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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을 통해 공부하고픈 의욕을 북돋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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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칭찬을 통해 공부하고픈 의욕을 북돋워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3/05] '자기주도학습연구원 원장' 송인섭 숙명여대 교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2007학년도 새 학기가 시작됐습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학생들이나 학부모에겐 모두 어떻게 하면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죠. 그래서 대부분 학원 수강이나 과외 일정을 짜기에 바쁜데요. 하지만, 학교 수업에 학원에다 과외까지.. 하루 종일 공부에만 매달리는 아이들이 반드시 성적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자기주도학습법을 연구한 숙명여대 교육학부 송인섭 교수는.. 아무리 유명학원에서 스타강사에게 족집게강의를 들어도 무엇보다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모르면 진정한 실력을 갖출 수 없다고 말하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새학기 기획으로.. 숙명여대 교육학부 송인섭 교수를 초대해.. 자기주도학습법이 왜 중요하며.. 효율적인 공부 방법은 무엇인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숙명여대 교육학부 송인섭 교수입니다! 송인섭 교수는 1948년 서울 출생으로.. 1973년 공주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호주 뉴잉글랜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83년부터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교육심리학회장, 한국교육평가학회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한국영재교육학회 회장과 자기주도학습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교육문제는 사실 모든 국민의 관심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오랫동안 교육학계에 계신 분으로서 현재 우리나라 교육계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송인섭 : 좋은 질문 하셨는데요, 제가 볼 때는 21세기 와서 교육의 핵심적 문제는 타인지향적이고 자생력 없는, 그냥 단순지식을 기억하는 식의 교육이 상당히 문제구요, 그것이 비롯된 것은 자유로운 토론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 안 됐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구요. 특히 그것은 사교육이 원인인데요, 사교육의 근원지인 학원에서는 많은 지식을 넣거든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전혀 가질 수 없는, 그렇기 때문에 한국 교육이 21세기에 가장 해결해야 될 문제가 그런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타율적 교육이 가장 문제다. 하지만 요즘 부모들은 누구나 자기 자식이 공부를 잘 하기 바라고, 그러다 보니 0교시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야자도 하고 학원 다니고 과외하고. 그러다 보면 밤 12시 넘어서 집에 오고. 시간으로 보면 세계에서 공부를 가장 많이 할 텐데 성적은 그렇게 오르는 것 같지 않다. 과연 공부시간과 성적향상과는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송인섭 : 시간 투입과 성적과는 물론 관계가 있지만 크게 관계가 없습니다. 어떤 학생이 똑같이 10시간 책상에 앉아 있는데 어떤 학생은 대부분을 다른 일로 소일할 수 있고, 어떤 학생은 3시간 앉아있는데도 불구하고 집중적이라면 그 학생이 바로 성적이 높을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얼마나 공부에 실제로 시간을 투입하느냐가 중요하거든요. 그 문제는 바로 자기주도적으로 어떻게 학습을 이끌고, 자기주도학습을 어떻게 흥미를 위주로 해서 자기가 목적한 바로 이끄느냐가 성적을 향상시키는 것이지, 학원에 수십 시간, 책상에 수십 시간 앉아있는 것은 그리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까지 연구의 결과입니다.

