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가능성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 전 방북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이 13일 지난해 무산된 평양 방문을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기자연맹(IFJ) 특별총회에 참석해 "(2.13합의로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지금은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주안점을 두고 노력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북한과 남한 양쪽에서 저의 북한 방문을 바라는 게 다시 이뤄지면 다시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방북보다는 남북정상회담이 더 중요하다는 지속적으로 입장을 밝혀 왔다. 이날의 발언은 그같은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지만 자신의 방북 희망을 명시적으로 밝힌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김 전 대통령은 특강 후 가진 질의응답에서 "작년 6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청으로 가기로 했다가 미사일 때문에 중단되고 그 후로 핵실험이 있어서 실현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한 뒤 "기회가 되면 한번 방문하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고 다시 한 번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 가게 되면) 김 위원장과 같이 21세기의 세계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아시아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고 발전할 것인가, 그 가운데 한민족의 살길은 무엇인가, 우리가 공동으로 승리하는 통일은 무엇인가, 후손들에게 어떤 한반도를 넘겨줘야 할 것인가에 대한 우리의 책임 등등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물론 당면 문제도 얘기하고 싶다"고 말해 김 위원장과 하고 싶은 '얘깃거리'가 많음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6자회담의 성공과 남북정상회담의 실현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이해찬 전 총리와 함께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화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날 김 전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북측과 실무적 차원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북측이 다소 소극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가 미국에게도 왜 중요한지 일반 미국인들에게는 어떤 논리로 말할 것인가'라는 미국 언론인의 질문에 "남북이 화해협력하고, 안정되고, 미국 기업들이 북한에 들어가 투자하고, 외교도 하는 것은 미국 국익에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거꾸로 북미 관계가 계속 악화되면 북한에 기름과 식량, 생필품의 8할 이상을 대주는 중국의 힘이 한반도로 뻗어 내려올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미국은 태평양 지구의 안전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본에 대해서도 상당한 위협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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