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양성철 전 주미대사를 초대해.. 미국이 북한의 HEU 프로그램을 과장했다는 주장의 근거와.. 북핵 문제를 비롯한 북-미, 한-미 관계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양성철 전 주미대삽니다! 양성철 전 대사는.. 1939년 전남 곡성 출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기자 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 미국 캔터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이후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교수를 거쳐.. 제 15대 국회의원을 지냈습니다. 2000년 7월부터 2003년 4월까지 주미대사를 역임했고, 현재는 고려대 국제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국민의 정부 시절에 주미대사를 지내셨는데요, 대사를 역임하시고 난 뒤에는 조금 대외활동을 자제하신 것 같아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양성철 : 학교에서 가르치고 책을 하나 쓰고 있습니다. 거의 다 마무리 된 상황입니다.
박인규 : 양 대사께서 주미대사 하실 때가 2000년 7월부터 2003년 4월이면, 6.15 정상회담을 해서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그해 말에는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도 갔다 오시고 북미 관계가 굉장히 좋았을 때였다가 2002년 10월에 켈리 특사의 방북으로 북미관계가 굉장히 나빠진.. 말하자면 북미 관계가 그야 말로 최고에서 최저로 떨어진 시절이었는데요, 지금 2.13 합의가 이뤄지고 다시 북미수교가 부시행정부 임기 내에 가능하다는 예측들이 나오는 걸 보시면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아요.
양성철 : 비온 뒤에 땅 굳어진다고, 방금 말씀하신 대로 제가 어려운 상황을 겪기도 하고 굉장히 흥분되고 고조된 평화 분위기도 겪었는데, 이번에 2.13 조치는 정말, 6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굉장히 획기적인 국면전환이라고 봅니다. 다시 말해 미국의 부시정부 1기 때는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특히 양자회담을 거부해 왔다가 이번 2.13 합의는 또 그때는 북한 핵문제 해결하는 걸 중심으로 북미 관계 개선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포괄적이고 체계적이고, 또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가지고 궁극적으로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북미관계 정상화, 궁극적으로는 수교. 북일 관계 정상화, 궁극적으로는 수교. 이런 여러 가지 좋은 틀을 마련했다는 면에서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어쨌든 잘 돼야 할 텐데 지금 많은 북미 관계 전문가들이 북한 핵문제를 푸는 데서 주요한 걸림돌 중 하나가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란 말씀 많이 하세요. 사실 제네바 합의가 깨진 것도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 때문이었고, 그 후 10년 이상 위기상황이 계속돼 왔는데.... 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뭔지, 이게 왜 그렇게 말썽이 되고 있는지 설명을 좀 해주시죠.
양성철 : 방금 말씀하신 대로, 2002년 10월 켈리 방북 때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고 또 제1부상이었던 강석주를 만났는데, 강석주와의 대화의 내용을 종합해서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시인했다고 얘기했는데, 지금 재밌는 사실은.. 부시 1기에서는 고농축 문제를 계속 강조해 와서 오늘과 같이 제네바 합의가 깨지고 한반도 에너지기구가 해체되고 14억 불이나 돈을 거머쥐고 경수로 2기에 투자를 했는데 이게 다 어떻게 보면 회수불능 상황까지 와 있는
박인규 : 헛돈을 쓴 셈이 되고 말았죠.
양성철 : 그렇죠. 이런 상황인데 아마 박 대표께서도 보셨겠지만 2월 13일에 재밌는 결과가 나왔어요. 합의문이 발표된 그 날 베이징에서는 크리스토퍼 힐이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개발계획을 시인했느냐 하니까, 시인하지 않았다 했거든요. 또 엊그저께도 미국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서 그렇게 얘기했고. 또 워싱턴에서도 역시 같은 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한테는 기자가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R&D.. 그러니까 연구개발 이상이냐? 하니까, 또 아니다. 이건 획기적인 변화죠. 다시 말하면 부시 1기 팀에서는 시인했다. 또 고농축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당시에 2005년 정도 되면 연간 2개 정도를 생산하는.... 그런 어떻게 보면 센세이셔널한 얘길 하다가, 이제는 꽁지를 감추는 상황이 왔으니까. 지금은 아니더라도, 잘 돼 가고 있으니까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책임 있는 정책담당자들이 설득력 있는 해명을 해야지, 이걸 그냥 덥썩 밑에다 감춰버릴 순 없는 상황이다. 이게 제 입장입니다.
