 : 눈치보기에도 정도가 있다.
마지막으로 말씀하신 게 출제위원 중에 고교교사의 비율을 높여야 되는 이유는 어떤 걸까요?
이명준 : 독일 말씀을 드렸지만 유럽의 경우 대부분 출제하는 분들이 고교교사입니다 .채점도 그분들이 하고. 우리는 사회적인 여러 가지 교육열이 높다든가 하는 문제도 있고. 또 좋은 양질의 문항을 제공해서 학생들의 능력을 올바로 평가해 보자. 이런 의도를 가지고 대학이나 고등학교에서 훌륭한 능력을 가지신 분들을 참여하도록 권고하고 또 그렇게 해왔습니다. 고등학교 교사가 작년에 43%까지 이미 참여를 했었구요, 그래서 올해 50% 간다고 해서 큰 변화는 없습니다. 거의 2, 3년 전부터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그래서 50%, 50%로 가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구요. 특히 고등학교 교사 분들 중에 공부를 많이 한 분들이 굉장히 많이 계시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의 능력을 이제 우리가 최대한 활용한다는 의미가 있고. 보다 더 중요한 건 직접 현장에서 가르치시는 고등학교 교사 분들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문항을 출제할 수도 있고.
박인규 : 오히려 더 적합한 문제를 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고교교사의 비율이 높아지나요?
이명준 : 정책을 하면서 50 대 50까지 정해 놨거든요. 그걸 우리가 맞춘다는 의미도 있고 50:50이 가장 이상적인 분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사실 고교교사를 약간 낮춰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른바 최신 이론, 최신 발견을 잘 모르시기 때문에 오답시비가 많이 나올 수 있다. 이런 걱정들을 하시던데요?
이명준 : 그러니까 교수가 50%가 없으면 그런 말씀을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다, 이해가 가지만 교수가 전혀 안 들어오는 게 아니고, 교수분들은 대개 자기 분야의 최신학문, 이론을 섭렵하면서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50% 들어오는데 그런 게 왜 문제가 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기우일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박인규 : 수능을 9등급으로만 나누고 백분위가 없어지기 때문에, 어느 한 등급이 없어지는 우려가 있어서.. 그렇다면 난이도 문제에서 작년보다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있는 것 같아요.
이명준 : 이런 겁니다. 우리가 작년까지는 표준점수와 백분위, 그리고 등급을 줬습니다. 올해는 두 가지 앞의 것을 안 주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우리 출제하는 입장에서는 작년에 전 교과가 전 등급을 채웠거든요. 9등급이 다 나왔습니다. 그런 것들을 문제를 어렵고 쉽게 내는 것에 의해서 상황이 바뀌는 게 아니구요
박인규 : 말하자면, 작년에 모든 등급이 나왔으니까 자신감을 얻고 하시는 거군요?
이명준 : 막연하게 자신감이 아니라, 우리가 그동안 쭉 대비를 해왔고 분석자료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과학적인 데이터에 의해서 하는 것이고, 물론 사람이니까 실수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그런 것들이 안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우리의 본분이고 우리의 임무라고 생각하고. 나아가서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박인규 : 특별하게 어려워지는 건 없다..
이명준 : 그런 건 없습니다.
박인규 : 혹시 올해 수능시험의 출제 기본방향이랄까.. 항상 하시는 말씀 말고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어떻게 공부를 해라, 어렵지 않은 선에서 말씀해 주시죠.
이명준 :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사실 학문에는 왕도가 없다고 하는데 특별히 우리가 매직을 갖고 있는 건 아닙니다. 우리는 또 공공기관이고 신뢰성이 상당히 중요한 시험이기 때문에 항상 교과서 같은 대답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고교교육이 정상화되는 데 이 시험이 상당히 이바지할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거의 마지막 고등학교 시험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교육과정이나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 교육과정에 충실하게 시험출제를 하구요, 출제범위는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고등학교 2, 3학년은 학교에서 심화선택 과목을 배우게 됩니다. 그 심화선택과정 안에서 시험을 출제하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올해도 EBS 수능강의에서 문제가 많이 나오는 겁니까?
이명준 : 그 문제를 카피해서 내면 그건 시험이 아니라 암기력 테스트죠. 그런 시험문제는 우리가 EBS와 연계하는 게 아니구요, EBS에서 다양한 교재를 개발하고 강의도 합니다. 그 중에서 우리가 의미있다, 좋은 문제다 하면 그걸 직접 인용하기보다는 원용해서 활용한다고 볼 수있겠죠.
박인규 : 문제은행식으로 활용한다는 얘기도 있던데 어떤 얘깁니까?