박인규 : 저희도 사실은 학교 다닐 때 책상에 오래 앉아 있는다고 공부 잘 하는 거냐, 농담식으로 그랬지만. 송 교수님 말씀 들어보면 시간보다도 집중력이 중요하고 하고. 또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학습이 중요하다. 이런 말씀인데, 최근에 송 교수께서 '공부는 전략이다'라는 책도 내셨고 거기서 말씀하신 게 자기주도학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자기주도학습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송인섭 : 말 그대로 스스로 학습의 주인이 되는 것이거든요. 타인에 의해서 학습을 리드당하고 시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리드하는 것인데 그 속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학습의 동기화가 된 자신의 학습에 대한 관심이고, 두 번째는 동기화가 되면 성적을 올리려는 욕심이 있거든요. 그러려면 전략을 짜게 됩니다. 다시 말해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 하느냐, 어떻게 하면 기획을 잘 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내가 다른 학생들보다 더 수학을 잘 풀 수 있냐 이런 전략을 짜게 되고, 그걸 짜게 되면 세 번째로는 구체적 행동으로 옮겨야 되죠. 구체적 행동이라는 건 목표가 있고 그 밑에 하위 목표가 있고 또 세부적인 목표가 있거든요. 이렇게 되면 그걸 실천으로 행동으로 옮겨야 됩니다. 그러니까 저는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학습이라는 건 먼저 동기가 있고 전략이 있고, 그리고 나서 구체적인 계획의 실천단계가 있으면 어느 누구도 성적을 올릴 수 있다고 분명히 믿고 이런 실험도 많이 했습니다.

박인규 : 다시 말해 내가 공부를 제대로 해야겠다, 자발적으로. 그 다음에 이런 방법을 짜고 실행에 옮기는 단계를 거치면 누구든지 공부를 잘 할 수 있다. 말씀하신 중에 실제로 실험에 옮겨 봤다고 말씀하셨는데, 작년에 중학생 6명을 데리고 자기주도학습법을 실험해서 관심이 많았던 걸로 압니다. 소개 좀 해주시죠.

송인섭 : 작년에 모 방송하고 실험계획을 세워서 6주 동안 6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제 제가 얘기한 동기 문제, 전략 문제, 행동 문제를 투입했습니다. 실험적으로. 그랬더니 참 놀라운 결과더라구요. 자기조절능력은 평균 30% 이상 향상됐어요. 어떤 학생이 동기가 10%였다가 6,70% 향상됐거든요. 자존심이 생기고. 그리고 성적 면에서는 평균 13점 향상됐거든요. 그 짧은 동안에. 그것은 놀라운 결과고. 제가 지금 계속해서 그 학생들을 관찰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관찰한 결과는, 너무나 공부하길 재밌어하고 성적 올리는 건 부수적인 것이고. 삶의 목표가 달라져요. 부모님이 좋아하고. 그 결과로 볼 때 한국의 교육이 이제는 그런 식으로, 자생적이고 자율적인 교육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그게 왜 필요하냐 하면 사회자 분께서 잘 아시는 것처럼 21세기에 필요한 건 인간의 창의적이고 자생적인 사고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탈지향적이 아니고 자생적인 사고로 이끄는 자기주도학습의 패러다임이 한국에 정착돼야 한다고 분명히 믿고 강조하고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옛말에도 말을 물가로 데려가는 건 쉽지만 말로 하여금 물을 먹게 하기는 어렵다. 자발적으로 공부하도록 마음을 갖게 하는 게 어렵다는데, 지금 말씀하신 중에 공부하고자 하는 의욕이 6주 동안 여러 가지를 해봤더니 크게 향상됐다고 하셨는데, 방송을 듣는 부모님들께서는 우리도 아이들한테 공부하는 의욕을 향상시키고 싶다. 송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하셨기에 그런 의욕이 생겼는지 궁금해 하실 것 같아요.

송인섭 : 이것이 꼭 실험상에서만 되는 게 아니고, 학생에게 가장 영향을 주는 분이 바로 부모거든요. 부모의 모델링이라고 해야 되나요. 모범을 보이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이 도울 수 있는 게 있습니다. 우선 학생을 인정하는 게 필요합니다. 너는 할 수 있다. 왜 너는 못하느냐 하고 학생이 잘 하는 것과 못하는 게 있거든요. 그럼 못한 건 잊어버리고 잘 한 것을 강조하면서, 소위 얘기하는 동기... 자존심을 극대화시키는 일을 먼저 하시고. 그러고 나면 부모가 관심을 둘 필요는 없고. 부모는 옆에서 방관자면서 돕는 자에요. 그러면서 이렇게 공부할 수 있지 않느냐 제안을 하면 학생은 답할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는. 그리고 가정환경을 바꿔야 됩니다. 부모님은 TV보면서 '넌 공부해, 공부할 시간이야' 이게 아니고 학생 위주로 시간표를 바꾸는 일. 그것이 1년 정도 있으면 부모님이 어떤 일을 해도 학생에게 영향을 주지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이 우선 학생을 인정하고 학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무엇인가를 학생 위주로 생각하고. 절대 부모가 아닙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모든 가정환경을 학생이 공부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그런 환경을 제공한다면 충분히 가능하고 그 효과는 수개월 내에 기대 이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전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부모님들도 사실은 '너 공부 열심히 하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모양이죠.