박인규 : 94년 제네바 합의는 플루토늄을 이용한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동결시킨 건데, 지나 놓고 보니까 북한이 플루토늄 말고도 우라늄 가지고도 했더라. 그걸 미국에서 주장해서 제네바 합의가 깨진 거 아닙니까. 최근에 양성철 대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켈리 당시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났더니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아니고 그냥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란 말씀을 하셨다는 걸 들었다고.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과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핵무기 만드는 데서 차이가 큰 겁니까?
양성철 : 제가 전문가는 아니고 좀 들어보니까 농축 프로그램에서 고농축 단계로 가는데 10단계 12단계이상을 거치니까 차이가 나는 거죠. 그러나 현재 나온 전문가들 얘기, 최근에는 제레미 본슈타인이라고 뉴욕타임즈 10일자에 쑨 칼럼도 그렇고, 최근 2월 말에 데이빗 올브라이트가 북한을 최근에 갔다 왔죠. 이 분들도 다 소규모의 원심분리기라고 합니까? 이걸 수입한 것도 사실이고. 또 소규모의 어떤 연구 차원의 뭐가 있었다고 보이는데, 지금 부시 정부 1기에서 얘기한 것 같은 고농축 프로그램은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죠.
박인규 : 그럼 2002년 당시에는 북한이 우라늄을 이용해서 금방이라도 만들 것처럼 가 있다고 했다가 최근 와서는 연구실 수준이다, 고농축이 아니라 농축이다. 이런 식의 말을 하게 된 특별한 배경이 뭘까요? 쉽게 알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만..
양성철 : 상황만 말씀드리면, 2002년 가을의 상황은.... 한국에서는 아시다시피 남북관계가 급진전하는 상황이고. 예를 들어 남북의 철도를 경원선, 경의선을 다시 연결하고. 또 임진강 댐 건설이나 금강산 관광개발이라든지, 또 특히 개성공단개발이나 여러 가지가 진척되고 있는 상황이고. 특히 9월 17일에는 고이즈미 일본 수상이 전격 북한을 방문했고.
박인규 : 사상 최초 방북했죠.
양성철 : 도 미국에서는 바로 그 2002년 10월에 이라크전 군사개입에 대한 미국 양원합동회의에 결의안도 통과되고. 이런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존재하고 있었죠.
박인규 : 중요한 건 어쨌든 미국 정부가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프로그램이 생각보다 진전된 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뉴욕타임즈 같은 신문에서는 아마 이 문제를 크게 추궁하지는 않을 것 같다. 심하게 얘기하면 북한의 체면을 살려 주면서 이 문제를 풀 것 같다고 얘기하는데, 지금 여러 가지 나온 반응으로 봐서 그래도 많은 분들은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북핵문제 해결에 상당히 중요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을 하고 있거든요. 이 문제가 어떻게 풀릴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양성철 : 지금 2.13합의에 의하면 60일 내에 북한이, 북한의 모든 핵개발계획의 명세서랄까 리스트를 제공하게 돼 있죠. 그래서... 또 2005년 9월 19일에 있었던 소위 공동선언문에서도 궁극적으로는 60일 내에 북한의 영변핵시설을 셧다운... 폐쇄하고. 그 다음 불능화하고, 그 다음에는 어벤던....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한다고 돼 있으니까 언젠가는 그 문제가 불거지게 돼 있죠.