이명준 : 우리가 최근 2년간 기초연구를 해 왔습니다. 문항도 일부 시범적으로 또는 시험적으로 개발한 게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정책적으로 원래 일정한 연도에 적용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게 올해부터인데, 그래서 올해 바로 본 수능에 적용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서, 그동안 연구결과가 그렇게 나왔습니다. 그래서 본 수능에 바로 적용하지는 않고 6월 모의평가 때 일부 과목에 대해서 그동안 개발했던 문항, 준비했던 사항들을 시범적용합니다. 그걸 재분석하고, 그래서 내년에, 이게 가능하다고 하면 본 수능에까지 적용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문제은행이라면 문제풀을 가지고 거기서 뽑아내서 쓰는 겁니까?
이명준 : 그렇습니다. 아이템풀이라고 해서 시험문항을 아이템화 해서 집어넣고 조건을 전부 걸어놓습니다. 그래서 출제 쪽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우리가 제한조건 변수를 쳐서 그 내용에 따라 문제가 자동으로 나오면 그걸 가지고 재가공하는 과정입니다.
박인규 : 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수능이라는 시험성적이 대입에서 어느 정도 활용돼야 하는가에 대한 어떤 기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의 추세가 대학에서 특정 등급 이하는 아예 응시자격을 안 주겠다든가, 이런 식으로 수능이 좀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보도되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계세요?
이명준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평가원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출제하고 그걸 채점해서 학생들한테 전달해 주는 것까지만 우리의 기능입니다. 그럼 대학은 그런 기초자료, 수능성적이나 학교에서 주는 내신성적 아니면 논술시험, 이러한 자료들을 조합해서 대학에서 필요한 학생들을 뽑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대학에서 어떠한 식으로 발표를 대입전형과 관련해서 하든지 우리는 우리 입장에서 수험생.. 고등학교 3학년이 주로인데, 재수생도 물론 있지만 그 학생들이 얼마나 충실하게 이수하고 어느 정도의 능력을 갖고 있어서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가만 판단하는 거지, 대학에서 이렇게 저렇게 한다고 해서 거기에 영향을 받아서 문항을 거기에 맞춘다거나 이런 건 할 수도 없습니다. 전국에 4년제 대학이 200개 정도 되고 전문대학이 160개가 넘는 걸로 압니다. 그렇다면 거기 다 맞출 수 없지 않습니까? 우리의 본분에 충실하게 출제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대학에서 수능성적을 어떻게 활용하든지 영향을 받지도 않겠고, 대학에서 이렇게 활용하라고 얘기할 수도 없는 입장이고.
이명준 : 그렇죠. 받아서도 안 되는 겁니다.
박인규 : 작년인가 제작년인가 수능시험에 휴대폰 갖고 들어가서 여러 수험생들이 엄청난 피해를 당했는데 평가원에서도 이런 부정행위에 대한 대책 같은 걸 세우고 계십니까?
이명준 : 사실 시행과 관련된 부분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우리가 하는 건 아니고, 그건 시·도 교육청과 교육부가 협조해서 하죠. 우리는 그런 조직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데 부정행위 문제가 됐던 게 3년 전이죠. 그 이후 아마 많은 조치를 강구한 것으로 압니다. 그때는 의도적으로 한 거라서 큰 문제가 됐는데 그 이후에는 그런 사건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쪽에서도 많은 준비를 했고. 그리고 학생들이 좀 오해를 살 만한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 보면 mp3나 전자기기, 통신.... 핸드폰을 거의 다 갖고 있는데, 이런 걸 가져오지 말라고 하는데 학생들이 거의 생활화되다시피 하니까 그냥 깜빡하고 가져오게 되죠. 그럼 그걸 소지했다는 것 자체가 부정행위로 간주되거든요. 그래서 워크맨이라든가 전자사전, 전자로 작동하는 것들은 전부 반입이 금지돼 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그걸 모르고 가져오거든요. 그런 정도의 부정행위가 3년 전 이후에는 간헐적으로 발견됐는데 조직적인 건 없었구요. 그런 것들이 학생들이 좀 유념을 해서, 그리고 학부모님들도 아마 이 방송을 듣고 계실 텐데 좀 챙겨주시는...
박인규 : 약간의 방심으로 12년 공부한 것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수 있겠군요.
모든 전자제품은 가져가면 안 된다. 그건 시험 당일의 문제고 사실 수능시험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12년간 공부해온 걸 결산하는 자린데, 올해 수능시험을 보는 수험생들... 대략 몇 명쯤 보죠?