송인섭 : 우리나라 부모님의 가장 문제는 잘한 건 기억 안 하고 잘못한 것만 얘기하거든요. 너 뭘 못했어. 성적도, 성적이 올라간 얘기는 안하고 언제 못한 얘기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신감과 동기를 잃게 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결국 성적이 내려가고 악순환이 되고 비행을 하고 이런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자기주도학습법은 초등학생도 가능합니까? 지금 실험하신 학생들은 중학생이라고 들었는데..

송인섭 : 제가 볼 때는 어릴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내용은 달라요. 내용은 다르지만 어릴수록 학생을 인정하고, 인정하면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고. 그리고 환경을 바꾸는 것이 고등학생과 중학생, 초등학생, 유치원생 다르겠지만 그 출발점은 가능하면 빠를수록 좋다고 분명히 저는 믿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 말씀하신 건 주로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어떻게 하면 내가 공부를 해야겠다.. 이런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건데, 그렇다 해도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다음에, 그럼 어떤 전략과 방법이.. 이걸 어떻게 해야 합니까?

송인섭 : 그래서 제가 제창한 게 셀프다이어리라고,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페이퍼.... 스케줄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목표는 무엇이고 어디까지 무엇을 할 것이고 틀렸으면 왜 틀렸고 맞았으면 왜 맞았고. 그리고 이것은 왜 중요하고. 더 나아가 부모님의 도움은 어디까지 필요하고 선생님의 도움은 어디까지 필요하고. 이런 식으로 구체적으로 셀프다이어리라고 병칭하고 있습니다. 자기일기장이랄까요. 계획을 세우는 거죠. 그런 걸 제가, 그것도 출판했는데요, 그걸 참고할 수 있고. 곡 출판한 걸 사지 않더라도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걸 아주 정례화 하고. 그렇게 되면 바로 자기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이 열리게 됩니다.

박인규 : 그렇게 전략을 짠 다음에도 사실은 어떻게 실행에 옮기느냐. 그런 것도 상당히 학생 같은 경우엔 배워야 될 것 같은데, 송 교수님이 하시는 실험에서는 어떤 식으로 시간관리라든가 그런 실천의 방법에서...

송인섭 : 실천은 저희가 실험할 때 크게 많이 안 도와줬습니다. 스스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에 하는 건 이런 방송을 듣는다든지 여러 가지 참고서를 통해서 이런 것이 필요하다 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만약 필요하다면 한 번 정도 전화를 통해서 전문가에게 가이드를 받든지. 아니면 부모님에게, 이렇게 이렇게 스스로 공부하면 성적이 올라간대요, 엄마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요... 라고 해서 부모의 조금의 도움이 필요하고, 이것이 무엇이라고 안다는 얘기는 자신감을 갖고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거거든요. 그런 과정에서 자기가 방향만 잡으면 그대로 스스로 잘 하더라구요. 그게 뭐냐면 사람은 능력이 있거든요. 자생력이 있기 때문에 방향만 제시하고. 그리고 저는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이 공부를 하려는 욕심이 있다고 보고 있어요. 그런데 하는 방법이나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그렇거든요. 그렇게 된다면 저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분명히 믿고 있습니다.

박인규 : 작년에 교수님 지도로 자기주도학습법 실험에 참가했던 학생들, 지금도 계속 관찰하십니까?