박인규 : 하지만 이건 언론들의 보도고,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왔던 네그로폰테 국무부장관 같은 경우는 아직도 미국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는데, 그럼 아직도 그 부분에 대해서 미국 정부나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일치가 안 되고 있다고 봐야 됩니까?
양성철 : 정확한 얘기를 직접 제가 보지는 못했는데, 제가 얘기한 것은 아까도 말했지만 바로 그 분 위에 있는 현 라이스 국무장관이 2월 13일에 R&D 수준 이상이냐 하니까 아니라고 했다는 게 중요한 대목이죠.
박인규 : 그렇다면 우리로서는 HEU 프로그램이 아주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볼 수도 있겠네요? 말하자면 북핵문제 해결에 있어서 이것이 북미 간에 커다란 쟁점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요?
양성철 : 그것이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되죠. 제가 지금 얘기하는 건 지금 부시 1기 팀의 판단과 부시 2기 팀의 판단이 달라졌으니까 달라진 것 그 자체로 아무 문제가 없다면 모르는데, 그 과정에서 한 6년 동안 남북관계의 진전이라든지 경수로 2기에 우리가 바친 돈이라든지, 또 1994년 제네바 합의가 사실상 사문화된 것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지요. 또 설령 그 프로그램이 있다 해도 그것이 이런 것을 다 깰 만큼 중요시 됐느냐 하는 문제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지요.
박인규 : 미국 부시행정부 1기 때에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의혹 제기로 말미암아 북미관계나 남북관계나 모든 부분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은 게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누가 책임질 거냐....
양성철 : 그렇죠. 설명이 좀 있어야지요.
박인규 : 양성철 전 대사께서는 그런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정보가 과장되거나 왜곡됐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이게 이라크 전쟁이나 베트남 전쟁의 연장선상에서도 볼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어떤 의미인가요?
양성철 : 그건 저뿐만 아니라 데이빗 올브라이트 같은 전문가도 그런 얘길 했는데, 그 분이 얘기하는 건 무슨 얘기냐면, 이라크 전쟁의 가장 중요한 원인제공을 한 것이 이라크가 갖고 있는 대량살상무기였는데 IAEA에서 실제로 가서 조사를 해봐도 그렇고 직접 전쟁을 해도 아직도 증거가 안 나왔지 않습니까. 또 베트남 전쟁 때고 1964년 통킹만 사건이라는 게 있었는데 그때도 그게 큰 쟁점이 돼서 미국이 의회에서 확전을 결의하는 결과를 가져왔는데 지나고 보니까 그게 사실과는 거리가 멀게 됐는데, 그런 면에서는 고농축이 농축으로 된 것과도 비슷한 상황인데, 그러나 여기서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이라크는 그것으로 인해 전쟁상황으로 가서 미국에 점령돼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고. 또 베트남은 확전의 계기가 됐는데 우리는 다행히도 결과적으로는 아까 말한 대로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다시 평화와 대화 협력의 틀로 가고 있다는 건 굉장히 다행한 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잘못된 정보에 의한 정책이지만 적어도 북한의 경우에는 바로잡아가고 있으므로 이것이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좀 얘기를 넓혀서 지금 2.13 북핵 합의가 나온 이후 부시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따라서 어쩌면 부시행정부 임기 내에 북미관계의 완전한 정상화도 가능하다는 굉장히 희망적인 관측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주미대사를 직접 해보신 분으로서 지금 북미관계의 속도나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양성철 : 전 조심스런 입장인데요, 지금 2.13 조치에 의해서 5개 실무워킹그룹이라고 하죠. 실무협의회가 생기게 되지 않습니까? 이달 안으로 생길 것 같은데 그 실무그룹이 다 같은 속도로 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북미 간에 모든 문제들이 원만히 해결된다면.. 예를 들어 마카오 방코델타 문제라든지 미국이 갖고 있는 소위 적성국가 통상규제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해결된다면 과거 클린턴 정부 말기에 조명록 북한 차수가 미국을 방문하고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고 거의 클린턴도 방북하게 된 상황이었으니까 이번 2.13 조치에 의한 행동 대 행동 프로그램이 잘 진행된다면 그런 낙관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또 일부에서는 지금 미국이 워낙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문제에서 곤혹을 치르고 있기 때문에 동아시아에서 또 문제가 생기면 곤란하다. 그래서 잠정적으로만 문제를 덮어놓은 것뿐이다. 미국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양성철 :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미국도 역시 모든 선택권을 갖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는 낙관적으로 잘 되길 바라지만, 또 이게 어떤 교착상태에 온다거나 이런 경우는 모든 문제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죠.
