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및 쿠웨이트 정상과의 회담이 양국 수교 이후 처음이라는 청와대 등의 발표는 잘못된 정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고 최규하 전 대통령의 유족들과 외교부에 따르면 최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중이던 1980년 5월11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같은 달 14일 쿠웨이트 국왕과도 정상회담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노 대통령의 중동순방 관련 소식을 접한 최 전 대통령 유족들의 문제제기를 통해 알려졌으며, 외교부 측도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사료를 확인한 결과 최 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와 각각 정상회담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24일 한-사우디 정상회담과 관련해 낸 보도자료에서 "양국 정상회담은 1962년 수교 이후 처음"이라며 "최규하 대통령은 1980년 5월 사우디를 방문했으나 국내 정치상황으로 인해 당시 칼리드 국왕과 회담을 갖지 못하고 귀국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이어 26일 한ㆍ쿠웨이트 정상회담 관련 보도자료에서도 양국 정상회담은 1979년 수교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도 지난 15일 대통령의 중동 순방과 관련해 가진 비공식 브리핑에서 "사우디의 경우 1980년대 최규하 대통령이 방문했다가 국내 사정으로 인해 급거 귀국했다. 실질적으로 당시 정상회담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 등 정부의 사료 관리 부실 및 정보제공 오류에 대한 지적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최 전 대통령의 한 유족은 "정상외교와 관련된 정보를 잘못 제공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외교부 측에 엄중 항의하고 시정조치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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