송인섭 : 그렇죠. 저는 학자기 때문에 전화로도 물어보고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그들의 태도가 계속 좋은 쪽으로 가고 있고. 그 못지않게 더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성적이 향상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그리고 자신감을 갖고. 아까 얘기한 세 가지 조건이 점차적으로 증진되고 있다는 것. 이 얘긴 뭐냐면, 이런 걸 시작하고 나면 평생 이끌고 사회인이 돼서도 사회자님이 잘 아시는 것처럼 자기주도형이 돼야 되거든요. 방송국은 더더욱 그렇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이게 굉장히 필요한 학습방법이고. 전 한국 교육의 21세기에 꼭 정착돼야 될 것이라고 믿고 패러다임활동, 운동을 전개시키고 있습니다.

박인규 : 6명의 실험에 참가한 학생 중에서 혹시 인상적이랄까, 구체적으로 어떤 학생이었는데 6주 간의 실험을 거쳐 어떻게 변하고 있다. 그런 걸 좀 소개를 해주실 수 있습니까?

송인섭 : 재미난 게 있습니다. 요새 학생들의 가장 문제 중 하나가 인터넷에 대한 중독인데, 한 학생은 그쪽에만 관심이 있고 모든 것에 관심이 없어요. 참 안됐다... 머리는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분산시키는 방법을, '너는 앞으로 무엇이 될래'부터 질문했거든요. 그러면 앞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더라도 너는 다른 것도 알아야 된다. 이런 식으로 얘길 했거든요. 그러면서 네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자신감부터 가져라. 그러니까, 컴퓨터는 자신 있는데 다른 건 자신 없다고 얘기하다가, 점차적으로 자기 관심을 확대시키면서 컴퓨터를 사용하되 컴퓨터를 활용하는 쪽으로 사용하더라구요. 성적 올리는 쪽으로. 그래서, 그런 경우에 처음에는 상당히 자기주도능력이 낮았는데 시간이 가면서 능력도 높아지고 성적도 오른 케이스입니다.

박인규 : 자기가 가장 잘 하는 것부터 칭찬해 주면서 거기서부터 시작하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한 거군요.

송인섭 : 그런 것도 중요하죠. 그리고 그에 대한 몰입 정도. 정도가 아니라 초등학교나 중학생들은 모든 걸 잘하는 게 필요하거든요. 전인교육 쪽에서. 그러니까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과 동기를 북돋워 주면 다른 것에 대한 관심도 역시 갖게 되고 평균이 올라가니까요. 그런 식으로 경향성이 바뀌더라구요.

박인규 : 교수님께서는 자기주도학습법을 오랫동안 연구하셨기 때문에.... 많은 학부모들은, 그럼 송 교수님께서는 스스로의 자제들은 어떻게 키우셨는지 궁금하신 분도 있을 것 같아요.

송인섭 : 제가 딸이 둘인데요,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하지 말라는 말, 부정적인 말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박인규 : 가급적 칭찬하는 쪽으로/

송인섭 : 거의 칭찬, 못했더라도 칭찬하고. 그리고 잘못한 건 이유를 밝혀서 한두 마디로 줄이되, 그것도 한 달이나 두 달로 거치면서 한두 마디로 줄이는 식으로. 그런 식으로 했고. 우리 애들은 특징이 너무 자기주도적이에요. 예를 들어 어디 입사시험 같은 데서 에세이 같은 걸 쓸 때도 제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잖아요, 아빠가 교수니까요. 그런데 전혀 도움을 안 받아요. 가정에서는 저 같은 경우는 칭찬을 많이 했구요. 부정적인 얘길 안 하고 넌 할 수 있다는 얘길 하니까 정말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더라구요.