박인규 : 일단은 희망적인 분위기긴 하지만 언제 어떤 장애물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을 많이 해야 되는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양성철 : 그렇죠. 남북 관계에서 우린 얼마나 많은걸 겪었습니까. 7.4 공동성명에다가 2000년 남북정상회담 같은 역사적인 사건 이후에도 또 이런 교착상태에 왔고. 그러니까 무조건 낙관적인 전망만 갖는 것보다는 모든 것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게 좋겠죠.
박인규 : 무작정 낙관만 해서는 좀 위험할 수도 있다. 약간 다른 얘길 좀 질문해볼까 합니다. 지난 2월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키나와에 갔다 오신 걸로 압니다. 우선 궁금한 것은 아주 측근들만 가신 걸로 아는데 어떻게 양 대사가 같이 가게 되셨는지도 궁금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건강이 좀 어떠신지...
양성철 : 우선 건강은 해외여행을 할 정도로 참 좋으시고. 글쎄 저는 영광이죠. 영광인데, 저는 김대중 대통령님을 1965년 하와이에서 만나 뵌 뒤로, 아무래도 시간은 오래 됐죠. 그래서 옛날부터 제가 존경하고, 또 많은 걸 배우고 그런 관계입니다. 이번에 정말 저와 같이 가자고 해서 참 영광으로 생각하고 잘 놀다 왔습니다.
박인규 :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 관계는 물론 북미 관계의 돌파구를 여신 분이었는데 그동안 상당히 막혔거든요. 2.13합의를 통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느끼신 거나 소회가 많았을 것 같은데 어떤 말씀을 하시던가요?
양성철 : 굉장히 고무적이시고 저보다도 훨씬 더 낙관적이시죠. 왜냐 하면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지금까지 계속 주장해 왔던 틀이 생겼지 않습니까. 일관되게 주장해 왔던, 대화를 해라. 왜 양자대화를 못하느냐. 포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라. 그런데 이번엔 틀도 생겼고 양자 간의 대화도 생겼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갖고 있는 남북한 문제, 북미 관계, 북일 관계, 더 나아가서는 동북아 화해, 평화, 협력의 틀에 걸맞는 그런 틀이 생겼기 때문에 굉장히 흐뭇하게 생각하고 계신 것 같아요.
박인규 : 2.13 합의와 관련해서 차제에 남북 관계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자.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한 게 아니냐. 이렇게 보시는 쪽이 있는가 하면, 대선을 앞두고 하는 건 약간 국내정치적 목적이 있다. 국내적으로도 굉장히 논란이 많거든요. 또 최근에 이해찬 전 총리가 북한에 갔다 오시니까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여러 가지 논란이 많은데.. .남북정상회담이 지금 시기에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어떤 것이 옳다고 보십니까?