이명준 : 그건 다 공개돼 있구요, 한 58만 7천명 정도 됐던 것 같은데, 정확하진 않지만 58만에서 59만 사이입니다.
박인규 : 아까도 공부에 왕도는 없다고 말씀하셨지만, 수험생들한테 그래도 이런 식으로 공부해라. 당부의 말씀을 해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명준 : 그 부분이 제일 어려운 부분이더라구요. 왜냐 하면 수험생들이나 학부모님들이 수능처장이 이렇게 얘기했으니까... 그러실 것 같아서 부담스럽구요. 왕도는 없고 그냥 제 경험으로 보면 항상 자기 자신이 자기가 어느 정도 공부하는지 가장 잘 압니다. 열심히 하는지 술렁술렁 하는지, 그래서 자기 자신에 충실하게 학교수업을 받으면서 준비를 해나가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 않나. 너무 교과서 같은 답변이지만 그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문제만 내는 건 아니라던데, 이곳에서 하는 주된 업무는 어떤 겁니까?
이명준 : 많이 알고 계시는 게 주로 수능이니까 평가원 하면 수능만 생각하시는데, 그 외에도 하는 일이 많습니다.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교육과정에 따라서 교과서 검정을 합니다. 그리고 학업성취도라고 해서 초등학교 3학년,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 전국적으로 학생들이 어느 수준에 와 있나, 또 교육과정에 따라서 얼마나 공부하고 있는가 등을 하는 학업성취도가 있습니다. 그 다음 교수학습자료를 개발하고 방법도 개발합니다. 그 외에도 국가시험 중에서 중등교사임용시험, 초등교사임용시험, 각종 국가시험 중에서 눈에 띌 만한 게 한국어능력시험. 전 세계적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교과서를 검정하고, 교수학습방법.. 자료를 개발하고 평가까지 하는 일관된 시스템이 하나의 기관 속에 묶여 있는 게 세계적으로 없습니다. 상당히 바람직한 요소가 결합된 연구기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대략 몇 분의 연구원들이 있습니까?
이명준 : 대략 120여 명의 연구원 있구요, 그분들이 대부분 관련분야에서 박사학위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행정직들이 한 60~70명 사이 됩니다.
박인규 : 한국인들이, 교육제도, 입시에 대해서 가장 큰 불만이, 너무 자주 바뀐다는 거거든요. 수능시험만 해도 예전에 예비고사, 학력고사였다가 수능시험이 된 게 94년도부터인데, 수능시험도 계속 바뀌어 왔어요. 올해 등급제가 되고 등등.. 이게 어떻게 보면 그동안의 완결판이랄까 안정이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까? 앞으로는 안 바뀐다...
이명준 :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아니라서.. 왜냐 하면 사회의 요구도 반영해야 되고, 우리가 단순히 교육적인 것에 포커스를 두면 안 바뀌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SAT나 이런 것들이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고. 그런데 미국도 아마 제작년서부턴가 그동안의 수학 쪽의 영역.. 우리 얘기로 하면 수리와 언어영역 두 가지만 보다가 에세이라고 해서 작문을 추가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개선해 나갈 여지는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주 근본적인 틀을, 유럽식으로 간다든가 이럴 경우는 또 다른 문제가 있겠죠. 그래서 현재 주어진 체제 안에서 개선할 것은 찾아서 개선하고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가장 안정적으로, 예측 가능한 준비를 해서 시험을 볼 수 있게 해줄 수 있는가, 이런 것에 우리가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안정된 시험제도를 위해서 아직도 진화는 하고 있는 셈이군요.
이명준 : 진화는 계속돼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박인규 : 사실 한 해에 60만 가까운 수험생들이 보는 시험을 내시기 때문에 부담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수능시험에 대한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의 기대 내지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수능처장으로 계시면서 학부모들이나 수험생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주시죠.
이명준 : 수험생, 학부모 여러분... 모든 게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불안하고 힘드실 때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학부모께서도 그렇지만 학생 본인, 수험생 본인이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나는 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하다면 11월 시험 때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러분 힘내십시오.
박인규 : 사실 시험이라는 게 하다 보면 잘하는 사람 있고 못하는 사람도 나올 수밖에 없는 건데, 중요한 건 객관적 평가가 됐느냐, 공정한 경쟁이었느냐 이런 것 같은데. 앞으로 모든 수험생들이 승복할 수 있고, 시험모델을 개발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명준 : 많이 도와 주십시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구관리처 이명준 처장을 초대해.. 2008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의 구체적인 시행 계획과 대비전략에 대해 말씀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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