박인규 : 말씀 듣고 보니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자신의 장점이나 가치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겠네요. 그런데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또 워낙 욕심이 많으셔서 틀린 걸 고치려고 자꾸만 하시다 보니까 오히려 애들을 어렵게 만든다는 느낌도 드네요.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씀은 제가 다른 교육하시는 분들께도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이걸 실제로 현장에 응용해서 현실에 적용해 보는 건 송 교수님이 처음이신 것 같구요. 작년인가요? 올해죠, 자기주도학습연구원이라는 것도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이건 어떤 역할을 합니까?

송인섭 : 아시는 것처럼 역사는 이론적으로 2,30년 됩니다. 그런데 현장에 적용하는 건 거의 없었고. 작년에 제가, 금년입니다. 금년 초에 한국자기주도학습연구원을 제가 개설했고. 앞으로 사단법인으로 갈 것이고, 거기에 구성원은 교수 한 60명하고 사회 저명인사들 2,30명 해서 시작을 했는데요. 그것을 한 이유는 사회적인 운동의 일환으로 이제는 한국도 자기주도적 능력을 키우는 쪽으로 바뀌어야 교육방향이 바뀌어야 되고 한국의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는 쪽에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심포지엄을 한 번 개최했는데요, 지난 달 27일에 개최했습니다. 그랬더니 한 300여 분이 오셔서 상황토론도 하고, 그 얘기는 다시 말하면 이 운동을 하면서 점차적으로 사교육의 방향이 달라지더라구요. 쉽게 얘기하면 학원이 좀 더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도 하면서 우려를 나타내시는 분도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 연구원을 확대개편해서 연구도 하고 강연회도 하고 연구학술대회도 해서 한국의 교육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일조할 생각으로 설립을 했습니다.

박인규 : 아까 말씀하신 6명의 자기주도학습법 실험 참가학생들을 계속 관찰하시면서 거기서도 좀 더 현실적인 이론이 나올 수도 있겠네요.

송인섭 : 예. 그래서 그걸 근거로 해서 책을 하나 더 쓰려고 합니다. 현재 '송인섭의 공부는 전략이다'의 후속편으로. 한 번 이렇게 된 것이 실험이 아니고 평생 동안 가고, 평생 동안 간다는 얘기는 사회 나와서도 자기주도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고, 그건 결국 21세기에 필요한 한국사회의 주인은 타인지향적이 아니고 자생적이며, 창의적인, 더 나아가 세계 어느 선상에 놔도 스스로 만들어내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일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그런 책을 또 하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현실적인 질문을 드린다면, 아무래도 요즘 학부모나 학생들은 좋은 대학 가는 게 꿈이고. 또 최근에는 논술이 굉장히 중요한 시험과목이다 보니까, 자기주도학습을 통해서 논술실력을 향상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 이런 질문도 나올 것 같아요.

송인섭 : 좋은 질문 하셨는데요, 저는 논술은 정말로 자기주도학습능력이 높은 학생이 잘 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잘 아시는 것처럼 논술이라는 건 스스로 글을 만들고 스스로 자기 논리를 펴는 거거든요. 이런 능력을 갖추는 것이 바로 자기주도학습능력을 갖춘 학생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논술을 타인을 통해서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볼 때, 저는 대학 교수니까요. 그럴 때 자기주도학습을 어려서부터 할 수 있는 능력을 보모가 도와준다면 대학 갈 때 큰 어려움 없이 논술에는 자신감을 가질 것이라고 저는 분명히 믿구요. 논술은 곧 자기주도학습으로부터 온다고 저는 감히 얘기하고 싶습니다.