양성철 : 저는 개인적으로는 세 가지 이유 때문에 모든 조건이 이뤄진다면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2.13 조치가 생겼으니까 이것이 60일 시험단계를 거쳐서 잘 무르익어 간다든지 하면 그런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고. 둘째는, 남북문제는 어느 특정 정당의 문제가 아니고 민족적인 문제고 범민족적 문제고 초당적 문제기 때문에. 특히 남북 관게는 굉장히 불편한 관계고 현안도 많기 때문에 만나면 좋죠. 친구야 좀 안 만나도 되지만 이런 불편한 관계는 만날수록 좋고.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는 국민들의 바람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적을 떠났지 않습니까. 좀 어느 정도 정치적으로 홀가분한 상황이기 때문에
박인규 : 정치적 논란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양성철 : 그렇죠. 그래서 이걸 오히려 야당이든 여당이든 이걸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거지, 정상회담을 해야지요.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 하나만 얘기하면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6개항 합의를 했는데, 그 합의에 의하면 답방하게 돼 있잖아요. 일국의 지도자가 그런 약속은 지켜야지요.
박인규 : 이해찬 전 총리가 이번 방북에 앞서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해서 방북 계획을 설명하고 상당히 오랜 시간 말씀을 나눈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 전부터 사실은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먼저 갔다 오셔서 길을 닦아 놓으시면 어떻겠느냐.... 말하자면 선 DJ방북, 후 정상회담.. 이런 아이디어들이 많았는데 혹시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조만간 북한을 방문하실 계획 같은 게 있으신가요?
양성철 : 그건 아마 당사자한테 물어봐야지 잘 모르겠습니다.
박인규 :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말씀하시기가 어려운가요?
양성철 : 그렇죠.
박인규 : 또 다른 부분이 있는데, 아직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정치적 영향력이 있으시기 때문에, 최근에 열린우리당의 장영달 신 원내대표를 만나서 범여권이 대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셔서 또 DJ께서 앞으로 대선에서 역할을 하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는데, 혹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시는 바가 있으신지...
양성철 : 그 부분에 대해선 잘 모르는데, 일반론으로 얘길 하면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국가 아닙니까.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언론의 자유가 있는 거 아닙니까.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분은 그동안 쌓아 오신 경륜이라든지 비전이 있기 때문에 덕담 수준에서, 대한민국의 갈 방향이라든지 한국의 정치가 가야 할 진로에 대해서 덕담 수준에서 얘기하는 것 자체를 이렇다 저렇다 하는 건 민주주의와 관계없는 거죠.
박인규 : 지나친 정치적 해석은 하지 말자.
양성철 : 그럼요. 그냥 당연히...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기 하고 싶은 얘기를 못 합니까... 할 수 있죠.
박인규 : 6개월 전, 작년 10월에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와 2.13합의가 나온 지금과 한반도가 완전히 천양지차가 됐습니다. 그때는 절망적이었다가 지금은 굉장히 희망적인데,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앞으로는 잘 모르는 거거든요. 그래서 예를 들면 어떤 분께서는 북미 관계가 너무 빨라지면 한국이 또 소외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도 계셔서. 마지막으로 이런 북미 관계 해빙의 무드 속에서 한국이, 또 한국 정부가 해야 될 일은 뭔지 조언이랄까 충고를 좀 말씀해 주시죠.
양성철 : 모든 경제지수, 다른 발전지수, 모든 지수를 세계적으로 보면 북한은 230개 나라 중에서 아프리카 나라들처럼 제일 마지막, 꼴찌에 들어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10위권에 드는 나라가 됐지 않습니까. 그리고 70년대부터 나온 상황이지만 소위 한반도 교차승이란 말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벌써 90년대 초부터 북한의 동맹국인 러시아... 그 당시 소련이었죠. 소련과 중국과 지금 수교를 해서, 중국이 지금 통상 1위가 됐습니다. 미국을 제끼고. 북한이 오히려 소외됐지 않습니까. 그래서 도리어 북한이 관계를 개선한다면 그게 때늦은 상황이고. 정상화 하는 거죠.
박인규 : 북한의 대외관계 개선을 오히려 우리가 도와주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양성철 전 주미대사와 함께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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