박인규 : 하지만, 모두가 공부를 잘 하고 성적을 올리고 싶겠지만 사실 적성이라는 게 있고. 말하자면 공부를 잘 하는 타고난 재질이 있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는데, 내가 공부에 소질이 있다든가 그런 걸 알아볼 수 있는 나름대로의 테스트 같은 게 있을까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송인섭 : 제가 실시하고 있는 적성검사나, 내지는 자기주도학습 능력검사 등의 방법이 있는데요, 저는 그걸 보면 이런 생각을 해요. 사람이 21세기는 모든 걸 잘 하려는 생각은 버려야 된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10가지 능력이 있고 어떤 사람은 인간의 능력을 180가지로 분류합니다. 그 중에서 어떤 사람은 A를 잘하고 어떤 사람은 B를 잘하고, 이렇게 볼 때 그런 검사를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바로, 나는 무엇을 더 잘하느냐를 알 수 있는 거지, 못하고 잘한다는 개념은 20세기나 19세기의 개념이죠. 이제는 뭘 얼마나 잘하고, 그렇기 때문에 그 능력을 부모님의 도움, 선생님의 도움, 주위 분들의 도움을 통해서 키운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죠. 잘하고 못하고의 개념은 이제 21세기에는 무의미한 개념 아니냐.

박인규 : 모든 걸 다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자기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게 뭔가를 알아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군요.

송인섭 : 예. 알아내는 검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인규 : 반면에, 공부란 결국 혼자 하는 거다. 또 가장 중요한 공부는 공부하는 법을 배우는 게 진짜 공부다. 그런데 자기주도학습법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혼자 하는 공부인데, 그렇게 보면 공교육이나 사교육에 대한 불신도 많고 효율적이지 않다. 그래서 차라리 그냥 집에서 혼자 배워라, 또 혼자 하겠다. 그런 이른바 홈스쿨링을 하는 집안들이 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송 교수님은 홈스쿨링을 권장하십니까?

송인섭 : 저는 홈스쿨링에 대한 분명한 개념을 갖고 있습니다. 홈스쿨링은 미국 보스톤주 쪽에 가면 굉장히 확대됐거든요. 그런데 홈스쿨이란 개념을, 진자 홈스쿨링만 하면 안 되구요. 그러니까 공교육을 하면서 거기에 부분적인 보상, 보충 개념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 하면 사람이 교육을 받는다는 건 지식도 중요하지만 전인적인 교육, 사회화 과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필요하거든요. 이렇게 볼 때 홈스쿨러의 가장 뛰어난 가정을 보면 학교에서 하는 걸 여러 가지 자료를 통해서 보충 개념으로 사용하는 거지, 그것만 한다는 개념은 저는 그렇게 한국사회와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 타당하지 않다고 보구요. 물론 앞으로 발전이 되면 학교교육과 공교육이 어떻게 비율할 것이냐의 문제는 논의되지만, '하나만'이라는 개념은 지양해야 된다고 봅니다.

박인규 : 홈스쿨링과 학교교육이 서로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고 학교도 가고...

송인섭 : 상보적인 개념으로 보고 싶습니다.

박인규 : 자기주도학습법이라는 말이 나온 지는 오래 됐습니다만, 현실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의미에서 송 교수님께서 하실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앞으로 이런 자기주도학습법과 관련해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마지막으로 말씀해 주시죠.

송인섭 : 고마운 질문이신데요, 우선 저는 현재 사교육의 해소방법으로 운동을 전개하려고 하거든요. 학원이나, 그런 걸 지양하는 쪽으로 운동을 전개하려고 하고. 그런 의미에서 구체적인 연구도 할 것이고, 각종 강연이나 심포지엄을 통해서 이것이 필요하다는 얘길 할 것이고. 그리고 제가 지금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모형을 세웠는데 그 모형을 현실화도 할 생각이고, 부모님들과 또는 정부당국과 토론을 통해서 이것이 필요하다는 걸 계속 강조하면서 제 남은 삶 자체를 이것에 투입할 생각입니다.

박인규 : 교육의 목적이라는 게 사실 독립적 개인을 키워내는 거라면, 공부부터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다면 그런 교육의 목표에 가까이 가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송 교수님께서 하시는 자기주도학습법이 더 발전되고 우리나라에 많이 확산돼서 독립적 개인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송인섭 : 감사합니다. 오늘은 숙명여대 교육학부 송인섭 교수와 함께.. 자기주도학습법이 무엇인지 말씀 나눠 봤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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